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계소설: 신록마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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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산에서 봉룡광천이 열렸음을 알 리 없는 무림은 일견 평화롭기 그지 없었다.
그럴 밖에. 힘을 겨루고 세를 경쟁하며 천하를 떠들썩하게 하던 패주들의 상당수가 신록마관에 들었으니.
허나 바깥 세상의 평화는 마관 안의 사정과 아무 상관도 없었다.
마관이 열린지 6일, 27인의 고수가 삶을 마감했다.
빠르다. 너무 빠르다.
신록마관이 설립된 것은 지금으로부터15년 전.
그간 정확히 12 차례 개방되었으며 그때마다 평균적으로 절반이 그 안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 생각하면6일만에 삼분지 일의 희생자를 낸 이번의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마관을 나오는 생존자가 아예 단 한 명도 없을 수 있다는 논리. 마관에 든 자들이 전원 당대의 패주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이 같은 이변은 금강신존의 지시를 받은 동방존자가 관문의 난이도를 극악할 정도로 높인 탓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피아노가 수면선인에게 그러했듯 같이 마관에 든 자들을 의도적으로 암습하는 자들이 있는 것이다.
*
“흥!”
‘개임(皆林) 속 저격수(Gunners In the Game)’라 불리우는 묘강의 고수 타라니가 코웃음치며 독문병기 신화포를 쳐들었다.
자신을 암습하려다 실패하고 도주하는 자의 등을 겨루고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공력이 실린 이화탄이 암습자의 등판을 꿰뚫자, 백린이 비산하며 암습자의 육신을 형체도 없이 녹여 버렸다.
정당한 응징이라 하나 잔인하기 그지 없는 한 수.
타라니가 개임 속 저격수라 불리우는 이유도, 그의 잔혹한 성정도, 모두 그의 과거와 관련되어 있다.
과거 환몽자란 이름의 마도 고수가 오로지 제 흥취를 위해 1천명의 아이들을 납치해 개임, 즉 세상의 모든 숲이란 이름의 환진에 가두었다. 살아남기 위해선 살육전을 벌여야 했다. 참가자는 1천명이지만, 우승자는, 생존 할 수 있는 자는 1천명이 아니었다. 오직 1/50에 불과한 20명. 그 20명만이 살 수 있는 환진이었다. 타라니는 개임 속에서 십년을 버텨 살아남은 20명 중의 한 명. 개임에서 살아나온 그는 다시 십년을 별러 환몽자를 찾아 백린으로 잔인하게 녹여버리는 것으로 복수했다.
그런 과거를 지닌 그이니 손속이 모진 것도 이해할 만은 했다.
암습자를 처치하고 신화포를 거둘 때, 바로 뒤에서 다시 인기척이 있었다.
‘또?’
의아해하며 경각심을 돋우는데 익히 잘 아는 목소리가 귓전에 울렸다.
“여전히 잔인하시군염, 타라니.”
“수면선인…… 이 능글맞은 놈. 네놈도 마관에 들었더냐?”
“그렇게 됐습져.”
“날 노리는 것은 아닐테고, 그렇다고 우연도 아니겠지. 왜지? 왜 날 찾아왔지?”
“마신부(魔神符)가 필요하거든염.”
타라니가 살짝 놀란 기색으로 눈썹을 치올리며 물었다.
“마신부? 설마 마신성존마저 마관에 들었다는 뜻은 아니겠지?”
“그 설마가 맞을 것 같습니다만.”
타라니가 쓴웃음을 지었다.
“터무니 없는 일이 참 쉽게도 벌어지누만. 마신성존 명마같은 괴물을 움직이다니 금강신존도 제 정신은 아닌 모양이야.”
타라니의 말에 수면선인은 그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비릿하게 웃을 뿐이다.
* 연참 중계해야 한다는 것을 까먹고 있었네요. 급히 쓰느라 타라니님의 홍보만 반영했고 명마님의 글은 제목만 일단 반영했습니다. 칠우님과 단비가내려님도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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