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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부유해진 자공 편

작성자
Lv.1 한초희
작성
06.10.03 00:40
조회
6,909

작가명 :

작품명 : 논어(1.부유해진 자공 편)

출판사 :

"선생님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으면 되겠습니까?" 자공이 묻자, 공자가

"괜찮다, 그러나 가난하면서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 예를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다" 그러자 자공이

"시에 이르는 절차탁마란 이런것들을 두고 말하시는 것들이군요"

하고 말하자, 공자가

"자공아! 비로소 너와 더불어 시를 논할 수 있겠구나..과거를 말해주면 미래를 알겠느냐?"

[學而篇]

처세술에 대한 처신을 담고 있는, 학이편의 논어 주제 첫 소개로 "부유해진 자공" 에 대해서 논해볼까 합니다.

우러나는 처세술과 내키지 않는 꾸밈어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이천년전의 공자는 분명 시에 이르는 절차탁마를 사람들과 논하고 싶어했을 것입니다, 다만 그러한 그릇에 이르는 사람이 주변에는 없었던 것이지요. 그나마 공자의 가장 우수한 제자라고 불리우는 자공이 하루는 들뜬마음으로 자신의 처세에 대해서 공자와 논하고자 합니다.

부유하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비유를 들 것도 없이 성서의 한 귀퉁이에는 이렇게 씌여있습니다. "마음이 행복한자 세상을 얻으리라" 그 세상이 물질적인 세상이 될지 아니면 정신적인 행복이 될 것인지? 그것은 불교 내지는 도교에서 말하는 "해탈" 과 유사한 것으로 우리들은 "깨달음" 내지는 "득도" 로 이해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도 라는 것을 어렵게 접근했지만 막상 결론은 자신의 안위만을 위하는? - 어찌보면 상당히 이기적이고 염세적인 철학이라고도 생각될 수가 있겠지요. 아무튼 나머지 공자의 제자들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볼때 그 와중에서 자공은 스스로를 중심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선생님은 이전에 가난하면서도 원망하지 않는 일과 부유하면서도 교만하지 않는 일 중. 가난하면서도 원망하지 않기가 더 어렵다고 말씀하셨지만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 부유하면서도 교만하지 않기가 ... (후략)

과연 자공이 생각하는 것이 맞는 말일까요?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다분히 현실적인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확신의 어조는 분명. 자로가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얻음에서 나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 볼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난과 부유를 구분하는 것이 꼭 재화(돈) 이어야 하는가?

2) 그렇다면 어느정도의 재화를 가져야 부유하다고 할 수 있는가?

주관적으로 풀어보는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렇다 입니다. 왜냐하면 지표가 될 수 있는 부의 척도는 결국 보유한 재화의 양에 근거할 수 있게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되면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간단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답변을 내려버리면 두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상당히 곤혹스럽게 됩니다. 왜냐하면 모든 만인이 "부유" 라는 것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만약 "부유하다" 라는 위치에 있다고 주변에서 치켜세워준다고 한들, 자신이 느끼기에 부유하지 않다고 여기면 그것은 부유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공자는 처세에 대한 것을 다음장을 통하여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 참으로 회는 어진 사람이다.. 사람이란 한 그릇의 밥과 한 쪽박의 물을 먹으며 누추한 거리에 살게 되면, 그 괴로움을 참지 못하거늘, 회는 그의 즐거움을 변치 않으니 그는 참으로 어진 사람이다.

처세라는 것이 결국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자신을 뒤떨어져 보이지 않기 위해서 최신 유행정보를 뒤져가며 필요없는 재물을 구입해서 치장하는데 온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 과연 "부유"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외형적으로 구색을 들인 모습으로 판단하는 시대적인 지침도 있긴 하지만 결국 자신이 행복하지 아니하면 그 부유는 어딘가 초라해 보입니다. 차라리 넝마의 멋을 아는 멋쟁이가 입은 찢어진 청바지 하나와 하얀색 면티의 사나이가 .. 넥타이 삐뚤어진 휴고보스 정장의 남자보다는 더 멋스럽게 느껴지는 까닭에 근거한 이치이지요.

