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적휘적-
오채색으로 물드는 호접들의 난무는
눈빛 시린 하얀 검광 되어 어두운 밤을 밝힙니다.
훠이훠이-
나비의 날개짓 아래...
새하얀 검광 하나, 하나, 하나...
구름 되어 노닐까, 바람 되어 다스릴까.
아니야, 벼락이 되어야지.
벼락 되어 번쩍여야지, 그래야지...
그러나 남는 것은 시린 고독 하나, 하나, 하나...
날자-
훠이훠이 휘적휘적-
나비가 제격입니다.
자유로이 훨훨~
자유롭기에 아름답습니다.
요악스럽습니다.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운엽은 나비입니다.
꽃은 어디 있습니까?
나비는 오늘도 꽃을 찾아 헤멥니다.
꽃줄기를 타고 훠이훠이-
꽃봉우리는 너무 높기만 합니다.
가는길에 사마귀가 한가득.
가는길에 거미들이 한가득.
영특한 나비는 굴하지 않습니다.
상처입고 날개가 찢길지라도 꽃봉우리는 바로 눈앞에 있는걸요.
동생을 아끼는 벌이 내려와 힘을 내라고 외쳐주는 것을요.
꽃은 너무 서글픕니다. 너무 외롭습니다.
사랑하는 나비가 곁에 없어 너무 외롭답니다.
벼락은 되지 마세요.
나비라도 좋답니다.
그저 곁에만 있어주신다면,
제 곁에 머물러 주실 수 있으시다면
그걸로 저는 더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아직은 말 못할 이 감정.
'네가 왔구나, 네가 왔구나..'
제 곁에 오신다면 날려드릴 꽃잎 하나.
'저는 당신을......
오늘도 꽃은 나비가 날아들길 기다린답니다.
-fin-
"그 어떤 칼을 얻어도, 그리고 그 칼을 수 백년을 갈고 닦아도 얻
지 못할 힘, 그런 힘을 한 여자를 통해 느끼게 되었지. 그런걸 사랑
이란 단어로 표현하는 건가? 큭큭!"
"그런데… 그 여자가 위험에 빠진 것 같아. 그것을 일깨어 준 사
람이 나였고 어쩌면 내가 그것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에 위험해졌을
지도 모르겠어. 가만 두었으면 그 여자에겐 상관없을 지도 모르는
일을 말이야. 어쨌든 그 여자는 내 판단을 믿었고 그래서 그때까지
는 아무런 문제없이 흘러가는 배 위에서 뛰어 내렸지. 그 순간부터
난 그 여자를 지켜주어야 할 운명을 안았고……."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