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이 무의미한 때가 있습니다. 분명 두 눈을 뜨고 두 구멍으로 숨을 쉼에도 사는 것이 아닌 순간이 있습니다.
때론 이렇게 살아간다는 순간이 느리게 스스로 목숨을 끊어가는 과정이 아닌지 생각하곤 합니다.
주인공 역시 그렇습니다. 중소기업의, 무가치하고 언제든 교체 가능한, 소모품이나 다름 없는 역할의 회사원으로 살고 있습니다. 가족에게는 먼 옛적에 버려졌고 친구라곤 직장 동료 하나가 전부.
일을 끝마치면 사육장같은 조그만 집으로 돌아가 불친절한 이웃들을 지나치고 가구라곤 몸 기댈 소파와 주워온 4인용 식탁, 냉장고가 전부인 방 안에서 맥주 한 캔을 따서 마십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되뇌이길, 나는 괜찮아.
다만 이렇게 끝나는 이야기는 너무 슬프지 않습니까?
어느날 주인공은 출신 보육원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됩니다. '위탁 부모'가 되어 달라는 부탁이었죠. '위탁 부모'란 입양되기 전까지 아이를 대신 길러주는 이들을 뜻합니다.
갑자기 떠안겨진 과일 바구니 하나. 그 안에는 몸을 뒤집지도 못하는 갓난아기가 눈을 반짝입니다.
그러나 아이의 발그레한 볼이 너무나도 귀여웠던 탓일지, 아니면 자신과 같이 버려진 아이에게서 스스로를 발견한 것인지 주인공은 아이의 진짜 부모가 되고자 마음먹습니다.
물론 혼자 겨우 먹고 살았던 회사원이 아이를 기르기란 쉽지 않습니다. 2시간마다 깨서 분유를 먹이거나 기저귀를 갈거나...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역시 돈이지요.
그러나 누구의 인생이건 신이 머물다 가는 시간이 있다 했던가요. 주인공은 상식 밖의, 판타지적인 무언가를 통해 팍팍한 삶을 조금씩 개선해나갑니다.
힙겹고 고되고 위태롭지만 한 발자국 앞으로.
품에 안은 아이를 위해서.
개인적으로 최근 가장 감명깊게 읽고 있는 글입니다. 혹시라도 이야기가 중간에 멈추어 버릴까 두려워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고자 추천글을 작성했습니다.
진행 속도가 느리지도 너무 생략하지도 않고 어디 하나 과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못 느낀 글입니다.
분명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하루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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