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에 처음으로 추천 글을 써 봅니다.
저는 발컨입니다. 컨트롤 중요한 게임은 젬병입니다. 액션 RPG 하다 보면 패드 던지고 싶어요. 아니 왕국이 존망의 위기에 처했는데 왜 창 들고 활 쏘고 싸워야 하지, 쟤 쟤 쟤 그냥 총 쏘면 죽을 것 같은데, 저 마왕성에 칼 들고 돌격하는 미친 짓 말고 수천 미터 위에서 그냥 짜르 봄바를 하나 쾅! 크으으 경기 끝났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퇴근 치맥 훈훈. 얼마나 좋은가? 자주 생각하죠.
〈천재 공학자는 SSS급 헌터〉의 도입부가 대략 그런 느낌입니다. 몬스터와 별 사악한 잡것들이 게이트 열고 나타나서 지구 인류를 침공했고, 특별한 능력을 각성한 인간들이 헌터가 되어 활약하는 전형적인 헌터물의 세계입니다. 그러나, 인류 최강자 주인공 최건희는 헌터로서의 각성이니 초자연적인 능력이니 그딴 거 필요 없습니다. 우월막강한 과학기술의 힘으로 만든 하이테크 수트 아머. 섭씨 20억 도의 플라스마 발사. 어떤 대마법사의 마법이 섭씨 20억 도의 플라스마를 발사할 수 있습니까? 축하합니다 과학 승리!
얼마나 세냐면 게이트 발생을 누구보다 먼저 탐지한 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가서 뽀개버린다. 그래야 즐거우니까. 크··· 속이 시원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천재 공학자 갑부 수트 아머 히어로가 있는데··· 그거의 좀 더 호쾌하고 막강한 버전이 헌터물의 세계에서 활약한다고 할까요. 제가 원했던 수트 아머 히어로 이것이다. 섭씨 20억 도의 플라스마 발사! (저승에 가서 쓰레기통이나) 뒤져라 마신! 인류는 승리했습니다. 이게 프롤로그입니다. 어 시원하다!
주인공 최건희는 마신과의 일전에서 승리하여 지구를 지켰으나, 그 자신도 심각한 피해를 입어 결국 사망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의 미래에 자신의 후손인 최지용의 몸에 빙의하여 눈을 뜹니다. 병약한 최지용의 몸과, 최건희 사후 몰락한 집안과, 어쩐지 잘못 알려져 있는 과거의 역사··· 좋든 싫든 최지용으로 살아가야 하는 주인공은 힘겨운 고군분투를 시작한다 뭐 이런 이야기··· 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류 최강의 헌터로 군림한 천재 공학자의 무서움은 어디에 있는가 하면 하이테크 수트 아머에 있는가? 당연히 아니겠죠? 그것을 만들어내는 지식과 지성에 있겠죠? 그게 고스란히 머릿속에 온존되어 있으니, 앞으로 최강의 주인공은 빈약한 기반에서 모든 것을 어떻게 재건해 나갈 것인가 뭐 이렇게 생각하면 괜찮은 소재입니다. 물론 그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다 작가에게 달렸죠. 저는 이 작가의 전작을 다른 플랫폼에서 보고 팬이 되었는데요. 〈지옥의 왕 전업주부〉라고, 남자가 집에서 애 키우면서 집 보면서 고된 육아와 가사 노동의 삶 속에서··· 살다가 지옥의 왕 바알세불이 남자를 찾아와서 크하하 너에게 막강한 힘을 주마! 이 세상에 파괴와 살륙의 피바람을 일으키자! 그래서 남자는 지옥의 왕의 막강한 권능을 동원하여 아기를··· 재우고··· 기저귀를 갈고··· 재밌습니다 한번 보세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전작하고는 전혀 다릅니다. 지금까지 읽은 소감은 아···
이게 뭐라고 재밌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전작하곤 전혀 다른데, 사실 전 전작이 더 취향인데, 근데 이게 왜 재밌는 건지 멈출 수가 없어요 계속 읽게 되네요. 정확히 어디라고 집어서 말은 못하겠는데, 〈천재 공학자는 SSS급 헌터〉는 약간 김화백 만화 느낌도 들고, GTA 컷신 느낌도 들고, 하여간 재밌어서 그냥 계속 보게 돼요.
다만, 저도 이공계인데··· 하이테크가 중심 소재라고 해서, 과학기술적인 방면으로 엄밀하고 철저한 작품은 아닙니다. 게이트 나오고 몬스터 나오는 마당에 과학적으로 엄밀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지만 뭐··· 과학기술 분야에 조예가 있는 분들은 그냥 평범한 판타지 소설 읽는다 생각하시고 봐 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제가 이 적백이라는 작가의 특징이랄지 장점이랄지··· 느낀 것을 세 가지 정도 써 보겠습니다.
