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별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대체로 입담이 걸쭉하고 구수한 맛이 있으면서도 유치하지 않게 다가오는 것이 매력입니다. 현실적인 소인배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 또한 특징입니다. 이기적이고 아집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많죠.
그렇다고 여타 뇌 빼고 만든 사이다패스 소설의 희생양 캐릭터들과는 다릅니다. 멍청하지 않고 현실적인 만큼 나름의 합리적인 행동을 하죠.
이런 등장인물들은 망겜의 성기사에서 주인공과 일부 인물들을 돋보이게 만들어 줍니다. 때문에 망겜의 성기사는 검미성 작가의 커리어 하이 작품이 될 수 있었습니다.
칼맛별은 타작품의 주인공들을 통해 컴플렉스에 대한 극복을 주로 다루었는데 이는 주인공의 소인배적인 면모가 자주 드러나게 되는 전개입니다. 때문에 저는 좀 답답함이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망겜의 주인공이자 우리의 존나 착해서 신성력 개쩌는 황건욱경은 보다 영웅적이고 구도자적인 인물입니다. 이타적이고 헌신적이며 세계의 구원을 바라며 우직하게 나아가는 인물입니다. 물론 맛별 소설답게 그도 자신에 대한 평가가 좀 박한 편입니다만 워낙에 개쩌는 인물이라 소인배스러운 느낌 없이 겸손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개인적으로 맛별 소설 읽을 때 종종 느껴지는 답답함과 텁텁함이 없는 인물이라 좋았어요.
그리고 소인배가 그득한 소설의 대인배답게 나름의 철학과 윤리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나아가며 항상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고민합니다. 이러한 선택에 대한 고민은 소설의 결말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등장인물의 내적 갈등은 좋은 소설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내적 갈등을 통해 인물을 보다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단순하고 그냥 힘으로 막 밀어버리는 사이다패스 소설이 재미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해요.
또한 그 갈등의 주제나 수준도 중요할 것입니다. 독자가 그 갈등을 통해 재미를 느껴야지 답답하거나 무료해 한다면 본말전도 아니겠습니까? 더군다나 흥미본위의 인소인데 말이죠.
그런 면에서 망겜의 황건욱경은 제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기에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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