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글을 둘러보니 맵시 있는 제목들이 많아 어설프게 흉내를 내보고 싶었는데요.
문득, 작가님 필명을 보고 제목이 떠올라 귀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정판을 즐겨 보진 않는데요.
정통 판타지가 가지는 밀도 있는 설정과 분위기, 서술트릭이나 핍진성 같은 것들을 생각할 머리가 없습니다. 먼저 빈약한 상상력에 골치가 아프고요. 그보다는 가볍고 경쾌하며 속도감 있는 작품들에 손이 자주 가는 편입니다.
이번 작품도 장르 구분에 ‘퓨전’이 없었더라면 손을 대는 일이 없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주관과 무관하게 <회귀한 기사의 용병생활>은 재밌는 글이란 감상을 받았습니다.
과거 황제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전장을 호령한 기사였으나, 용도가 다한 사냥개와 같은 최후를 맞은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해 용병으로서 활약한다는 표리상응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익숙한 장면들에 적당한 위트를 섞어, 직관적이면서도 하드보일드한 분위기를 연출한 작가님의 감각이 재밌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주인공의 거침 없는 행보와 완곡한 성장 곡선이 맞물리는 부분도 어색함이 들지 않았고, 주변 인물들과의 케미도 제법 공을 들인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클리셰가 많이 사용되어 있어 부담 없이 볼 수 있으면서도, 적당히 무게감 있는 작품을 찾고 있으시다면 한 번쯤 찍먹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조금 더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줘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인데요. 이후 회차에서 포텐있는 장면들이 나오길 기대감을 가질까 합니다.
이번 공모전에서 모두 재밌는 글을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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