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물이야 예전부터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지만, 요즘은 특히 배우물이 유행을 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여러 착각으로 인한 우스꽝스러운 장면들로 분위기를 풀어주고, 작중작- 주인공의 연기로 분위기를 확 휘어잡는, 그런 종류의 배우물이 요즘 많이 보이네요.
그중에서도 유독 재미난 것들, 완성도가 높은 것들이 많이 있지만 이 소설은 그중에서도 특히... 느낌이 좋기에 이리 추천글을 씁니다.
사실, 배우물이라는 건 일종의 예술가-, 그러니까 밥벌이보다 더 마음을 쏟아부을만한 무언가를 찾는 별종들을 주역으로 하는 장르입니다.
그 무언가는 연기를 하는 동안의 충실감 그 자체일 수도 있고, 브라운관과 스크린(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는 표현이지만-)에 대한 선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잘쓴 '예술가물'이란 그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언가'를 단순히 '꿈'이라고 뭉뚱그리는 건 설득력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단순히 능력도 있고 돈도 많이 벌고 유명세도 생기니 좋다, 라고 하면 그 직무 자체를 소원하던 이들에게 불성실하게 느껴지니 말입니다.
소설 이야기로 들어가겠습니다.
지방의 한 번지점프대, 웬만한 아파트보다 높은 그곳에서 하루에 다섯번씩이나 번지점프를 뛰어내린 남자가 이 소설의 주인공입니다.
삶의 지쳐서인지, 열정이란 놈을 전부 소진해버린 건지, 언제부턴가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하던 주인공은 자신을 다시 두근거리게 만들어줄 전망을 찾아 서울에서 지방까지 내려갑니다.
물론, 결과는 실패.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려던 주인공은 기묘한 경험과 함께 특이한 능력을 얻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눈으로 보고 복사할 수 있는 능력을.
다른 사람의 감정이 도깨비불처럼 보이는 이 능력을 통해 다른 사람의 감정을 겪은 주인공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시원한 감정의 배설 - , 카타르시스에 구원받습니다.
그리고 더 깊은 감정과 더 시원한 감정의 배설을 느끼고 싶어합니다.
능력을 이용해 하객 아르바이트에서 사고(?)를 친 주인공은,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배역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이 '감정'을 이용해 완벽한 연기(와 애드립)를 선보이며 주변의 다른 배우들까지도 경도시킵니다.
주인공 덕분에 한층 달아오른 배우들과 스텝들, 감정을 쏟아내고 남은 통쾌한 카타르시스, 그로 인해 생기는 여러 변화들을 겪으며.
주인공은, 거울 속에서 빛나는 '자신'의 도깨비불- 감정을 보게됩니다.
비록 아주 잠깐이었지만요.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시기를 권하겠습니다.
아주 재미있고, 또, 느낌이 좋은 소설, 애드립의 신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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