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학원(또는 학관)물을 아주 싫어합니다.
왜 싫어하냐? 그건 바로 학원물의 90%는 작가분들이 다 현역 고교생인지
몇 가지 법칙에서 배부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1. 유치한 대화
2. 개연성 없는 사건전개
3. 몰개성적인, 지극히 평면적인 바보 같은 캐릭터들(1번과 연계됨)
4. 학원물 -> 하렘물로 옮겨감(전혀 개연성 없이 옮겨감. 2번과 연계)
기타등등...
정말 싫어합니다. 다른 건 다 차지 하고서라도 개연성 없는 사건전개는
정말이지 미칠 것 같이 짜증납니다. 그런 소설이 출판된다는 거 자체가
최근 환타지소설의 반수가 신무협소설의 발끝에도 못 따라가는 평가를
받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평가를 받는 환타지소설의 대부분은 또 학원물 아니면 학원
에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아주... 길어지는 소설이 많습니다.
본론으로 들어와서
클라우스학원은 이제까지의 학원물에 대한 제 편견을 아주 확실하게
깨 준 글 입니다.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인,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
유치하지만, 쓰는 자의 노력에 따라서 전혀 유치하지 않게 가공되는 대사.
학원, 학교에서는 쌈박질, 학생회장선거, 시험만 보는게 아니다라는 걸
유감없이 보여주는 현실적인 사건전개.
밀고 당기는, 마치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에서 주로 느낄 수 있는,
10대들의 조금은 영악하지만 결코 추잡스럽지 않은, 오히려 그 약간은
영악한 모습들이 더 귀엽고 순수하게 보이는 자연스러운 연애담.
이게 학원물인지 폭력물인지 짬뽕이 되어버리는 최근 학원물답지 않게
폭력적인 작명은 정말 필요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필요했던 단 하
나의 챕터에서만 하나의 에피소드로만 취급해 버린 과감함.
(그 외에 액션, 폭력은 아주 소소합니다.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가끔 개그스럽게 쓰실려고 말은 약간 늘이는 경향(물론 그런 표현을 좋아
하는 독자도 많습니다만)이 눈에 들어오지만 그건 조금만 더 신경 쓰고 세
련미만 가한다면 전혀 문제될 거 없습니다.
말장난식 대화...는 제대로 쓰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아마 말장난식 대화
를 싫어하는 많은 독자분들의 대부분은 제대로 된 말장난을 못 읽어 보셔서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클라우스 학원의 말장난는 '제대로 된 말장난'입니다.
(저는 제대로 되지 않은 말장난을 아주 저주합니다. 어설픈 일본만화의 대본
읽는 거 같아서요.)
저처럼 학원물에 편견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은 클라우스학원을 한 번
읽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재미를 떠나... 클라우스학원을 읽지 않고,
"학원물은 거기서 거기고 다 유치해." 는 전주에서 비빔밥을 먹어보지 않고
비빔밥은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읽어보십시오. 아마 저처럼 학원물 혐오자에서 조금은 바뀌실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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