오늘 딸아이와 함께 텔레비전을 봤습니다.
'추적60분-네티즌의 마녀사냥'이란 걸 하더군요.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가 요즘 인터넷에 제법 맛들였기 때문에 마침 잘 됐다 싶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했습니다.
아이가 보기엔 너무 모질고 비상식적인 이야기와 극단적인 가치관이 난무하더군요.
그나마 우리 딸아이가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에 '뭐든지 함부로 말하면 큰일나는구나'라는 걸 어렴풋이 느끼는 것 같아 어찌나 안도했는지요.
그래서 간식을 먹고난 뒤 딸아이와 함께 한자 공부를 조금 했습니다.
臨己秋霜 接人春風(임기추상대인춘풍)
스스로에게는 가을서리처럼 엄격하고, 다른 이들에게는 봄바람처럼 관대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저도 운전중이나 전화상으로는 쉽게 화를 내기도 합니다.
차마 부끄러워서 떠올리기 싫은 기억도 있습니다.
저같은 소인에게는 익명성이란 참 무서운 괴물입니다.
익명성의 가면을 쓰면, 마치 내가 무소불위의 신처럼 알량한 내 가치나 기분대로 막말을 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더욱더 말 조심을 하려 애쓰고, 가능하면 실명으로 아이디를 씁니다.
한물갔지만, 네티즌의 한사람으로서 臨己秋霜 接人春風을 곱씹어보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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