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왔다!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하는 <그>가 돌아왔다.
나는 <그>가 싫다!
정확히는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묘한 매력 아니, <그>가 가지고 있는 묘한 마력(魔力)때문에 하얀밤(<-여기가 중요.)을 새우던 내 자신이 싫다.
나는 <그>가 사라진 것을 알고 한때,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던 적이 있었다. 더 이상 하얀밤을 지새우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아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이미 <그>의 마력에 중독 되어있었다.
근질근질.
처음에는 내 마음속에 저 깊은 곳에서 시작되었다. 이 느낌은 아주 작은 느낌이라, 그저 고개 한 번 갸웃거리고 말았다. 이때 눈치를 챘어야 했다.
그 다음에는 손끝이었다. 마치 수전증(手顫症)에 걸린 것처럼, 부들부들 거렸다. 이때 내가 무언가를 갈구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문제는 그때까지도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그 다음에 팔 전체로 퍼져 나갔고, 그 다음은 다리, 이런 식으로 차츰 내 육신이 조금씩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그제야 나는 알았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하얀 밤!
그것을 원했다.
그것에 헤어나려고 노력하는 나.
하지만, 벗어 날 수 없는 나.
마치 거미줄에 걸린, 이름 모를 작은 풀벌레처럼 <그>에게서 나는 벗어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를 기다렸다.
동시에<그>가 돌아오지 않기를 빌었다.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꽤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은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른 뒤, 겨우 그의 마력에서 헤어 나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가 돌아온 것이다.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그>가 돌아온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그리던 내 자신이 밉다.
이번에는 <그>가 보여주는 불(佛)에 취(醉)해, 도(道)를 향해 광(狂)한 듯이 뛰어갈 것이다.
이제 다시 하얀 밤을 지새우겠지.
그가 보여주는 마력에 빠져 나는 허부적 되겠지.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그>를 기다리겠지.
그럼, 하얀 밤이 하얀 밤을 부르겠지.
그렇게 다시 <그>의 매력에서 빠져 벗어 날 수 없겠지.
- 하얀 밤에 빠져 하얀 밤을 지새우며 쓴 "공포의 하얀 밤"이라는 수기록(愁記錄) 중 일부...... -
* 존칭을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뺐습니다. ( 넣게 되면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 만약 이 게시판에 어울리지 않거나, 언짢으신 분이 계시면, 삭제 및, 이동 하셔도 상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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