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은 약자와 강자를 가리지 않고 철저하게 밟아버리는 아주 더러운 성격이었다. 정의로움? 무명은 실속 있는 것이 아니면 뭐든 집어 치웠다.
“그런 것 챙겨서 뭐해? 정의가 밥 먹여줘?”
누군가가 정의에 대해서 가르치려고 할 때마다 무명이 일순위로 내뱉었던 말이다.
***
베개에 머리를 박은 무명이 점점 황홀한 잠에 빠져들기 직전, 어디선가 큼지막한 폭음이 들려와 그의 기분을 박살냈다.
다른 건 다 참아도 먹는 것과 자는 것은 건드리지 말라던 무명의 한계선을 완전히 부숴버린 폭음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그는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순식간에 일 층으로 내려갔다.
“어떤 새끼야.”
주인은 객잔 구석에서 무서워 벌벌 떨고 있었고, 문을 박차고 들어와 객잔 기물을 거의 전멸 수준까지 만들어 낸 장본인들은 건들대는 몸짓으로 바닥에 침을 탁 뱉었다.
건장한 덩치에 큰 도를 소유하고 있던 거한은 무명을 내려다보더니 실소를 터트렸다.
“준(竣)아, 이 조그만 놈 내 눈 앞에서 보이지 않게 치워라."
"알겠습니다요, 형님. 클클클.”
준이라 불린 사내가 거대한 철퇴를 들고 무명의 앞에 섰다. 그가 철퇴의 가시를 한 번 핥고는 음산한 목소리로 무명의 귓가에 속삭였다.
“꼬마는 얼른 엄마 아빠 방으로 돌아가서 자야지, 젖이나 더 빨고 오려무나.”
그 순간, 무명의 눈에서 붉은 빛이 일었다.
{ 무명신공(無名神功)
오의(奧義)
박투(搏鬪)의 장(章)
천렬권(天裂拳)}
무명의 주먹이 빛보다 빠른 속도로 사내의 온 몸을 두들겼다.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그의 주먹이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고, 여전히 협박 중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찰나의 시간이 흐르고, 무명이 한 마디를 내뱉었다.
“터져라.”
퍼엉!
사내의 온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마치 온 몸이 한순간에 터져나간 것처럼 주변에 흩어졌다. 살점과 피가 객잔의 바닥을 온통 적셨지만 신기하게도 무명의 백의만은 전혀 적시지 않았다.
무명은 싸늘한 눈빛과 대조되게 입가엔 미소를 띠고는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놈처럼 찢기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
“이··· 이게 무슨······.”
대번에 패거리들 대다수의 깡패가 하얗게 질린 표정이 되었다. 그를 우습게 여기던 덩치 큰 거한도 말이다. 무명이 입가에서 미소를 지우지 않고는 되물었다.
“죽을래, 나갈래.”
더 이상 그의 목소리에는 사람의 목소리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한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잠 깨운 사소한 일 따위에도 자신이 불편함을 겪었다면 너끈히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성격을 가진 무명이었다.
“도, 도망가야 돼! 으아악!”
공포를 이기지 못한 거한 한 명이 비명을 지르며 객잔 문을 열고 뛰쳐나가자, 그것에 동요가 된 듯 수 명이 그를 따라 같이 도망쳤다. 대장으로 보이던 덩치 큰 사내도 이미 사라지고 없었으며, 무명은 한동안 객잔 문을 노려보다가 휙 몸을 돌려 침실로 올라갔다.
객잔 주인은 피와 살점에 뒤덮여 이미 기절한 상태였다.
-무명전설 1권 中-
***
먼치킨, 통쾌한 무협의 진수!
”의(義)와 협(俠)은 개뿔, 먹고 사는게 제일 중요하지! 그러다 비명횡사하는 놈들이 얼마나 수두룩한데!“
현재 30화 가량 연재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어떤 분이 그러셨죠, 제 소설은 대나무가 통으로 가운데에 꽂혀있는 전골 맛이 난다고! 이 전골 맛, 한 번 느껴보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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