그렇다고 공자의 말처럼 노숙인으로 살면서 자신의 재화를 완전히 버린채 등지고 살아가라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것은 바로 자신을 끊임없이 계발하는 자세에서 우러나오는 가르침들을 수용하는 자신의 도량이라는 것이지요. 그것이 깊어질 수록 마음에 담기는 성취감과 행복감은 溢就滿穀할 것입니다.

시경(詩經)의 한 구절처럼

"칼로 베는 것 같고, 줄로 쓰는 것 같고, 글로 다듬는 것 같고, 숫돌로 가는 것 같다"

자신을 부유하다고 생각하게 될 때 사람은 끊임없는 자괴감에 빠지게 됩니다. 과연 부유의 종착역이 행복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러한 목표없는 사람에게 닥치는 것은 결국 죽음뿐입니다. 사람은 항시 모자라고 자꾸만 여기저기서 둑이 터지는 "행복" 을 막으며 평생을 소비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불행하지도 않습니다, 모든것은 부유해진 자공의 말 처럼 심적으로 배움의 깨달음에 취해 순간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것이 아님을 이 글은 말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시경의 시를 논할때 비로소 공자는 이렇게 입을 엽니다.

"자공..좋은데 생각이 미쳤구나..그래야만 더불어 시를 논할 수 있는거야 시의 마음은 깊고도 깊은 것이므로 끝까지 깊이있게 파고 들어갈 만큼의 열의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그 진수에 다다를 수 없는데, 너라면 그것을 해낼 수 있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자만에서 자신의 오류를 발견하여 부끄러움을 느끼는 자공의 솔직한 마음과 용기 그것이 아닐까요? 마음이 배고플 수록 그 사람에게 채워지는 심적인 행복의 값어치는 커다란 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제비평을 마무리 하며 써 보는 속언중에 이러한 말이 있지요? "아무리 맛나보이는 진수성찬이라고 해도 한낱 배부른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고, 배고픈 사람에게는 간장종지 하나도 가장 맛나보이는 찬거리가 된다" 는 말을 우리는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행복 .. 그리고 부유 라는 것.. 그 목표의 구분과 본문에 제기 된 두 가지의 질문에 대해서 오늘은 여러분들에게 숙고해 볼것을 권해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글들을 올려주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밤 되시길 ( __)

덧 : 요새는 읽기 쉬운 논어, 맹자 같은 <-- 이런 책들이 많이 서점에 나와 있더군요 .. 한 두 번 읽어서 그 사상을 전부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인생에서 읽어볼만한 글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최근에는 여기저기 둘러보면 좋은 글들도 많고, 작가의 수준도 높아져서 버릴 글들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고대에서 현대에 까지 이어져 온, 수 천년전에 등장한 현인들의 가르침은 동서고금이나 시대상조를 초괄하여 역시나 새겨 들을만 하다고 봅니다. 우선적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교양이 무엇인지? 그리고 스스로가 깨닫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미완성적인 부분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싶을 때가 오면 주저말고 이러한 분야의 책들을 꺼내보실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덧2 : 자공(賜端木) 은? 공자의 제자(공문십철/孔門十(聖)哲) 의 한 명으로 세리에 능하고 문장에 매우 능하였으며, 공자의 가르침에 위배되지 않는, 공자가 가장 아끼는 제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에 따라 노나라와 위나라에서 재상을 맡은 인재입니다.. 공자가 자공을 얼마나 아끼는지는 논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그 중 오늘 다뤄본 학이편에서는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子貢曰 詩云 如切如磋 如琢如磨 其斯之謂與. 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이라는 말로 공자의 총애를 듬뿍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지요.


Comment ' 2

  • 작성자
    l엿l마법
    작성일
    06.10.03 13:48
    No. 1

    자공이라면...부유해서 자신을 망쳤다고 들은 것 같은데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한초희
    작성일
    06.10.03 16:02
    No. 2

    그렇기에 공자가 가장 총애하는 제자가 될 수 있었다지요 ( __)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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