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장르는 문피아에서 드물죠.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장르 자체가 장점이면서 단점입니다. 하지만 맨 처음부터 쏟아지는 이런 저런 설명들을 보면 이것은 블레이드러너나 사이버펑크2077같은 인간만의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빠르게 캐치할 수 있습니다. 드래곤부터 오크까지, 온갖 판타지 적인 요소들이 사이버펑크 세상에서 활보하고 있는 퓨전의 퓨전이라고 할까요? 주인공 ‘데커드’가 첫 번째 임무를 한 드워프에게 수주받는 장면이 이 희한한 세계가 어떤 모양인지 바로 떠올릴 수 있지요.
하지만 서두에서 던져주는 게임 요소들은 알 것도 같으면서 뭔지 모를 용어들이 튀어나오다보니 독자들에게 조금 낯선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조금만 읽다보면 ‘런’이나 ‘사이버덱’ 같은 용어들이 금세 가깝게 다가올 겁니다.
세계 자체가 주인공이 잘 아는 게임을 치환한 것이기에 게임 소설과도 같은 이런저런 설정이 있으며, 사이버펑크-판타지 종족의 조합은 소설 내에서 잘 맞아 떨어져서 묵직한 분위기와 함께 주인공이 수주하는 임무들이 진행되며 한 편 한 편을 읽어나가며 주인공의 성장과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정립이 차곡차곡 잘 쌓여나가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땡전 한 푼 없는 주인공이지만 RPG게임의 초반부처럼 폭풍성장을 하는 (고인물) 주인공의 행보도 점점 기대가 되네요.
사이버펑크라는 서브장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기꺼이 추천드리옵고, 전형적인 이야기들이 조금 물리신 분들에게도 추천드립니다.
Commen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