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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리트 메이지

작성자
Lv.93 에르나힘
작성
15.02.07 23:34
조회
6,110

제목 : 컴플리트 메이지

작가 : 김현우

출판사 : 청어람


모처럼 주말이라서 완결이 된 소설 한방에 읽어보려고 1권부터 완결권까지 빌려온 책입니다. 사실 뭔가 기대를 가지고 찾아본 것은 아닙니다. 이 작가의 기존작들을 알고 있지도 않죠. 그냥 완결이 된 책이고, 중간에 비는 책이 없이 다 꽂혀 있길래 한번에 집어온 것에 불과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제 뽑기는 실패라고 해도 되겠네요. 11권 완결권인데 11권을 빌려왔음에도 주말이 심심할 것 같으니까요.  꽤 긴 감상문이지만 요즘처럼 빨리빨리를 신봉하는 시대에 다 읽어보기 힘든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분들은 마지막 줄만 읽으셔도 됩니다.


현실 세계의 한국인이 판타지 세계로 넘어간다는 설정과 그렇게 넘어가서 이런 저런 고생하다가 결국 힘을 얻어서 떵떵거리면서 산다는 큰 줄거리는 왠만한 퓨전 소설들과 같습니다.


문제는 그 큰 줄기를 어떻게 이어가면서 살을 붙여나가느냐죠.


그리고 이것이 잘 나가는 작가와 그렇지 못한 작가를 나누는 기준이 됩니다.


흔하디 흔한 소재와 흔하디 흔한 스토리를 가지고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쓰지만 누군가의 소설은 대박이 나고, 누군가의 소설은 간신히 출판이 됩니다.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힘의 차이 때문이죠.


식상한 이야기지만 등장 인물들이 살아 숨쉬는 글, 너무나도 익숙한 이야기지만 다음에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지 예상이 되면서도 왠지 다음장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는 글, 혹은 큰 이야기의 틀은 유행을 따르지만 세세한 이야기의 전개는 기존의 어떤 작가와도 틀을 달리하는 독특한 전개를 따르는 글...


이런 것 중에서 단 하나만 만족해도 흥행은 됩니다. 만약 모두를 갖췄다면? 대박이 터지죠.


안타깝게도 [컴플리트 메이지]는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태블릿 pc라는 조금은 독특한 소재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집니다. 주인공을 비롯해 등장인물들 모두가 현실에선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2차원적인 인간들입니다. ‘아 저 상황이라면 나라도 그랬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인물이 없어요.


단지 현실과 판타지라는 세계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아닙니다. 그냥 인물들의 성격이 딱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느낌이랄까요? 사람은 누구나 여러가지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깥에선 일에 찌들어서 상사에게 굽신거리기 바쁘지만 집에선 누구보다 다정한 아빠일 수도 있고, 반대로 밖에선 유능하고 냉혹한 상관이지만 집에선 돈 벌어다주는 기계에 불과한 첫사랑을 아직도 못 잊는 불쌍한 가장일 수도 있죠. 일자리를 거의 포기하고 사는 백수지만 온라인 게임상에선 믿을 수 있는 성실하고 착한 길드원, 그러면서도 가족들에겐 눈치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테구요.


그런데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성격이 딱 하나뿐입니다. 작가가 부여해준 역할 하나 말고는 다른 삶이란게 없습니다. 오로지 그 역할 하나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인형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더군요.


물론 한달에 한권씩 써야 밥벌이가 되는 장르소설 작가가 입체적이고 사람냄세 물씬나는 등장인물들만 데리고 글을 쓸 수는 없을 겁니다. 그건 어지간한 천재라고 해도 힘들테죠.


그래도 최소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 그리고 소설 전체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연들 정도는 사람같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많이도 안 바랍니다. 주인공 포함해서 10명 안팎의 인물들 정도는 코스프레 인형이 아니라 인간같은 느낌이 좀 나야 소설을 볼만하지 않을까요?


소설의 전개는 전형적인 퓨전소설의 전개 형식을 따라갑니다. 현대의 한국인이 판타지 세계로 이동해서 힘을 얻고,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상황에 부딪혀가며 갈등과 그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등장인물들이 인형처럼 주어진 역할만을 하다보니 이야기 전개도 답답합니다. ‘왜 저렇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걸까? 이상하다’란 생각이 계속 따라다닙니다. 그렇다고 ‘와 저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도 있어?’ 이 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이야기가 좀 이상하게 흐르네’ 이 정도죠.


그래도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든 그 갈등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답답한 갈등이 풀어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적어도 이 부분은 칭찬해 줄만 하더군요.


보는 내내 답답하다 생각이 드는데도, 이해가 안가는 이야기 진행이 보여도, 갈등을 해결하는 부분을 보기 위해서 책장을 넘기게는 하고 있으니까요.


어떤 이유든간에 책의 마지막장까지 읽도록 만들 수 있다면 그 작가는 최소한의 성공은 거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전 대여점 사장님과의 친분과 완결권까지 한번에 다 빌려간다는 이유로 권당 5백원에 빌려왔습니다. 심지어 5500원도 아니고 그냥 딱 5천원에 완결권까지 빌려왔죠. (전 책에 실망할수록 속독으로 읽습니다. 덕분에 반나절만에 11권을 다 읽는 기록도 세워보네요.)


5천원에 완결권까지 빌려서 보는 것으론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 이상이라면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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