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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 한초희
작성
06.12.27 12:01
조회
5,610

작가명 : 유성룡 / 옮긴이 : 김흥식

작품명 : 징비록

출판사 : 서해문집

이 작품을 소설로 보아야 하는가? 에 대한 자답을 구해 보자면 이 작품은 하나의 기록으로 보는것이 옳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질적인 전투에 참가해서 병사들의 고충을 하나 하나 기록했다기 보다는 관리의 시각에서 들여다 본 전쟁에 대한 기치적인 존재가치와, 왜란을 둘러싼 백성 그리고 관정과의 갈등을 그려내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국론이 분열하고 국정이 부패하면 제 아무리 강군을 지녔다 한들 외압에 맞설 수 있겠는가? 자뭇 심지한 어조로 시작되는 징비록의 서막은 이미 임진란의 발발을 10여년 전 부터 예고하고 있었다. 최근 큰 반향을 일으킨 KBS 의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 대한 국민적인 여론의 관심과 폭발적인 인기도는 이순신과 관련된 모든 배경으로 국민적인 관심이 돌아서게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05년 한 해는 그야말로 이순신으로 빛이 난 해였다. 그리고 그 여파는 2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국민들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에 따라서 사람들은 점차 전쟁의 기운을 사전에 포착하고 일본을 통일한 히데요시와 그 막부측근들의 움직임을 파악해 낸 유성룡의 선견을 다시 보고자 하였다. 징비록이 이렇게 알려지게 되었으며, 난중일기와 더불어 임진란과 정유재란의 참상을 낱낱이 알 수 있는 가장 우선적인 자료로 징비록을 삼게 되었다.

징비록이 처음으로 출간된 것은 정유재란이 끝난 1633년 경으로 유성룡의 아들 유진이 [서애문집] 을 발간하면서 그 속에 아버지의 기록이라 볼 수 있는 [징비록] 을 수록하게 된 것이 계기라고 볼 수 있다. 이후 1647년에 이르러서 그의 외손자뻘인 조수익이 경상남도 관찰사부로 재임하던 기간 중 총 16권 분량으로 구성된 방대한양의 기록 문집 [징비록] 을 완편하게 된 것이 이 세상에 나타난 임진란과 정유재란의 참상을 낱낱히 밝힌 [징비록]의 정체가 된 것이다. 징비록은 상, 하 편과 판본이라 볼 수 있는 [녹후잡기] 로 구성(부록) 되어 있다고 하지만 현재 녹후잡기가 먼저 세상에 나왔는지, 아니면 징비록이 먼저 발간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현대적인 문체로 발간된 것은 1936년 일제강점기 시대에서 국민적인 저항의식을 이끌어 내기 위하여 조선사편수회에서 이 징비록의 필사본을 인쇄물로 출판한 것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출판 이후 이 징비록에 대한 완성도는 높게 평가되어 수 많은 사람들에 의해 번역본이 재 출간되기도 했었을 정도로 과거 사람들의 징비록에 대한 관심도는 매우 높은 편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징비록의 구성은 상-하 총 2권과 부록집이라 볼 수 있는 녹후잡기, 그리고 근포집 총 2권 분량과 진사록 전체 9권, 군문등록 총 2권을 합하여 전체 16권의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다. 징비록의 상-하 2권 분량에 수록된 부분은 임진왜란의 전초에서 전후까지의 모든 전황과 그에 따른 유성룡의 깊은 식견이 수려한 글 솜씨로 풀어헤쳐져 있다. 녹후잡기는 일종의 부록집이라 볼 수 있는데 이는 유성룡이 임진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면서 7년 이상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고 경험하고 주변에서 들은 내용들과 그 당시 사용된 화포, 병장기류의 종류와 군사편제에 대한 소개, 짧은 전황도들의 다양한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 근포집의 구성은 총 2권 분량으로 완성되어 잇는데 여기에는 계사(啓辭/논죄(論罪)에 관하여 임금에게 올리던 글)) 를 모아 놓았다. 그 외에도 임금에 대한 개인적인 정론의 소감도 포함되어 있다. 진사록의 부분에는 1592년(임진년) 부터 이듬해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장계(감사(監司) 또는 임금의 명령을 받들고 지방에 나간 벼슬아치가 글로 써서 임금에게 올리는 계본(啓本)) 를 수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마지막 군문등록의 총 2권 분량에는 유성룡이 도체찰사(都體察使/조선시대에 의정이 맡은 전시의 최고 군직으로 정 1품의 품계를 지니는 관직이다) 로 재임하던 기간중에 작성한 문이류(文移類/번역문집) 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이렇게 군문등록의 내용까지 포함하여 이것들을 전부 [징비록] 이라 칭한다.

당시 임진변이 일어나기 전 조정에서 열린 장수의 천거에 앞서 유성룡은 임금께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매사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더구나 적의 침입에 대비하는 경우라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변란이 필요하다면 어차피 이일을 내려보내야 할 것입니다. 그럴 바에야 일찌감치 내려보내 준비를 갖추도록 하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일을 당하고서 누군가를 내려 보낸다면 그 지방의 지리에도 익숙치 않을 것이요, 군사들의 실력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일 것입니다. 그래서는 결코 적을 물리칠 수 없습니다. 병법을 보더라도 이런 경우는 절대 피하게 되어 있습니다. 만일 지금 준비하지 않는다면 후에는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중략)

그러나 경상감사 김수 가 반론을 제기하였다.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온 제승방략책을 갑자기 바꿀 수는 없습니다."

결국 유성룡의 주장은 폐기되고 말았다.

유성룡은 양병도 중요하지만 현재 조선에서 유지되는 제승방략책을 우려하고 있었다. 제승방략책은 평소에는 지역에 흩어져 치안을 담당하던 관군들을 유사시에는 한 장소에 집결시킨 뒤, 중앙에서 파견된 장수의 지휘를 바탕삼아 유사시에 대응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전의 폐혜성은 이미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시 되어 왔다. 결국 상위 관리들의 부패현상으로 인한 전술의 미 검토, 그리고 편이성만을 위해 제승방략만을 고집하겠다는 지방의 관리들에 의해서 유성룡의 개혁안은 반대에 부딪혀 좌초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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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 김흥식

출판사 : 서해문집(오래된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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