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랑
작품명 : 장군님 가라사대
출판사 : 루트미디어
(주의/ 제 추천글에 낚이셨다는 분들이 계속 나오셔서 추가합니다. 아래 본문에도 분명히 언급했지만, 이 작품의 스토리는 기존의 현대물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예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런 예상이 가는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히는 필력에 높은 점수를 줬던 것입니다. '난 술술 읽히더라도 예상가는 스토리는 싫어!'라는 분들은 다른 감상글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음. 문피아 가입하고서 첫 감상글이네요. 첫 감상글이니 만큼 기존에 없던 작품의 감상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마침 괜찮은 작품 하나 발견해서 올립니다.
시골에 한 번 내려갔다온 뒤에 연휴라 시간도 많겠다, 작심하고 대여점에 들렸는데 그새 신간이 많이도 나왔더군요. 뭘 빌려볼까 고르고 있는데 표지가 꽤 괜찮아보이는 신간이 하나 있더군요. 마침 장르도 시간때우기 딱 좋은 현대물. 요거다 하고 집어봤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장군님 가라사대'...상당히 중2병스럽습니다. 덕분에 무지 고민했습니다. 제목만 보면 100퍼 지뢰작인데 이걸 밟아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래도 표지가 제 취향이었으므로 눈 딱 감고 한번 빌려보기로 했습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네요. 딱히 깊게 빠져들 정도는 아니었지만 킬링타임으로는 요즘 나온 작품들 중에서 가장 좋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내용은 대충 왕따인 주인공이 신을만나 쿵짝쿵짝 인생역전을 시작하는건데...
솔직히 스토리는 뭐 기존의 현대물과 거의 같습니다.(인생역전. 대리만족.) 그래서 깊게 빠져들 정도는 아니라는 거죠.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무척 아쉬웠어요. 아무리 내용이 재밌게 풀어나가져도 틀이 똑같으니 다음 내용이 다 예상이 가거든요. 그런데 그런 뻔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게 만드는 걸 보면 확실히 뭔가 끌리는 매력은 있던 듯 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현대물의 오크라 할 수 있는 조폭들과 싸울때도 기존 현대물처럼 개연성 제로에 닥치고 조폭 OUT!이 아니라 나름대로 단계적인 개연성을 넣고서 싸우기 때문에 조폭들을 물리칠 때 통쾌함도 꽤 컸습니다. 기존 현대물에선 느끼기 어려웠던 통쾌함이었어요.
그리고 아쉽긴 하지만 나름대로 복선이나 뒷내용을 궁금하게 하는 떡밥들이 꽤 있어서 그 부분에 희망을 걸게 하네요.
개인적으로 신과의 동거나 신들의 내기 같은 설정도 괜찮아 보였고요.(물론 작가가 후에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요.)
다음으로 필력은 신인치곤 굉장합니다. ('이랑'이라는 작가는 지금까지 들은 적이 없으니, 신인이 맞겠죠? 아마.) 글이 조금 가벼운 편이긴 한데 이 가벼움이 작품의 몰입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술술 읽어 넘어가게 해줍니다. 무거운 글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맞지 않을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는데는 무리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음...그리고 캐릭터들도 기존의 틀에 박힌 양판 캐릭터성에서 벗어나려고 버둥대는게 보입니다. 물론 아직까진 기존과 이렇다 할 차이가 없는데, 주인공과 계약한 신이라거나 정령들, 2권에 등장하시는 친구 누나분이라거나 하는 캐릭터들은 캐릭터성을 두려고 애쓰는 게 눈에 보이더군요.
이게 잘 되면 좋을텐데. 괜히 어중간하게 캐릭터성을 두면 없느니만 못한 터라...작가님이 잘 풀어나가길 바라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어떻게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을 확립해갈지 지켜보는 것도 즐겁겠네요.
가능한 짧게 쓰려고 했는데, 두서없이 길어졌네요. 음...
결론은 현대물에 질린 분들도 한 번 쯤 읽어볼만한 추천작입니다.
명작 수작 평작 망작 중에 고르라면 수작과 평작 사이라고 생각하네요. 뭐, 2권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점수를 매길 수준은 아닙니다만. 완결나도 평작 이상은 될 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망작이 넘쳐나는 현대물 판에서는 꽤나 훌륭한 편이 아닐까 싶네요.
이번 연휴동안 할 일 없는 분들은 대여점에서 장군님 가라사대 1, 2권을 빌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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