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추천글이 아마도 11번째인가 12번째 추천글이 되려나요?
whitebean 님의 바람과 별무리를 추천합니다.
장르는 일반소설이지만 항해소설, 모험소설인지라 판타지 느낌이 물씬 납니다.
여행을 하고 싶은데 여행 갈 시간도 돈도 없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주 재료는 서정과 낭만.
작품을 담은 그릇은 무역과 항해. 이것만으로는 맛이 심심할 것 같다고요?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진국의 육수를 선사합니다.
거기에 해적과 음모라는 양념을 살살 뿌리면 알싸하고 매콤한 맛이 더해져 끝없는 중독을 불러일으킵니다.
별무리를 가지고 싶지만, 별무리는 가두고 소유하는 순간 빛을 잃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끝없이 병을 채우고 비우길 반복하며 항행을 계속하는 어린 소녀 선장.
(어린 소녀 선장에서 뒤로가기를 누르는 당신.., 거기 잠시 웨잇. ;ㅅ;)
바람처럼 자유로워지고 싶은 만능 사무장(실은 요리사) 에이미.
엽궐련의 향기가 날 듯한 진짜배기 마도로스 일항사 제논.
복실복실 귀여운 척 선원들을 감시하는 올빼미(실은 부사관) 플러피...
사람냄새, 동물냄새, 사람살이의 냄새가 풍기는 작품입니다.
사실 감점요인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취향을 탈 만한 요소도 많습니다.
우선 잦은 오타. 그러나 이 부분은 실시간 연참의 부작용으로, 작가님이 댓글 모니터링을 하고 계신지 말이 나오면 상당히 빠르게 수정됩니다. (덤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도 매우 실시간)
취향 요소 첫번째 여주. 글쎄요... 전 애초에 이게 왜 논란요소인지 잘 모르겠는데,
17세기에 여자 선장은 비현실적이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작가님의 말대로 여자이기에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부분들이 쏠쏠한 재미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세밀한 고증과 엄청난 공부의 흔적들을 보고 있으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은 상당한 위화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취향 요소 두번째 먹방. 사실 이 부분의 의견은 많이 나뉩니다. 배고플 때 읽으면 안 되는 소설이라 불릴 만큼 먹방이 많고, 그 묘사는 매우 맛깔스럽습니다. 대체적인 비판은 먹방이 서사적 박진감을 흐트린다는 것인데, 애초에 이 소설에는 자연풍광, 새로운 풍물, 각지의 관습 등 묘사적인 부분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풍물기행에 가까우며, 저 개인적으로는 먹방이 빼놓을 수 없는 매력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판단은 각자 읽으면서)
결론: 추천글 dozen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설이다.
무역상이 되어 유럽 곳곳의 풍물을, 아프리카의 천해의 자연을, 신비한 생물과 기이한 풍습을, 심해의 막막한 아름다움을 두루 체험하고 싶은 분.
목숨 위험 없이 해전, 풍랑, 기갈, 음모를 대리경험하고 싶으신 분,
가장 낯선 풍경에 숨어 있는 가장 익숙하고 값진 평화를 누리고 싶은 분들께.
무엇보다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싶은 당신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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