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삼국지 대체역사 하면 유명한 인물을 위주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이 작품은 여타의 대체역사물과 비슷하지만, 기본적으로 현대인이 과거 삼국시대로 간다는 무척이나 흔한 클리셰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인이 미축의 몸에 빙의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클리셰라는 건 그만큼 왕도를 따라간다는 의미지만, 주인공과 미축의 기억이 혼합되었다는 설정으로 혼란스러움을 최대한 감춥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미축이라는 인물의 선한 이미지를 회사에서 일하던 능력있는 현대인의 모습으로 탈피, 고구마다 싶은 장면을 감추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에서 고구마가 없다는 건 그 인물에게 현실성이 없다는 증거지요.
최신편 주변에서는 주인공이 영입에 실패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이야기를 단조롭게 쓰지 않겠다는 작가님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여타의 작품에서는 무조건 주인공이 생각하는 100%가 실현되었고, 우연찮게 만나 임관하는 전개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이런 인재영입의 실패가 굉장히 맛깔나게 드러납니다. 이야기의 맛을 위해 인재 배분을 적당히 하려는 작가님의 취지도 느껴졌구요.
시점은 미축의 시점에서 전개되고, 처음부터 엎을 수 없는 시련을 제시하여 주인공을 무작정 떠받드는 글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나름 신경 쓴 것처럼 인물의 배경이 입체감이 있고,
전개 자체는 아직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속으로 생각하는 현대인의 감정과 겉으로 드러나는 미축으로서 해야하는 말을 적절히 잘 섞어 몰입감 또한 충분합니다.
역시 아쉬운 점이라면 시간의 배경이 빠르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그런 점에서는 꽤 길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러나 최신 편에 나온, 빠르게 제갈근을 획득한 덕에 이후 지략가를 어떻게 사용할지 기대가 되고 엑스트라로 흘러갈 미부인이나 미방을 적절히 사용하려는 의도 또한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입소문을 타지 못했다는 점이 매우 안타까운데요. 특히 고증 부분에서는 꽤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도겸의 목을 조조에게 바치는 부분은 과거에 약소국이 대국에게 항복한다는 의도로 많이 사용하기도 했고, 그런 의미에서는 어느 정도 작가님께서 삼국지를 노련하게 알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주말에 비는 연재 타임 또한 아쉽습니다. 그런 점을 빼신다면 정말 괜찮은 작품이기도 하고, 이후 나올 인물들과의 설전 또한 기대가 됩니다.
어그로가 부족한 건지, 아니면 사이다가 부족해서 독자가 오지 않는 건지는 정말 알 수가 없는 노릇이지만 제가 보기엔 어느 정도 괜찮은 수작이라고 생각해 추천글을 올립니다.
특히, 작가님이 초반에 나비효과에 관해 언급하신 점을 기억해보면 주인공이 차후에 겪을 시련들도 재미있어보이고요.
처음에는 조금 느린 전개가 살짝 아쉽지만, 가면 갈수록 이야기의 진가가 드러나는 소설입니다.
필력에서 노련미가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삼국지라고 하는 이야기의 틀을 최대한 이해하는 모습이 여럿 보였기에, 삼국지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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