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신선이 되고싶은 회귀자
추천 이유:
1) 내가 선협물을 좋아해서.
선협물의 일반적인 장점은 스케일이 매우 크다는 것. 거의 드래곤볼식의 우주적 파워 인플레이션과 초장기 연재를 무리없이 소화시키는 세계관.
특히 작품 내에서, 선인은 ‘별들 사이를 거니는자’라는 반가운 묘사
물론 이런 식의 (다중) 우주적 스케일은 MTG의 배경이기도 하고, GURPS에 흔히 등장하기 때문에, 선협물만의 장점이라고 하긴 어려움. 즉, 양키놈들도 스케일면에서는 만만치 않음.
여하간 선협물 특유의 스케일을 경험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드는 작품임. 적어도 현재까지는.
2) 재미에 비해 선작이 적음.
연재처가 다변화되면서 다른 본부에 출시되는 선협물이 많은 상황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문피아산 선협물. 충분히 선작 걸고 눈여겨볼만 하다고 생각함.
내 취향이 그렇게 일반적이지는 않지만(가장 선호하는 장르와 매체가 SF소설인 비주류 취향, 성격유형 INTJ) 지금 수준의 선작은 의아한 수준.
3) 회빙환류의 스펙업 왕도물.
본연의 힘, 아이템 획득, 인맥 등 다방면의 성장 요소를 나름 균형있게 드러내고 있음.
A요소(메이저/마이너 스탯업)를 획득 및 성장시키고 그 이후 B요소(메이저/유틸리티 스킬업) 성장시키고, C요소(공/방/유틸리티 아이템) 성장시켜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그 과정에서 다음 경지로 넘어가고, 거기에서 다시 A성장시키고...
이런 식으로, 문어발식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체급도 성장하고, 배경도 꾸준히 변화하는 것...여기에 공을 들이는 것이 왕도 서사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이 부분에서 꽤나 신경쓰고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함.
다만 인맥 획득이라는 간접적인 스펙업에 대한 묘사는 앞으로 두고봐야 할 것 같고, 위기 생성과 소멸이라는 면에서 아직까진 다른 선협물(중국의 메이저 작가들)을 따라가진 못하는 것 같음.
그리고 Lock and Key 패턴은 거의 의식하지 않고 쓰는 듯함(n화 전에 얻은 특정한 스탯/스킬/아이템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거나, 다른 사람이 피똥싸야 하는 스테이지 클리어나 스펙업을 혼자만 가지고 있는 key를 통해 매우 쉽게 -치트 수준- 해준다거나). 중국 메이저 작가들은 대부분 치트템을 들려주고 시작하는데 반해 해당 작품의 경우 회빙환이 거의 전부이며, 딱히 ‘치트 수준’이라는 느낌이 안듦. 더불어 가속 흐름Acceleration Flow 역시 거의 의식하지 않는 듯.
4) 분량
44화까지 연재되었으니 분량면에서는 충분히 추천할만하다고 봄(개인적으로 30화 전후는 되야 한다고 여김)
5) 단순한 갈등구조
(있으면 장엄함이 살아나고, ‘작품’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잘못 다루면 독자들을 죄다 도망치게 하는 독약인) ‘내적인 갈등’은 당연히 거의 없고,
[평안한 삶과 장생 추구와 그것을 위한 스펙업 vs. 외부의 나쁜 놈들]이라는 매우 단순한 갈등구조를 가지고 있음.
(개인적으로 다차원적 갈등구조를 다루는 작품을 좋아하지만, 그걸 성공적으로 다루는 작가는 극히 드물어서...)
6) 아마도 단점으로 여겨질만 한 것
a-특별한 사이다도 없고 특별한 고구마도 없음.
주성치식의 ‘천국-지옥-천국’까진 아니더라도, ‘헬조선의 풍파를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저학력 남성 블루칼라-SSS급 귀족’식의 극적인 신분상승이, 한국 현대 팬터지(헌터물)의 특징인데, 그것과는 좀 거리가 있음.
b-거시적인 목표와 동기가 없음.
꽤나 잔잔함. 요컨데, 극적인 시간제한이라던가, 철천지 원수라던가, 꼭 이루어야만하는 우주적 목표라던가, 반드시 분쇄해야만 하는 거대한 적, 인류종에 대한 존재론적 위협이 예정되어 있다던가...뭐 이런건 없음.
대충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볼때, ‘내 취향에 맞나 안맞나’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 투자 정도는 아깝지 않은 수준의 작품이라고 확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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