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2화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정말 재밌는 글이라 추천합니다.
5000시간이 넘는 플레이 시간 속에서, 오직 인간 클래스, 그리고 비주류 직업만 골라 만렙을 찍은 주인공.
성전사, 주술사, 무도승, 암살자를 키워 모든 업적을 달성한 주인공은 또한 롤플레잉에 깊게 몰입한 게이머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마지막 직업을 고르려던 찰나 그의 눈에 띈 것은 바로 사령술사. 분명 존재하지 않았던 직업이었으나 어찌 되었는지 주인공에게 나타난 선택지를, 주인공은 외면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직업으로서 인간 사령술사를 선택한 주인공은, 여느 게임 빙의물의 주인공들이 그렇듯 캐릭터 생성을 누르자마자 게임 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그렇게 떨어진 세계는 게임 배경으로부터 약 50년 후의 미래. 전란이 제국을 뒤덮고 대지는 핏물에 잠겼으며 하늘에는 까마귀 떼가 만찬을 기다리며 까만 눈알을 번뜩이는 세상입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이미 게임 속 세상에 떨어진 지 1년은 지난 후의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그는 이리공이라 불리는 변경공과 슈테판 후작이 영지전을 치르는 장소로 마차에 탄 채 가고 있습니다.
마차에 타고 있는 인물들의 대사도 무척 현실감이 넘치며 정말 대화를 하는 것만 같은 생생함을 전달합니다.
제가 이 ‘게임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 에서 가장 큰 매력을 느낀 점은 3가지 입니다.
첫 번째, 소설의 분위기가 정말 축축합니다.
세상이 위험에 처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인공이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렇기에 세계를 악의 구렁텅이로 몰고 가는 음험한 악당들의 존재는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그에 말미암아 혼란스러워진 세상을 어떻게 묘사하는지에 따라 글의 풍미가 달라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게임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는 축축하고, 비린내 나고, 어디선가 썩은 내가 나는 듯한 묘사가 좋았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사령술사라는 직업이기에, 직업 특성상 시체와 맞닥뜨릴 일이 정말 많기에 훌륭한 묘사는 재미를 더 해주는 감미료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작중에서 묘사되는 마법의 주문과 사령술 주문, 그리고 마법 묘사가 좋았습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전 시동어로 파이어볼! 커스! 라이트닝볼트! 이런 것보다는 삼켜라! 카룬틸의 염사야! 이런 식의 명령문이나 시적인 주문이 조금 더 좋더군요.
주인공 토드가 망자를 일으킬 때 읊는 진언이나 기도문도 아주 좋았고, 망자의 혼과 넋을 달래주는 영가도 좋았습니다.
세 번째로는 위에서 이어지는 건데, 주인공에게 게이머의 롤플레잉 자질이 충만하다는 점입니다.
여타 게임 빙의물에 떨어진 주인공들의 목적은 대개 하나로 귀결됩니다. 바로 본래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거기서 이제 두 가지 분기점으로 나뉘는데,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와 그렇지 않은가입니다.
하지만 주인공 토드에게서는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원래 플레이 했던 게임 속 세상으로부터 50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 떨어진 걸 추가 DLC, 추가 컨텐츠 확장이라고 좋아라하는 미친놈에 가깝죠.
그 미친점이 더 주인공을 돋보이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자신이 플레이했던 게임이 또 얼마나, 어떻게 변했을지에 대해 더욱 궁금해하고 탐구심을 갖는 것이 말입니다.
비주류 전직 캐릭터 4종을 모두 만렙까지, 그리고 업적도 100%까지 꽉꽉 채워서 달성할 정도의 주인공이었으니 이런 마음 가짐을 가져도 이상할 건 없었습니다.
끝으로, 아직 연재 화수가 12화 밖에 되지 않았는데 추천글을 올린 점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재밌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른 추천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재밌는 소설이 유료화까지, 그리고 완결까지 나아가는 걸 보고 싶네요!
찬성: 
반대: 
리뷰가디언이란?
리뷰가디언의 활동과 혜택
Comment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