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 재미란 다시 말하지만 말초신경 자극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 중 희망을 위한 찬가는 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인문학적 지식들이 널려 있습니다. 정보량이 너무나 많은 나머지 체할 정도죠. 하지만 그 글은 인기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습니다.
왜냐. 재미있었거든요.
이야기의 구조도 너무나 재미있었으며 작 중 주인공 은결이 세상에 대해 어떤 절망을 안았는지, 그 절망에 대해 어떻게 극복하려 하는지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지요.
그리고 시종일관 아귀가 틀어맞지 않는 부분이 하나 없는 복선의 배치와 사건의 전개, 말랑말랑한 로맨스, 어느 하나 악인이 아니며 어느 하나 선인이 없는 완벽한 밸런스, 이 세상에 대해, 인간관계에 대해, 사회와 정치와 경제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난제를 제시하고 그것을 놀랍도록 비웃는 주인공들.
이 모든 것이 ‘재미’입니다.
한편 다른 종류의 재미도 있습니다. 저는 드래곤 라자를 20살이 넘어서 봤습니다. 즉, 이미 1세대 판타지는 모두 저물었을 때 본 거죠.
재미없었습니다. 완성도에 대해서도 조금 한숨이 나왔습니다(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본 것은 모험 자체에 대한 흥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글은 너무나 화끈하고 통쾌합니다. 답답한 삶을 살아가면서, 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을 너무나 잘 긁어줍니다. 당연히 재미있죠.
왜 둘 중 하나만 선택하려 하시나요?
재미도 있고, 메시지도 있고, 통쾌함도 있으면 안 되나요?
결국 성공하는 글은 재미있는 글입니다.
그 재미가 어떤 것을 극한으로 추구한 끝에 나온 재미이든, 재미있는 글이 성공합니다.
10년을 준비하든 100년을 준비하든 얼마나 참신하든 혹은 그렇지 않든 그런 건 솔직히 말해 조금도 중요하지 않아요. 진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것에서 어떻게 재미를 길러내느냐 입니다.
그리고 이건 너무나 어려워요. 절망할 정도로 말이죠.
그러니 다 함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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