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천재 스파이가 되었다(하술:아카첩자) 리뷰입니다(아래로는 음슴체)
모바일 생각해서 문단 크게 나눴습니다
우선 아카첩자의 배경은 게임이고 주인공은 게임 속 npc임
여기서 벌써 나같은 놈들은 숨이 턱 막힘
나같은 놈들은
데이터 쪼가리에 불과한 주인공과 세계관을
용납할 수가 없거든
웹소설의 세계는 모두 가짜... 가짜인데수웅의 세계임을
분명 알지만
그 가짜의 세계 안에서조차 진짜가 아닌 주인공은
몬가.. 몬가 몰입이 안 됨.
그러나 아카데미 첩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설정을 쓴 이유가 분명히 있음
바로 세계수 위키임
당연히 오직 주인공만이 볼 수 있음
주인공은 세계수 위키를 보며 플레이어들이 자신들의 세계를 플레이하며 느꼈던 전체적인 줄거리, 감상을 읽을 수 있음
여기까지 보면 단순히 소설 속으로 빙의한 다른 아카데미물 속 주인공들과 같은 능력-예컨대 히로인들의 과거나 미래를 읽거나 세계 곳곳의 아티팩트의 위치를 아는 것 같은-을 가진 것 같지만, 아카데미 첩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감
세계수 위키가, 게임(세계)의 줄거리와 설정이 주인공의 행적에 따라 갱신되는 거임
난 이게 굉장히 세련된 극적 장치라고 생각함
주인공이 위험천만한 가시밭길을 걷는데 대한 그럴듯한 동기를 제시하기 때문에.
예컨대
주인공이 파란만장할 게 뻔한 아카데미에 입학을 결심하는 동기라든지
주인공이 채진윤을 죽인 김하진의 심정으로 자신의 소꿉친구와 대적하는 이유라든지
물론 억지스럽다거나 웃음으로 대충 때운다거나 느낄 수도 있긴 하지만 나는 정말 좋았음
아마 정판같은 묵직함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만족할거야
또 다른 장치는 사이비 교단
주인공은 사이비 교단의 신도가 된 상태임
교단에서 내려주는 지령을 받고 그것을 수행해야 하는 주인공의 처지는 일견 고구마로 비춰져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음
사실 이 부분은 조금 억지스런 면도 있음
아무리 신도 계약에 사인을 했다 해도 목에 폭탄 걸어놓은 것도 아니고
사이비 교단에 대한 정보도 세계수 위키에 모두 나와 있는데
그걸 신고하기만 하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함..
주인공에 대한 얘기를 더 해보자면
스포츠에서 업셋 경기가, 자이언트 킬링이 재미있듯이, 아카데미 속 주인공은 찐따여야 함.
정확히는 뭔가 있는 찐따, 그래서 결정적인 순간에 우등생들을 압도할 수 있는 찐따.
아카첩자는 주인공이 찐따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함그 이유가 ‘별 것도 아닌 주제에 쥰내 이쁜 검성 제자랑 같이 다니는 게 그냥 재수 없어서’ 같은 게 아니라서 맘에 듦.
주인공의 능력 면을 보자면...
주인공을 게임 내 기존 거주자로서 설정했기 때문에
주인공은 세계수 위키 빼고도 원래 한가닥하는 놈, 그런데 뭔가 트라우마가 있어서 힘을 온전히 다 낼 수 없는, 제약 있는 힘숨찐인 상태임
어쩌면 고구마로서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게 이 제약이 곧 히로인과의 접점이 됨
강력한 마력을 가지고 있지만 통제하지 못하는 히로인
마력을 다루지 못하나 세밀한 컨트롤이 가능한 주인공
분명 뻔한 소재인데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뭔가가 있음...
주인공의 성격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아직까진 찐따 냄새가 많이 나지 않는다고 느킴
초반에 소꿉친구한테 열패감을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실패해서 골방에 틀어박혀본 적 있는 놈들이라면
사실 그럭저럭 공감할 수 있는 정도.
주인공한테 시비 거는 놈들이랑 푸닥거리할 때도
괜찮게 대처했고 히로인 대할 때 태도도 너무 과하거나 하진 않은 듯.
다음은 히로인인데....
일단 소설 시작부터 주인공에게 빠져 허덕거리는 소꿉친구
검보다 완드가 어울리지만 마력 트라우마가 있는 재벌가 딸
사연 있는 같은 창잽이
히로인인 듯 히로인 아닌 히로인 같은 여점장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수녀
정도가 있지만 지금으로선 히로인은 사실상 소꿉친구와 재벌가 딸내미 둘 중심이라 봐야함
설정상 주인공과 거리가 가장 가까운 히로인은 소꿉친구
근데 임팩트 있는 사건을 같이 겪은 히로인은 재벌가 딸내미 서민하임
서민하가 주인공에게 접근하게 된 동기, 가까워진 계기가
모두 소설 내에서 직접 등장하고
그 과정이 꽤나 자연스럽고
작가가 고민한 티가 나기 때문에
빌드업을 중요시하는 독자라면 서민하를 싫어할 수가 없을거임
둘이 등교를 하다 팔짱 끼게 됐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지는 거’라는 유치한 자존심 싸움을 하는 걸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흐ㅡ뭇해짐
결론은 재밌음
아카데미를 좋아한다면 꼭 한번쯤 읽어볼만하고 아니더라도 일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함
이런 저런 장치들은 작가가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게 느껴지고 히로인들과의 이벤트는 서민하 건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포텐셜 있는 거 같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지금 아카데미 물 가운데 가장 재밌게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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