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얀은 쓸쓸한 눈으로 주위를 살펴보았다. 봉인을 위해서 모든 동료들이 죽었다. 간신히 살아남은 동료는 도적 리나뿐. 리나의 숨도 가빴다.
그는 대마왕을 봉인한 유백색의 호리병을 들어올렸다. 기사 아벨의 눈물겨운 분투가 없었다면 봉인을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댓가는 처참했다. 아벨도 대마왕과 함께 봉인되고 말았다. 죽음도 꿈도 없는 세상에 아벨도 영원히 갇히고 만 것이다. 대마왕을 세상에서 없애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나 아얀은 그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불길같이 타오르는 그의 두 눈에서 한줄기 피가 눈물처럼 흘러내렸다.
“마법사를 보호하지 않아도 되었다면 이런 결과를 낳지는 않았을 터! 캐스팅을 하고 동작을 맞춰야 하는 마법이여! 저주받으라! 이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겠다! 마법사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이들이 목숨을 버리는 일이 없는 세상을! 마법으로 이루어진 마법사들의 세계를!”
아얀의 독백이 피비린내로 얼룩진 평원에 거대한 종소리처럼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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