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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4.01.08 21:02
조회
2,318
작가명 : 가와바타 야스나리
작품명 : 설국
출판사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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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터널을 지나면 설국이었다.


유명하기 그지없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은원래 단편의 연작이라고 한다니가타 현의 온천장을 배경으로 한 한량(이렇게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과 게이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기보다는 두 사람의 사이 자체를 써 낸 소설이다.


문장이 가진 아름다움이라면 별로 할 말이 없다소설 전체적으로 그야말로 편집증적일 정도로 부드럽고 유려한 문체를 사용하여 주변을 표현한다. ‘자연을 묘사하는 어휘가 구태의연한 것 밖에 남지 않았다는 회의감에서 썼다는 해설이 말해주듯자연과 풍광을 생소하게그러면서도 생생하게 표현한다(‘표현하고자 노력했다’ 같은 수준이 아니다.).


또한 여행자와 게이샤로 표현되는 그 관계, ‘국경으로 말해지는 과의 단절은 소설의 이야기 또한 자연을 표현하기 위해 짜여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남녀의 관계를 다루고 있으나그것은 헛수고라는 말로 표현 될 정도로 매우 단편적이다주인공이 직접 본 적도 없는 서양 무용을 오직 글과 사진만으로 적당히 떨어져 상상하는 것으로 만족하듯삶의 현장인 도시(도쿄)’와는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서의 일만을 서술하는 것 자체가 상징적이다.


고마코와 산뜻한 관계이고 싶기에 품지 않는다는 주인공의 말 자체가 이와 같다자연이라 해도 그것이 삶의 현장이 되어버리면 아름다움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주인공이 난색을 표한 것은 산골 게이샤를 봤을 때도도쿄로 대려가 달라는 요코의 말을 들었을 때도극장의 화제를 보았을 때도 결국 언제나 현실에 갑작스레 마주할 때였다.


일본의 이 시기 소설에는 낭만에 대한 집착 밖에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그것도 극히 개인적인 낭만설국의 주인공 또한 니가타의 자연이나 고마코와의 관계혹은 요코라는 여성(사실 요코 또한 요코 자신의 개인적 낭만의 실현에만 관심 있는 인물로 보인다또한 현실적인 관계가 아닌, “설국이라는 공간 자체에서만 지속되는 매우 짧은 단편으로 머물게 하려 하지 않나


종반에 떠나야 한다는 생각은 이러한 피상적 인식만으로 지속하기에는 자신과 고마코의 감정 자체가 선을 넘었음을 자각혹은 넘을지 모른다는 불안에 기인한 것이라면마지막 화제는 그러한 마음 내부의 갈등을 넘은 은하수로 인한 교류를 또 다시 현실로 끌어내리는 것 아닐까.

 

추신 민음사판으로 읽었는데첫 문장은 눈의 고장’ 말고 그냥 설국으로 직역하는게 더 좋았을 거란 생각만 든다.

추신 2 ) 사실 그냥 한 남자의 여행지 외도 일기로 읽히기도 한다순문학이라 하면 왠지 유식해 보이도록 감상을 써야할 것 같은 압박감이 있다솔직히 뭐라 써 놔도 제대로 아는 사람에게는 우습게 보일 것인데 말이다.

추신 3 ) 끝까지 알 수 없었던 게 있는데그래서 주인공과 고마코는 육체관계가 있었던 건가 없었던 건가


Comment ' 3

  • 작성자
    Lv.7 천향자
    작성일
    14.01.08 22:11
    No. 1

    책의 명성에 사춘기때 부터 독파하려고 서너번 시도해 봤지만 얼마 되지도 않는 페이지 수를 끝내 다 읽어내지 못한 나. 내가 문제인가 책이 문제인가 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글이왔썹
    작성일
    14.01.10 17:51
    No. 2

    읽어보려 했지만 이상하게 몰입이 안 되서 자꾸 딴 생각만 하게 되고 내용이 안 들어와서 포기한 소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플라워
    작성일
    14.01.11 14:33
    No. 3

    죄와 벌보다 더 읽기 힘들었던 소설 ㄷㄷ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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