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엘프와 드래곤이 다 똑같다길래

작성자
Lv.71 미국판타지
작성
14.04.22 00:18
조회
4,425

평범한 오후였다. 


건물의 옥상에서 엘프 패거리들이 자리를 깔고 앉아 화투를 치고 있기에 세리아는 곗돈을 타먹기 위해 옆에서 술 시중을 들어주며 구경을 하고 있었다. 


사건은 엘프 폭력조직 흑룡파의 마스코트이자 로리캐이며 우두머리인 하루가 오광에 고도리를 얹었을 때 일어났다. 


----------


하루는 뒤로 묶어넘긴 은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환호했다. 그녀를 지켜보는 엘프 중 한 남성의 얼굴은 그녀의 얼굴에 피어난 미소에 반비례하여 새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오광에 고도리! 피가 3점이고 아까 흔들었고, 우리 가울이는 광박에 피박이네? 거기다 쓰리고! 후하하핫!" 


"자, 잠깐만요, 형님! 흔드는 게 어딨어? 흔드는 거 없이 하자고 어제 말했었잖아요?" 


"그건 어제였고, 이건 오늘이지. 내가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라고 누누히 얘기했잖아? 자, 자, 비겁한 변명 집어 치우라고!" 


얼굴이 썩어 들어가는 가울을 내려다보며 마치 세상을 다 가진듯한 영웅의 표정을 지은 은발의 엘프소녀 하루는 세리아를 잡아 끌어 품에 안았다. 그리고 호탕한 웃음소리를 내는 것이 완전히 승리에 취해있었다. 


"음핫핫핫! 영웅의 품에는 항상 재보와 미녀가 안겨있는 법이지. 귀염둥이야, 한 잔 따라 봐라!"


"아잉~ 서방님, 소녀 한 잔 따라 보겠사옵니다." 


그린빌라에 방을 세놓고 있는 백수 드래곤 세리아는 곧바로 아양을 떨며 하루의 품속에서 그녀가 내민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미녀는 재보와 함께 온다고 했나. 정확하게는 미녀는 재보를 향해서 온다 해야 했다. 지금까지 연패를 거듭한 하루를 찬 밥 취급하던 세리아는 지금까지의 태도가 어쨌냐는 듯 이제 그녀에게 달라붙어서 먹이를 보채는 고양이처럼 아양을 떠느라 바빴다. 은발에 눈매와 얼굴이 동글동글해 더 어려보이는 귀여운 소녀와 그녀보다 머리 반개 정도 큰 고양이상의 적발의 미소녀가 서로 엉켜 귀염둥이, 서방님 하고 노는 것은, 그저 우스웠다. 하얗게 타 들어가는 가울만을 빼놓고 다른 엘프들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돗자리 위를 굴러야 했다. 


이윽고 승리를 충분히 만끽한 하루가 득의양양한 얼굴로 가울에게 선고를 내렸다. 


"각오는 되었겠지?" 


"자, 잠깐만!" 


"스토오오오..." 


가울은 필사적으로 하늘에 빌었다. 


제발! 하늘이시여! 이걸 따이면 앞으로 물만 먹고 살아야 해요! 여자친구랑 술 약속도 있는데! 살려주세요! 신이시여!


그리고 그런 가울의 의지가 하늘에 닿았는지, 하늘에서 뭔가 떨어져 판을 엎었다. 


"...오오오오...오오, 옵?" 


"어......" 


"......" 


사방으로 비산한 붉은 화투패 한가운데에서 몸을 일으키는 흑발의 소년. 그 주위에 앉아있던 엘프들과 드래곤을 말을 잃고 말았다. 


"아, 실례했어요." 


소년 또한 당황했는지 황급하게 자리에 바로앉았다. 주변을 조심스럽게 돌아보던 소년은 곧 멍하게 그를 바라보는 하루와 눈이 마주쳤다. 마치 얼어붙은 시간이 풀린 듯 하루의 눈에 차오르는 눈물을 본 소년이 화들짝 놀라며 다급하게 말을 걸었다. 


"미, 미안해! 놀랐겠지만 이건 깊은 사정이 있는..." 


"이 씨부랄 간나 새끼가 내 오광 고도리 쓰리고를 하늘에서 자빠져서 온몸으로 지워버리네! 손모가지를 아작내 버리겠어!" 


하루는 폭팔했다. 


----------


이런 식의 소재가 생각이 났는데, 꽤 술술 잘 써지네요. 생각없이 쓰기도 좋고, 내가 보기에는 재미도 있을 것 같은데, 정말 재미가 있을까요? 막 제목을 “이웃집에 이계의 고등학생이 이사왔다” 이런 식으로 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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