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한번 정통판타지란 주제로 이런 감상글을 쓴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퓨전 그것도 현대인 넘어가는 퓨전장르로
쓸려고 합니다.
예전부터 쓸려고 마음 먹었는데 BIG 5란 숫자에 걸려서 즉 개인적
으로 수작이 다섯작품도 없는 것 같아서 못썼습니다.
여기서 퓨전이란 현대인물이 판타지 장르로 넘어간 것입니다.
(무협의 인물을 빼겠습니다.)
1. 열왕대전기
데뷔부터 그 거칠고 야성적인 필력으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주신 삼두표님의 퓨전작품 열왕대전기 입니다.
스토리는 현대인이 이셰계로 넘어와서 현대의 지식으로 능력을
키우고 모험을 하며 나중에 영지를 얻어서 대륙의 패권에 도전
하는 전형적인 퓨전틀을 갖춰지만 글이 표현되는 방식은 정말
다른 작품이었습니다. 현대인의 가치관과 판타지 세계의 가치관
의 충돌을 사실적이고 긴장감있게 묘사했으며 곳곳에서 보이는
고증에 대한 흔적과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 작가님이 자료수집
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보여주며 강한 몰입감과 흥분
재미를 안겨다 주는 퓨전장르의 태산북두같은 작품입니다.
2. 일곱번째 기사
판타지에 소드마스터가 안나와도 마법사가 거의 등장을 안해도
심지어 몬스터나 엘프와 드워프가 거의 자취를 감춘다 해도
독자에게 충분히 재미를 안겨다 줄 수 있음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너무나도 현대적인 사고의 주인공이 정감이 갔고 다른세계에서
얼마 안되는 현대 지식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기지와 재치를
발휘해서 위기를 넘길때마다 독자들은 짜릿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강한 주인공이 가져다 주는 통쾌함과는 틀린 아주 색다른
감각 이었습니다. 주제의식이 넘친 방대한 세계관과 10권이 넘는
장편임에도 1권-10권까지 관통하는 스토리의 일관성이 돋보인
퓨전장르의 보옥같은 작품입니다.
3. 더스크 위치
소설은 써본 사람이 안다는 듯이 판타지장르에서 이미 자신만
의 영역을 구축하신 윤현승님이 쓰신 작품입니다.
솔직히 다크문은 방대한 편수에도 불구하고 끌리지가 않아서
읽지 않았는데 그 다음작인 '하얀 늑대들'은 감탄을 금할 수 없
는 작품이었습니다. 취향차이를 감안해서 저에게 최고라 할 수
는 없지만 만약 다른 사람이 '하얀 늑대들'이 최고의 판타지라
해도 충분히 그 분의 식견이 납득이 갈 정도의 완성도를 갖춘
수작이었습니다. '하얀 늑대들' 이 후 다크문을 읽을려고 했지만
찾기 힘들더군요.. 이것 역시 재미있는지 궁금합니다.
여하튼 판타지 장르에 남을 수작을 쓰신분 답게 더스크 위치는
여타의 퓨전과 다르게 판타지 인물이 현실로 넘어옵니다.
확실히 기존의 익숙한 틀을 싫어하시는 분 같습니다.
역시나 개성적인 세계관과 돋보이는 대사처리 능력과 묘사력
글 자체를 어떻게 쓰시는 지 아는 것 같습니다.
역시나 압권은 인물의 설정과 표현력 이렇게 생동감과 개성이
넘치는 케릭터들의 향연은 '하얀늑대들'이후 계속되는군요..
취향 차이 때문에 다 읽지는 못했지만 꼭 다 읽도록 하겠습니다.
4. 스틱스
스틱스는 시장에서 반응이 안좋은 아주 아쉬운 작품입니다.
이런 것에는 초반부의 지루함과 산별적인 스토리전개등의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 이 점 역시 작품의 매력으로 봤는데 일반적
인 독자분들한테는 아니었나 봅니다.
이계진입 이후의 통쾌한 대리만족을 추구하지 않고 현대에 사는
고등학생이 낮선 곳에 떨어져서 겪는 끈질긴 생존기를
일인칭시점으로 그린 스틱스는 주제의 의외성과 설정과 세계관
에서 보여지는 참신함만으로도 충분히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데뷔작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5. 방문자
정말로 오래된 작품입니다. 한때 판타지장르시장의 양대 출판사인
자음과 모음(다른 하나는 황금가지...)의 대표적인 작품중 하나
입니다. 골수독자의 수는 (여성이 대부분이지만...) 오히려
카르세아린을 능가한 것을 알려진 중독성이 강한 작품입니다.
작가님이 여성이란 점도 특징중에 하나입니다.
그만큼 문체가 부드럽고 묘사가 굉장히 매끄럽고 훌륭합니다.
외모묘사에 관한 글을 읽는 것 만으로 머리속에 외모가 확연히
떠오르고 등장인물의 성격까지 어느 정도 파악이 될 정도로 입니다.
여성향적인면 때문에 취향이 분분했지만 탄탄한 세계관과 일관된
스토리 라인 등장인물마다 분명히 드러나는 매력과 성격등
데뷔작임에도 흠이 드문 잘 쓴 작품입니다. 그리고
등장 케릭터들의 이미지를 독자에게 잘 전달시켜서 글에 몰입감
을 주는 참으로 독특한 방법으로 눈을 떼지 못하게 했습니다.
통쾌한 스토리나 재치있고 위트있는 문장으로 몰입감을 이끄는
작가님은 많아도 이렇게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이미지와 매력을
이끌어내어 그것만으로도 글의 재미와 몰입감을 주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입니다. 완결을 내지 않고 잠적해서 팬카페에
원망의 글이 아직도 올라오고 있을 정도로 골수팬이 많습니다.
여하튼 이것으로 겨우 5개를 채웠씁니다. 5작품중 3개가 데뷔작
일정도로 퓨전장르에서 수작을 찾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것도 현대인으로 한정하니 더욱 그렇군요...
웬만해서는 한국 퓨전의 원전격인 '사이케델리아'도 넣을려고
했는데 퀄리티가 너무 부족하다고 느껴서 뺐습니다.
이외에도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BIG작품을 댓글로 달아주십시오
제가 안 읽은 것도 있을 것 같구요..
단 현대인이 판타지로 넘어가는 것에 한합니다.
더스크위치는 현대와 판타지가 연결되어 있어서 특별히 넣습니다.
(솔직히 초반부의 요원들은 현대에서 판타지로 온 것 맞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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