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무협이 좋고 권장되는건 알지만 사실 나같은 부류들에겐 부담스러운건 사실임. 유투브보듯 웹소의 유행 장르들을 보면서 플렛폼의 눈에 익은 무협물들을 찍먹하게된 것이 무협경력의 시작인 케이스. 마냥 동양풍 라노벨같은건 각혈하면서도 무틀딱들처럼 나보다 나이많은 작품들 독파하기는 싫음.
그런 케이스에게 이 작품은 굉장히 훌륭한 케이스라고 생각함.
탄탄한 세계관
솔직히 그간 사골처럼 우려먹은 무협 세계관과 설정에서 신선함을 찾기는 어려움. 질리기도 할 뿐더러 다 알겠지? 하고 뭉게는 부분들 마찬가지. 그런 관점에서 시천재는 관무불가침이라는 기존 세계관 대전제부터 부수고 시작해 개연성을 챙기고 판을 키우면서, 판타지적 요소는 거슬리지 않게 철저히 필터씌우고 채워넣어 신선도를 높임.
인물활용
무협 뿐 아니라 다른모든 개천에서 용나는 장르물들 마찬가지로 초반 케릭터들의 공기화나 몰가치성이 항상 문제되고 있음. 하지만 그런 부분들은 확실히 죽일놈은 죽이고 살릴놈은 간간히 재등장하며 세계관의 밀도와 주인공의 성장을 두텁게 하고 있음. 비중있게 등장해도 안쓸놈은 등장하자마자 주인공 손에 죽으면서도, 안죽는 놈들은 등장 당시 뿐만아니라 간간히 주인공에게 성장의 단초나 영감을 주게 되고 그다음에 죽을놈은 또 죽음. 그렇게 케릭터의 과잉공급을 차단해서 피로도를 낮춤
문체와 묘사
사실 문체에 대해서 안맞는다는 사람도 있는거 같음. 너무 짧고 힘준느낌이라고. 내 생각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대한 웹소판에 맞추면서도 정통맛을 살린 느낌이라고 생각함. 문장이 짧고 간결해 거슬리지 않음. 그러면서도 표현과 단어를 사용하는걸 보면 작가의 내공이 제법 있는 것으로 비춰짐. 쓰는 용어가 조금만 어색해도 몰입이 깨지는게 특히 시대극과 장르물인데 이 작가는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그 용어들을 자유자제로 써서 몰임감을 높이고 있음.
특이 이는 배경이나 일상 뿐 아니라 무공과 전투신에서 돋보임. 천재물은 에초에 작가가 능숙해야 쓸 수 있음. 괜히 주인공 수준이 작가 능지랑 연결된다는 말이 나오는게 아님.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자세한 용어와 묘사로 천재인 주인공을 그려내어 웹소 최고의 가치인 뽕맛을 뿌리고 있음. 상술한 불필요한 기존 세계관과 인물들, 문체를 잘라내고 독자적 설정과 주인공뽕 묘사로 힘을 줘서 효과적으로 배분한 것 같음
더불어 지나가듯 묘사되거나 행간에 숨겨진 은근한 유머포인트들도 백미인것같음.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긴장을 풀어주거나 인물관계의 깊이를 넓혀줘 이 또한 작가의 내공인 것 같음.
여독자들이 많고 남케들이 많다, 여자고수들도 많다는 이유로 여성향 아닌가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그쪽은 아님. 인물활용이 좋고 주인공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소년만화마냥 동성친구들이 빈출하는 정도임. 엄연히 히로인 후보들 많고 또 그것보다 성장이 중점임. 성향에 안맞을 순 있지만 독자들 유입 또한 늘려줄 요소로 봐도 좋을듯.
깜빡했는데 추가하자면 작가가 독자들 뽕맛조련에 능숙함. 한화만에 죽여버릴 인물인데도 최대한 시건방+주인공무시+시점변경해서 본 주인공 무위를 우겨넣어서 스토리 빡세게 진행해도 틈틈히 사료주면서 계속 따라오라고 타일르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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