첫째는 문장입니다. 제가 이 추천 글 제목을 "빠른 문장 강한 전개"라고 적었는데 뭔가 너무 거창하고 또 형용사가 잘못된 것 같지만 그렇습니다. 이 작가의 장점은 쾌속 전진하는 문장입니다. 짧고 쉽고 빠릅니다. 얼마나 빠른지 가끔 문장부호도 생략하고··· 문장부호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으면 문장의 느낌이 바뀌죠. 이 작가의 고유한 스타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쎄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아시겠지만 저는 저런 문장하고는 완전히 거리가 먼 사람인데요. 저렇게 쓰라고 해도 쓸 수도 없고··· 하지만 저도 적백의 글을 읽으면 그냥 막 읽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순식간에 다 읽었거든요. 책만 펼치면 잠이 온다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문장이죠. 웹소설다운 문장이라고 해야 할지. 문장이 쉽다는 것은 그만큼 문장이 아닌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문장을 해석하는 데에 뇌 자원을 소모하지 않으니까. 아무튼 읽기 좋습니다. 읽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둘째는 템포입니다. 템포가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원시원하게 진행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는 다 전달합니다. 템포를 결정하는 요소는 제 경험상으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취사선택입니다. 뭘 묘사할 건지, 뭘 묘사 안 하고 그냥 독자의 상상에 맡기고 넘어갈 건지 정해야 하는 겁니다. 이걸 잘하는 능력은 걍 타고나야 되는 것 같아요. 다른 하나는 설정과 사건의 밀도입니다. 총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단위 텍스트당 얼마나 많이 나오느냐가 중요하죠. 간혹 보면 한번에 뭘 머릿속에 많이 담아 두고 읽어야 하는 소설들이 있어요. 설정 폭탄이든지 사건 폭탄이든지. 작업 기억을 요구하니까 읽기 피곤해요. 읽다가 말면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따라가기도 너무 힘들고. 이 작품은 그런 거 없습니다. 아마도? 별로? 그냥 물 흐르듯이 쭉 읽으면 됩니다. 이게 첫째 장점과 결합되니까 너무 잘 읽혀서 으악 빨리 다음 편 내놔 하고 곶통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도 빨리 그렇게 하시고 저와 함께 곶통을 받으며 연참 호소를 합시다.
한편으로 위 두 가지 특징 때문에 다른 소설에 비해서 1회당 진행이 더 많이 되는 느낌이 있어요. 분량이 더 많고 그런 게 아닌데 이야기 진도는 더 많이 나가는 느낌입니다. 여기에 대한 저의 솔직한 의견은··· 으헤헿 개꿀이다
셋째는 드립입니다. 적백의 글은 별로 웃기려고 쓴 것 같지 않은 곳에서, 이상한 데서 빵빵 터집니다. 날고 긴다는 작가들 중에도 이런 거 절대 못하는 사람들 많아요. 괜히 하려다가 아재개그 부장님개그 나오고 갑분싸되고 손발만 오그라지고. 필력이랑 드립력은 완전히 별개라서. 사실 이게 웃기는 재능과 웃기고 싶은 욕심을 둘 다 타고난 사람이 오랜 세월 그걸 연마해 왔어야 되는 영역인데, 재능과 근성이 둘 다 필요한 영역인데, 적백이라는 작가는 그게 있습니다. 똘끼라고 하나요? 딱히 웃기려고 의도하고 판을 깔고 만든 장면도 아닌 것 같지만 뜬금없이 웃긴 부분들이. 스테로이드라든지 天··· 이라든지, 어찌 보면 그냥 막 지르는 것 같지만 또 웃겨요. 그래서 아예 개그물도 써 주면 좋겠는데, 웹툰이 아닌 웹소설 쪽에서는 개그물은 아직 마이너 장르이다 보니··· 이 사람은 이번 작품이 성공해서 인지도를 좀 얻으면 차기작을 개그물로 쓸 수도 있지 않을까? 뭐 그건 결국 여러분에게 달렸군요.
결론은, 술술 읽히는 즐거움이라든지 대중성이라든지 오락성이라든지 다 잘 갖춘 것 같은데, 참 괜찮은 작가인데, 잘 돼서 앞으로도 계속 소설을 써 주면 좋겠는데, 아직 노출 경로가 없어서인지··· 독자 수 붙는 속도가 좀 더디네요. 이대로 접히면 아까울 것 같아서 추천의 글을 두서없이 써 봤습니다.
작품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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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99 부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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