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우리가 재벌물을 볼 때는 일신의 성공을 꿈꾸는 주인공을 상상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쉽게 휘두를 수 없는 돈이라는 권력의 힘을 대신 느껴보고 싶기에 재벌물을 보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목적이 되죠.
재벌가는 보통 정적인 면모로 그려집니다. 언제나 남들 위에 올라 있기에 고압적입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되, 인물들이 열린 생각을 가지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 재벌가 안에 이레귤러가 똑 떨어진다면 어떨까요?
주인공 이민혁은 유년 시절 학대의 기억을 가진 청년입니다. 평화롭게 보육원 봉사활동을 다니던 중 피투성이가 된 채 싸우던 어린 여학생을 구해 줬더니, 교통사고 이후에 눈을 뜨자 갑자기 웬 여자가 자신에게 쌍욕을 퍼붓고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은 과거에 죽었던 재벌가 망나니가 되어 있었습니다. 욕을 퍼붓던 여자는 자신이 임신시킨 여자라는 것, 그리고 자신을 보는 집안의 시선이 차갑더라는 것은 오래지 않아 알 수 있었죠. 재벌가의 내놓은 자식이 되어 버린 겁니다. 과거의 트라우마가 떠오를 정도로.
민혁은 정면으로 맞서야 했습니다. 망나니 손자에 딴따라 출신 며느리까지, 온갖 것을 경멸하는 가문에 맞서 민혁이 원하는 건 단 한 가지.
자신의 자존심도, 재벌가로서의 권력도, 넘치는 부도 아닌 오로지 자신의 아이의 행복뿐입니다.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그는 미혼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민혁은 기본적으로 돈과 권력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현실과 타협할 일도 없죠. 자신의 트라우마를 대물림하지 않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라면 그는 가문의 이름에 먹칠을 하든, 재산을 다 팔아서라도 조그만 방 한 칸만을 가지고 살든 기꺼이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회장인 할아버지와의 협상 테이블 앞에서도 절대 주눅들지 않습니다. 재벌가의 위신을 무기로 쥐고 휘두르는 민혁의 모습은 평면적인 재벌가의 인물들에게 새로운 유형의 망나니, 이레귤러로 비치게 되겠죠.
그러나 또 본질은 서민이었던 민혁입니다. 돈이 필요한데 명품밖에 없어서 이걸 중고나라에 팔겠다는 어리숙한 생각도 하는, 오락가락하는 매력이 있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곧 탄생하게 될 자신의 아기를 위해 가문의 인식을 타도하고, 자신의 트라우마마저 극복해야 하는 민혁의 행보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요?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재벌 #회귀 #빙의 #육아 #힐링
Commen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