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에 대한 의견 중 말장난에 대한 이야기가 많기에 글을 써 봅니다. 작가가 나서 이렇게 글을 설명해야 하다니, 아직 멀었구나, 싶지만, 계속적인 오해는 아무래도 두고볼 수 없다 싶어서 쓰는 글입니다.
제 글에 대한 대게의 오해중 하나는 말장난이 많다는 것입니다. 말장난? 하지만 말장난이란 대체 무엇입니까? 시시껄렁한 농당따먹기? 본문과는 무관한 어떤 논리게임? 그렇지 않다면 논쟁의 형식을 빌린 대화가 말장난입니까? 설마 마지막 것을 우리는 말장난이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첫째와 둘째에 한해 흔히 말장난이라고 한다는 말일텐데, 이 점에 있어 클라우스 학원은 말장난과 엄격한 거리를 둡니다.
우선, 클라우스 학원 이야기에서 대화는 의견의 대립과 조율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선택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에게 설교하듯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캐릭터는 각자의 사상을 가지고, 그 사상과 상대의 사상을 충돌시 그 충돌의 결과로서 결국 타인의 의견에 대한 수용이나 거절을 선택합니다. 진실, 혹은 옳은 것이란 설교로서 이루어질 만큼 만만한게 아니겠지요.
그것은 당연히 여러 각도의 조명, 다시 말해 많은 이들의 생각들이 충돌하는 가운데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논쟁이란 그러한 과정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기에 선택된 것입니다. 시시껄렁한 농담의 추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아, 단순히 그런 무거운 이유 때문만은 아니고, 논쟁 형식을 빌리는 것이 단순한 의견 개진보다 독자측에 훨씬 더 읽는 맛이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습니다.
하여간 그렇다고 해도 농담을 추구치 않은 것은 아닙니다. 독자에게 글이 지나치게 무겁지 않을 수 있도록 간혹 넣곤 합니다. 그러나 그 절대량은 무척 적은 것입니다.
또한 이 점은 그럼으로서 두 번째 특징, 본문과 무관한 논리게임이란 것과 클라우스 학원에 등장한 대화 간의 차이를 담보해 줍니다. 그것은 그러한 특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본격적인 대화는 어떤 지향점을 지니게 되고, 그 대부분의 대화가 지향하는 것은 결국 글의 주제를 보조하는 형식이 되기 때문입니다.(혹여 관심있으신 분은 세밀히 읽어 보시면 대부분의 대화가 지향하는 지점에 대해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본 글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대화는 공학적이라 할 것 까지는 없지만 최소한의 엄밀성을 담보하는 기초 위에 수립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 글에는 말장난이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한데, 독자 분들 중에는 이 글에 대해 말장난이라 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말장난이란 평가 중에는 호의섞인 것도 있지만. 오해로 점철되어, 당혹스러운 것도 있습니다. 저로서는 되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체 말장난이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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