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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프라다를 버리고

작성자
Lv.1 한초희
작성
06.10.19 12:23
조회
5,826

작가명 : 로렌 와이스버거

작품명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출판사 : 문학동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패션에 대한 인간들의 본능은 나뭇잎만으로 가리고 살았던 시절부터 살가죽의 노출이라고는 1평방센티 조차도 허락하지 않았던 뒤덮음과 화려한 치장의 시대를 지나, 다시 노출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분명 천사는 그의 권위를 땅에 추락하기 전 벗어던졌을 것이며 헐벗은 인간들은 창세기의 그것 대로 땅에서 자라나 땅으로 돌아갔다. 그 틈을 탄 악마는 "의식주" 라는 기본적인 생존가치 중에서 "의" 를 가장 우선적인 인간의 욕구라고 보고 인간에게 옷을 입는 방법을 가르쳐왔다. 그것이 바로 악마다.

세계의 4대 패션 컬렉션의 스케쥴을 자신의 손 안에서 쥐락 펴락하는 여자, 그녀가 없는 자리에서의 패션쇼는 상상할 수도 없었고, 유명디자이너들의 선물공세에 시달리는 유일한 세계 최고의 황녀. 자신의 추천만으로 무명 디자이너를 세계 일류 디자이너로 둔갑시키는 실력을 지닌 패션지 <보그> 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 그녀는 어시스턴트 이자, 이 소설의 작가인 로렌 와이스버그에 의해 "악마" 로 묘사되고 있다.

바꾸어 생각하면 이 소설은 꽤나 발칙한 상술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작가 자신의 헤더가 무명에 가까운 편집장이었다고 하면 이 소설에서 결코 악마는 프라다를 입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가 악마라고 표현한 그 편집장보다 더 독한 악마가 되어 자신의 상관을 모델로 하여 자신의 인기를 뒷받침시킨다. 는 점은 수 십번 넘겨짚어 생각해 보아도 발칙하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실질적인 "증오심" 으로 이 소설이 씌여졌는가? 아니면 콧대 높은 패션계를 풍자하고 그 내면을 까발리기 위한 복수심으로 "씌여졌는가? 는 이 소설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게 사실이다. 인간이 태초부터 지금까지 입어온 그 역사를 단순히 소설 두 권만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작가는 현재 인간이 입는 유행의 권위자이자 정점 그 하나를 강렬한 회상문구로 질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시점의 충돌과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결국 우아하게만 보여질 줄 알았던 캐리어우먼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책으로 외압의 끊임없는 도전과, 명인의 어시스턴트라는 부담감을 털줄 알아야 한다고 먼저 경고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전개를 보면 캐리어로 성공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라는 주제 뒤에 "복수심 그리고 덧없음" 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만한 상술은 없으며, 유명인의 이름을 빌어 스스로의 작품에 대한 성공을 기댄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 것 같다.

소설속에서의 잡지 "런웨이" 는 그러한 악마들이 뭉쳐서 동떨어진 세계를 창출하는 하나의 "유토피아" 와도 같다. 그들은 결코 "서민" 이나 하층을 바라보고 글을 쓰지 않는다. 잡지 속에 등장하는 펜던트의 가격은 수십만달러를 호가하며 선글라스와 핸드백같은 악세사리도 최소 몇만달러를 넘나든다. 공교롭게도 이러한 상품들은 "명품" 이라는 이름으로 치장되며 그 명품들의 품질과 그 명품으로 치장시켜 사진을 찍은 모델들의 품위는 그 잡지를 바라보며 캐리어를 동경하던 뉴욕의 여성들에게 악마와 같은 속삭임으로 다가온다. 캐리어로써의 제 1의 가치를 패션에 두고 제 2의 가치를 스스로의 경제적인 능력에 두고 있다. 남자가 여성을 차별해도 구속되는 시대에서 여성이 같은 여성을 차별하고 구분하려 나서는 것이다. 게다가 소설내의 이러한 설정이 그저 설정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이라는 것이다.

분명 작가는 이러한 점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자 함으로써 단순한 일개 "잡지" 가 가지는 독선적인 판단과 패션왕국, 그 왕국을 지배하려 드는 자신의 상사를 비꼬아서 비판하고 있다. 그 왕국의 황녀가 생각하는 것은 "모든것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흘러간다" 라는 생각 뿐이며, 비행기로 회장으로 이동하며, 마음에 드는 것들이 있다면 비행기로 공수할 것을 명령한다. 이는 순전히 자신만의 만족을 위해서이며, 그 권위에 찌든 악마에게 타인을 위한다거나 패션의 발전을 위한다는 초창기의 명목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그 악마를 수행하면서 남은 것은 성공이라는 덧없음에 희생된 자신의 인맥, 건강, 미래에 대한 확신이었다. 결국 스스로의 길을 위해 잡지사를 떠나온 앤드리아는 자신의 분투기를 짤막한 글로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 제목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로 시작되었다.

Attached Image

로렌 와이스버거

문학동네

2006년 5월 1.2권 신판

7650원

발칙한 어떤 여자에 대한 또 어떤 발칙한 여자의 발칙한 복수극 ..

천사는 프라다를 버리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그리고 인간은 화려한 악마를 따른다


Comment ' 5

  • 작성자
    Lv.15 앙냐세영
    작성일
    06.10.19 12:32
    No. 1

    어려운 책이구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고요한아침
    작성일
    06.10.19 14:41
    No. 2

    에.. 그러면 저기 황녀라는 여자가 실제로 있는 인물이라는 건가요?
    아직 황제가 있는나라가 몇개더라...
    아니면 가상의 환타지인건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한초희
    작성일
    06.10.19 15:51
    No. 3

    패션잡지 아메리칸 보그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를 모델로하여 만들어진 소설이라죠,, 패션업계의 대표적인 캐리스트로서 철저한 자기관리와 투철한 시간관념으로 유명한 사람이예요.. 혹자들은 이러한 모습들을 악마가 씌웠다고도 평하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한초희
    작성일
    06.10.19 15:52
    No. 4

    역시 이 책도 개인적인 취향차이에 따라서 그 재미가 반감되는 면도 심한듯 싶네요.. 이슈화적인 면만 드러낸 가벼운 소설이 될 수도 있겠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얼음꽃
    작성일
    06.10.19 17:26
    No. 5

    ...덕분에 보그지의 편집장은 사무실 리뉴얼에 들어갔다는..;;
    메릴스트립이 연기한 편집장의 사무실이 안나 윈투어의 사무실을 모델로 했다고도 하죠. 아무튼... 볼만한 책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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