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8 무장(武將)
작성
12.11.27 13:48
조회
5,163

추천글에 앞서 대상 작품인 정천의 작가 수수림님과 저는 이미 서로 알고 지내는 관계임을 먼저 밝힙니다. 개인적으로 가끔 통화도 하고, 혹은 만나기도 하는 사이입니다.


정천은 무협입니다.

그것도 지극히 평범한 무협입니다.

시작과 동시에 기기묘묘한 사건과 사건이 얽힌 것도 아니고, 등장인물이 엄청난 매력을 발산하는 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다섯 질을 출간한 작가가 썼다고 보기엔 참으로 평범한 출발이어서 처음 글을 읽은 제가 “우히히히히!” 하고 시원하게 웃은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보다 훨씬 먼저 글을 출간한 선배작가를 비웃은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출간횟수로 따져도 저는 감히 비교할 대상이 되질 않으니 글의 수준을 놓고 웃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왜 저렇게 경망스럽게 웃었던 걸까요?

이유는 간단했었습니다.

첫 편을 읽으며 이 글은 출간을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니었구나 싶어서였습니다.


두 달쯤 전이었습니다.

직업이 그래서인지 수수림님은 술고래입니다.

엄청나게 마셔대는데 한 번 마셨다 하면 그야말로 두주불사(斗酒不辭)여서 사실 수수림님을 만나는 것이 제겐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처음은 “무장형!”이라고 시작하다가 적당히 취기가 돌면 “어멈!”으로 가고 마지막엔 결국 “야! 이 무장형아!”로 달려가는 자리가 저는 정말 좋을 리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주량이 소주 두 잔인 탓도 있었습니다.

얘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빠졌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서자면…….


그런 수수림님이 그날은 멀쩡한 정신으로 밥만 먹더군요.

아! 물론 맥주 하나를 시켜서 소주잔으로 먹기는 했습니다만, 그의 엄청난 주량으로 볼 때 그건 일종의 자기 위안 같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무장형. 난 자존심 상한다.”

“뭐가요?”

사실 우리 둘은 햇수로 일 년이고, 개월 수론 6개월 차이밖에 안 나니 형이라 부르기 부끄러운 관계이기도 합니다. 툭 치면 오십인 나이 둘이 앉아서 고작 6개월 차이로 형, 동생이라 부르기가 저는 부담스럽더군요. 외모로만 따지면 수수림님이 제 삼촌쯤 돼 보입니다.

아무튼.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직하인님의 고검환정록을 읽고 내가 지금껏 뭘 썼던 건지 좌절했어.”

“우히히히히히!”

네. 저는 또 경망스럽게 웃고 말았습니다.

왜 모르겠습니까? 희대의 마왕이 쓴 글을 읽고 저 역시 한 보름간 한 글자도 못 쓴 적이 있었거든요.

“왜 내 글에선 감정이 보이지 않을까?”

그 술고래가 소주잔에 맥주를 따르며 진지하게 묻는데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글이라면 저보다 훨씬 윗길에 있는 작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런 질문을 제게 할 때 심정이 어땠을까요? 외과의사이고, 다섯 질을 출간한 작가가 고작 한 질도 종이책으로 출간하지 못한 제게 저런 질문을 하다니.

둘 중의 하나겠지요.

인간성이 못 돼서 아는 이들이 없거나, 상대를 잘못 골랐거나.


정천은 진추량이라는 주인공이 마륜과 노호를 데리고 시작합니다.

우리가 군대에 있을 때 작은 초소를 ‘소초’라 불렀는데 바로 그 소초를 지키기 위해 도착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경망스럽게 웃고 나서 이야기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어? 재미있습니다.

관패라는 엉뚱한 인물이 등장하더니 오늘은 덜컥 사건이 벌어지더군요.


수수림님의 글에선 보기 어려운 감정이 물씬 담긴 글이었습니다.

‘도전이구나.’

전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도전이 제겐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재미있더군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재미인지 모릅니다.

일 편을 참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얼굴에서 저런 글을 만들어 내는 것인지…….

분명 숨겨진 무언가가 있을 텐데 아직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천은 미원을 쓰지 않은 백반집 음식처럼 조금씩 저를 사로잡아서 다음 날이면 여지없이 찾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양이 적으니 얼른 읽으시기도 편하고, 조회나 댓글이 오르면 섣불리 연중을 할 수도 없을 터라 저 역시 행복할 일이 될 것입니다.

다녀가신 분들을 확인할 수 있더군요.

“우히히히히히!”

희대의 마왕이신 직하인님이 다녀가신 것도 콱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수수림님은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요?

이 글은 작가 수수림이 새롭게 출발하는 글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작가연재. 수수림. 정천.

우리가 쓰는 무협의 사회공능은 두 가지라 합니다.

재미와 사회반영.

진추량이란 주인공을 통해서 수수림이 독자에게 주고 싶은 재미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함께 확인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Comment ' 3

  • 작성자
    Lv.43 괴인h
    작성일
    12.11.27 17:32
    No. 1

    좋은 추천글입니다. 글이 절로 읽고 싶어지는 ㅎㅎ 일단 선작하러 가봐야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那無
    작성일
    12.11.28 14:50
    No. 2

    추천글을 따라 읽고 왔습니다. 아직 수수께끼 같은 것들이 많아 보이긴 하지만, 기다려지는 소설입니다.

    재미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3 달여우
    작성일
    12.11.28 15:42
    No. 3

    좋은 추천글이네요. 바로 달려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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