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에 글을 얼마 쓰지도 않았지만 어쩌면 이 글로 인해 문피아에서 글을 쓰지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 말만은 하고 싶습니다.
저는 작년 말부터 이 장르소설 시장에 미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장르소설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모습들을 보면서 아.. 그 때 그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게 했습니다.
지금 장르소설 시장은 일명 종이책 출판과 인터넷 유료연재(E북 포함) 로 나뉘어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료를 통한 판단이 아니지만 아마도 종이책 출판을 통한 전체 매출보다 인터넷 유료연재의 매출이 뛰어넘은지 오래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종이책 대부분의 판로를 책임지고 있는 대여점의 수가 급격하게 줄었고 줄어들고 있는 와중이니 매출의 급감은 안봐도 뻔할 겁니다.
이런 현실이라면 장르소설의 미래는 인터넷 유료연재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최근까지 보여진 인터넷 유료연재 사이트들의 행태를 보면 아주 가관입니다. 이런 행태를 보고있노라면 장르소설의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4개 업체 즉 조아라, 사과박스, 북큐브, 문피아를 이야기 하겠습니다.
우선 조아라를 이야기 하자면... 조아라는 독과점의 위치를 악용한 대표적인 사이트입니다. 어느 사이트보다 제일 먼저 유료연재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유일한 유료연재 서비스 사이트라는 점을 이용해서 작가를 호구로 만든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대표적인 정책이 3개월 후 정산, 정산 배율, 저작권 무시 등등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3개월 후 정산이 익월정산으로 바뀌고 저작권과 관련해서 잘못을 시인하고 개선하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조아라는 독자(소비자)는 위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작가(생산자)는 호구로 보고 있는 것은 여전합니다.
사과박스는 가장 기본인 저작권을 지켜줄 생각도 없거니와 지킬 생각도 없는 사이트입니다. 더 경악하게 만드는 것은 사과박스는 장르소설 출판사인 ‘루트미디어’ 라는 회사가 만든 유료연재 사이트라는 겁니다. 어느 누구보다 저작권에 민감해야할 회사가 저작권이 매일같이 몇 천 번 넘게 지켜지지않는 웹하드를 서비스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웹하드에 올라온 파일들이 전부 저작권을 지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많은 파일들이 제휴파일화 되어서 정당한 지불을 통해서 다운받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파일들은 저작권을 지키지 않습니다. 다른 누구보다 저작권에 대해서 지키고 지켜야할 업체에서 저작권을 무시하고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큐브는 그래도 나름 괜찮은 유료연재 사이트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독자(소비자)의 편의를 생각하는 것 - 앱의 편의성 - 에 대해선 부족할지는 모르지만 어느 정도 작가를 생각하는 모습이라던지 그렇다고 독자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이수영 - 씨 라는 말을 붙이기도 싫습니다. - 의 표절사건으로 나타난 북큐브의 모습은 위의 사과박스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흔히 대중이 생각하는 저작권 위반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토렌트, 웹하드를 통한 저작권물의 무단배포이고 다른 하나는 표절입니다. 사과박스는 저작권물의 무단배포를 통한 저작권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다면 북큐브는 표절이라는 저작권을 위반하는 작품을 버젓이 독자들에게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표절임을 시인했고 밝혀졌는데... 논란이 된 두 편의 연재분만 무표로 돌리고 잠깐의 휴재 - 라고 쓰고 휴가인 - 후에 복귀하는 것으로 일단락 시켰습니다. 장르소설 시장에서 있었던 다른 표절사건에서도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없었습니다. 하물며 인사청문회에서 논문표절과 음원 표절사건등이 어떻게 다뤄지는지만 봐도 표절이 어떤 일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그런 표절사건을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도 아니고 말도 안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큐브라는 사이트는 말이죠.
문피아는... 많은 무협 작가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사이트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사이트들보다도 친 작가성향을 띄는 사이트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됐습니다. 조아라는 작가를 호구로 만드는 정책이 문제라면 문피아는 독자를 호구로 만들어버리는 정책이 문제입니다. 서비스 시작을 예고할 때부터 독자에게 약속했던 연중에 대한 대책은 거의 거짓말로 밝혀졌고 작가의 독점에 대한 문제. 그리고 많은 독자(소비자)를 우롱했던 앱과 모바일 버전 문제는 문피아가 얼마나 독자를 호구로 보는지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조아라와는 다르게 호구로 보는 대상이 바뀌었을 뿐인 유료연재 사이트입니다.
위 네 사이트가 현재 장르소설의 인터넷 유료연재를 주도하는 업체들입니다. 추후에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 시장에 뛰어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가 뛰어든다고 해도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회사는 기존에 형성됐던 것에서 크게 바뀌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미 유료연재 시장에서 작가와 독자를 호구로 삼고 저작권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시장에서 신규 사업자들이라고 크게 다를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막연하게 조금 더 좋아지지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고 싶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에 너무 많이 축적되어있습니다.
장르소설은 작가(생산자), 독자(소비자), 사업자 - 유료연재사이트 - (공급자) 가 모두 공존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보이는 행태는 사업자가 작가와 독자를 호구로 여기고 있으며 자신들의 재산인 저작권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을 구성하는 세 축 가운데 공급자가 나머지 두 축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지금... 장르소설의 미래가 과연 밝을까 생각한다면 암울하기 그지없다고 말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은 힘들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시장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보다 더 나은 모습을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허공 속에 묻혀 잊혀지더라도 한 축을 구성하는 독자들이 약간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움직임을 이끌어냈으면 합니다. 작가와 사업자가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 독자라도 뭔가 바뀌어야 합니다. 이 장르소설 시장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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