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을 받았다. 참 쉬운 변명입니다. 마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수준만큼 편리한 변명이기도 하죠. 가끔은 그런 식상한 변명보단 꿈에서 본 것 같다는 마치 빙의한 것 같은 신선한 변주의 변명이 차라리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한 독자 입장에서, 그리고 아직도 한번도 공개하지 않고 제 메모장에서만 잠들고 있는 자기만족적 취미로 글을 써온 아마추어 글쟁이 입장에서 이런상황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대략 짐작가능합니다.
정말 글쟁이들 사이에는 문장구조나 글구성이 유려하고 아름다운 명작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칼의 노래부터 시작해서 옛 고전들도 상당하죠.
파르나르처럼 유명게임의 시나리오와 플롯만 베끼는 것이 표절의 전부가 아닙니다. 문장구조와 각 에피소드 안에서의 소소한 문단 하나를 주요 단어와 문장구조만 살짝 바꾸고 또 거기에 각종 수식어를 첨가하거나 빼서 쓰는 것도 엄연히 저작권 있는 작품의 도용이고 표절입니다.
필요한 부분에서 앞서 얘기했던 유명한 명작을 펼쳐놓고 보면서 약간의 변주를 거쳐 두어문장, 한 문단을 통채로 무단도용해서 표절해놓고 뒤늦게 그 사실이 밝혀지면 오마주일 뿐이라거나 영향을 받았을 뿐이라는 건 너무 식상하고 조야한 변명으로 들립니다.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그런 필사적인 변명이 오히려 더 치졸해보입니다. 그렇게 쓰고 싶다면 차라리 저처럼 개인 메모장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누구처럼 명작을 컴퓨터 키보드 옆에 펼쳐두고 약간의 변주하는 수고만으로 한문장 이상 한문단 이상 무단도용해서 표절하거나 듀얼모니터로 제가 이미 결제해서 보관중인 수많은 히트작품을 띄워놓고 다른 모니터로 그걸 고스란히 무단도용해서 역시 약간의 변주 수준의 수고만으로 저작권이 있는 남의 작품을 훔쳐놓고 참고한 수준이라거나 영향을 받았을 뿐이라는 비겁한 변명에 더이상 참지못하고 지금 이 글을 쓰게 된 겁니다.
얼마전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과 작품에 제가 큰 상처를 남기게 되어 자숙하는 의미로 눈팅만 하고 있었는데 밑의 글은 정말 차라리 쓰지 않았어야 할 정말 비겁한 변명 그자체네요.
탑매니지먼트가 명작이라는건 굳이 그렇게 강조하지 않아도 누구나 인정하고 잘 아는 사실이니 그걸 비겁한 변명글에 사족처럼 달지 않아도 됩니다.
작가가 욕을 먹는 건 수많은 연재약속을 어기고 무단연중으로 욕을 먹은 것이지 탑매니지먼트가 연예소설의 선구자이자 바이블처럼 명작이라는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니까요.
핵심은 문장이나 문단을 통채로 약간의 변주로 무단도용해서 표절했냐 여부고 그건 단순히 영향을 받았다 빙의했다 수준의 변명으로 절대 도망갈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고 자기 두 눈을 자기 두 손바닥으로 가린다고 해서 결코 하늘과 진실을 가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인생을 너무 날로 먹으려하거나 쉽게 보거나 사람들을 바보로 보거나 혼자만 똑똑하다고 착각하거나 세상에 조삼모사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고작 원숭이에게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주는 내용이 전부라면 조삼모사가 지금까지 유명한 이유일리가 없죠. 그 조삼모사를 다 알면서도 자기 스스로가 조삼모사의 그 원숭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저처럼 개인 메모장을 이용하세요. 저는 그러고 있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만족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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