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귀촌 #현대판타지
이 소설은 시골로 온 청년 ‘최만득’이 친척인 ‘최 훈’의 집으로 오며 시작됩니다.
최 선생이라 불리는 그는 20년 전 행방불명 되었다가 1년 전 집으로 되돌아온 후 일주일 만에 사망했습니다. 그 빈집에 최만득이 살게 되는 것이죠.
시골 동네의 주민들은 모두 친절하지만 최 훈에 대해 자세히 물으려하면 얼버무리는 듯 넘어가 버립니다.
만득은 이장이나 동네 여학생, 청년 등과 친분을 쌓으며 농사일을 시작합니다. 분명 귀촌 청년의 농사 라이프인데 묘하게 이상한 분위기가 흐르는 듯합니다.
글은 거의 대화체로 진행됩니다.
마을 어른 중 하나인 만수는 최만득에게 이런 말을 흘립니다.
한 가지만 명심해. 최훈처럼 우리 마을에 허튼짓하려면 당장 나가는 게 좋을 거야.
과연 최 훈이 했던 허튼짓은 무엇일까.
그의 집에 살게 된 만득은 ‘아귀(餓鬼) 꿈’을 꿉니다. (새벽에 보다가 쫄았습니다.)
꿈에 나온 묘령의 8척 귀신은 부엌의 쌀밥을 먹고 있었는데, 다음 날 만득의 집 부엌 쌀밥은 완전히 썩어있습니다.
이 꿈은 확실히 흉몽이라며 철학과를 졸업 후 여러 동양 서적을 탐독했던 성재필이 해몽을 해줍니다. 왜인지 모르게 영화 곡성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담담한 필체로 진행되는 글이라 더 섬찟하기도 합니다.
이 사건 이후 악몽을 지속적으로 꾸며 얼굴이 핼쑥해진 만득은 경각심을 느끼고 병원을 찾아가는데, 의외의 곳에서 최 훈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최 훈도 이곳 김길상 의원을 30년 전 방문했었습니다. 만득과 비슷한 이유로.
180이 넘는 키로 서글서글하게 잘생긴 청년이었으나 그는 환청과 환각을 들으며 먹은 모든 것을 토해내는 증상을 보였습니다. 길상은 최 훈이 신내림을 받으러 갔다는 사실까지는 만득에게 알려주지 않았죠.
만득은 어느 수행처에서 자신을 수양하며 아귀의 정체를 알게 되고 정신적 성장을 이룹니다.
그리고 동네의 일부로 정착한 만득은 최 훈이 죽었을 때의 상황에 대해 동네 어른들에게 자세히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자리를 잡습니다. 그들은 만득에게 본인이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하나씩 풀어주고, 만득은 그의 죽음에 더욱 찜찜함을 느낍니다.
그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최 훈의 죽음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자연사인가.
글의 시대상은 광주의 최루탄 사건이 있는 것으로 보아 80년대 정도로 보이며, 옛날 수필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드는 소설입니다.
이 글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작품 소개도 글의 줄거리라고 하기엔 모호한 내용이라 전반적으로 미스테리합니다.
현재 약 170편까지 연재되었고, 약 50편까지 읽어보았을 때 최 훈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최만득의 호흡도 나쁘지 않아 쉽게 읽힙니다.
시간에 여유가 있으시다면 한번 읽어보시는 것은 어떨지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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