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레입니다... 'ㅂ')/
세계최초(…)의 한국어 보컬로이드 '시유'가 2011년 10월 21일에 발매되었으니 벌써 3년째네요. 느낌상 이제 한 1년 됐나 싶은데 3년째라 좀 놀랐어요.
아무튼, 개인적으로 시유는 딱히 싫은 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닌, 그냥 그다지 관심이 없었죠. 천 년의 시, Alone 등 몇몇 노래는 좋았고 Alone은 요즘도 듣지만 시유라는 캐릭터 자체에는 별로 정이 안 갔달까요.
그래도 좋든 싫든 얘가 흥해야 후속 보컬로이드가 나올 가능성이 생기고 그래야 미소년 보컬로이드가 나올 확률이 0.1퍼센트라도 생기니 시유가 흥하기를 바랐죠. 그런데, 3년째인 현재 결과를 보자니... Aㅏ...
시유 발매 초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판매량도 괜찮았고 시유로 작곡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걱정과는 달리 발매한 지 일주일도 안 되어서 시유 초기 명곡 중 하나인 My song이 나오는 등 괜찮은 노래들이 꽤 나왔죠.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오픈빨'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내놓을 거라고 하던 시유 영어 라이브러리는 결국 개발을 그만뒀다고 하고 SBS아트텍에서 자체 서비스하던 크리크루는 서버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문을 닫았죠. 크리크루에서 활동하던 윤박사 님께서 만든 네이버 카페가 그 명맥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Aㅏ...
시유 이전의 보컬로이드는 일본어와 영어만 지원했기 때문에 국내 보컬로이드 동인계는 노래 제작이 비주류고 2차창작 같은 부차적인 것들이 주류인 기형적인 형태로 성장했죠. 말하자면 국내 보컬로이드 동인계는 본고장처럼 보컬로이드 노래나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생산자라기보다는 본고장의 제작물을 보고 즐기는 팬에 가까웠던 것이죠.
시유가 발매된 지 일주일도 안 되어서 나온 초기 명곡 My song의 제작자 165 님은 루리웹 유저셨고 천 년의 시로 유명한 상록수 님은 시유 발매를 계기로 보컬로이드로 노래를 만들기 시작하셨죠.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로 알려진 가게인 님이나 윤박사 님도 시유 발매 후에 보컬로이드로 노래를 만들게 되셨고요.
그러니까 시유 발매 후 하나, 둘 늘어난 국내 보컬로이드 노래 제작자분들은 대개 기존 보컬로이드 동인계와는 그다지 접점이 없었어요. 그만큼 기존 팬덤에서는 보컬로이드로 노래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다는 것이죠. 앞서 말했듯이 노래 제작은 비주류고 2차창작이 주류였으니까요.
이렇다 보니 시유로 노래를 만드는 분들이 선호하는 음악과 기존의 보컬로이드 팬들이 좋아하는 음악에는 차이가 있었을 것이고 이 차이 때문에 좋은 노래들이 빛을 못 보고 묻히는 경우도 없잖아 있었을 거라고 봐요.
그리고 폐쇄된 크리크르는 꽤 문제가 있었는데, 동영상을 퍼갈 수가 없었어요.
동영상 퍼가기가 안 되니 같은 노래의 동영상이 크리크루뿐만이 아니라 유투브나 네이버, 다음 등에 따로따로 업로드되어서 조회수가 분산되었죠. 크리크루의 원본 동영상보다는 다른 곳에 업로드된 동영상의 조회수가 훨씬 더 높은 기현상도 종종 볼 수 있었어요.
때문에 크리크루에서 활동하던 분들 중에는 크리크루에 노래를 투고하는 것에 회의를 느껴 활동을 접는 경우도 있었죠.
어쨌거나 크리크루는 문을 닫았고 시유 영어 라이브러리는 끝내 나오지 않았고 2014년 현재 시유의 인기는... Aㅏ...
5월에 시유 콘서트가 열린다고 하는데, 이 콘서트의 흥행 여부가 시유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하더군요. 하츠네 미쿠 콘서트만큼은 아니더라도 시유의 미래에 희망을 주는 정도의 성공은 거두었으면 하네요.우리나라에도 미소년 보컬로이드 하나쯤은 나와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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