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돌아와서 이런저런 능력을 가지고 성공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회귀물의 정석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런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지요. 이 글 역시 시작은 그와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작품은 우리가 잊고 있던, 혹은 일부러 생각하지 않고 있던 문제들을 건축이라는 소재에 잘 엮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많은 회귀물들이 개인의 성공과 이익, 복수 같은 쪽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 작품은 초반부터 당시 사회의 분위기와 문제점을 꼬집고 있지요.
대기업 중심의 경제, 친인척 중심의 경영, 학생을 생각하지 않는 학교, 자본 앞에서 참사를 잊거나 감추려는 사람들, 여전히 문제가 되는 학벌 중심 주의.... 이 작품은 ‘잘못 끼어진 첫 단추’를 다시 끼우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문제들을 날카롭게 꼬집기보다는, 건축이라는 요소와 주인공에게 담아 자극적이지 않게 풀어주고 있더군요. 다른 회귀물을 볼 때의 느낌과 많이 달랐습니다.
그래서인지 글의 템포도 빠른 편이고, 앞으로의 전개도 기대가 됩니다. 우리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들을 이용해 성공하려는 주인공이 아니라, 알고 있던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바뀌어진 세상이, 어쩌면 우리도 맞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멀어진 한국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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