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합을 앞두고 훈련량이 많았던 김소율(사진 오른쪽)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력이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
ⓒ 맥스FC 제공 |
'불도저'로 불리는 맥스FC 여성부 인기파이터 김소율(24·평택엠파이터짐)이 또다시 승리했다. 3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서 열린 '맥스FC 12 in Seoul Show Time' 여자 52kg급 매치에서 최하늘(20·싸비MMA)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물리치며 브레이크 없는 기세를 몰아가고 있다.
벌써 4연승이다. 박성희(24·목포스타)에게 연승행진이 끊긴 이후 절치부심하며 다시금 가속 패달을 밟고 있는 모습인데 예전보다 훨씬 강해진 화력을 내뿜고 있다. 윤현빈(17·대구더파이터클럽), 오경민(27·수원타이혼) 등 상대를 가리지 않고 승리를 추가 중이다.
선천성 심장장애를 딛고 경기에 나선 인간승리 파이터로 주목받은 최하늘은 김소율 입장에서 난적이었다. 운동은 꾸준하게 하고 있었지만 입식경기에 나서는 것은 3년여 만인지라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없었던 것. 훈련체육관 역시 종합으로 유명한 싸비MMA였다. 전력 자체가 배일에 가려져있었다. 이에 김소율 측에서는 최하늘이 예전에 치렀던 킥복싱 경기를 보면서 경기에 대비했다는 후문이다.
진화하는 김소율
헤어스타일을 단발로 바꾼 채 링에 입장하는 등 외모적으로도 한결 달라진 모습이었다. 어느덧 경기횟수도 늘어난 탓인지 미소 띈 얼굴에 여유도 묻어났다. 반면 최하늘은 씩씩한 모습으로 입장하기는 했으나 전날 있었던 계체량 행사에서 체중감량에 실패했던 탓에 2점 감점을 딛고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압도적인 내용으로 판정승을 거두거나 넉아웃이 아니면 승리를 가져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별명인 불도저처럼 진흙탕 스타일을 즐기는 김소율의 경기 패턴은 여전했다. 여느 때처럼 공이 울리기 무섭게 전진 스탭을 밟다가 최하늘에게 깔끔한 정타를 얻어맞았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밀고 들어가 펀치를 휘둘렀다. 거리를 두고 싸우는 상태에서는 최하늘의 타이밍이 좋았고, 코너에서 치고받는 난타전에서는 김소율이 우세를 점하는 내용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2라운드 들어 김소율은 조금씩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무조건적으로 밀어 붙이는게 아닌 거리를 잡고 정확한 타격을 내려는 모습을 보였다. 큰 궤적으로 펀치만 휘두르던 예전과 달리 킥거리에서 연거푸 로우킥을 날리는 등 패턴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최하늘 역시 만만치 않았다. 터프하게 자신이 먼저 압박을 하는 등 기세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 김소율은 다양한 킥과 니킥 등 옵션의 다변화를 가져갔다. |
ⓒ 맥스FC 제공 |
김소율은 최근 들어 자신의 파이팅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다. 선수로서 롱런을 하려면 지나친 난타전 위주의 패턴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몸에 배인 파이팅 습관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더불어 김소율은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인파이터였다.
김소율은 성실한 선수로 유명하다.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다. 그녀는 최근에 종합격투기 시합을 가졌다. 때문에 몸 상태가 거기에 배여 입식밸런스에 영향을 줄까봐 이번 시합을 앞두고는 훈련량을 더욱 많이 가져갔다. 예전보다 한결 탄탄해진 어깨와 하체가 이를 증명한다.
김소율은 힘과 체력이 더욱 좋아졌다. 이같은 결과물은 3라운드에서 제대로 빛났다. 최하늘이 지친 기색을 보인데 반해 김소율은 쌩쌩했다. 김소율은 프런트 킥으로 거리를 벌리고, 스트레이트를 뻗는가하면 양발로 번갈아가며 미들킥을 날렸다. 거리가 붙었다 싶으면 지체 없이 니킥 공격에 들어갔다. 펀치 역시 예전보다 더욱 날카로워져 앞으로 쭉쭉 뻗듯 경쾌하게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이번 시합에서도 드러났다시피 김소율은 경기를 치를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카리 나카무라(24·일본 G.B.S)나 '간호사 파이터' 김효선(39·인천정우관) 등 체급 내 최강자들과 정상 경쟁을 벌이려면 좀 더 노련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김소율의 파이팅 스타일에 대해 단단하기는 하지만 너무 정직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강속구 하나로만 승부하는 파워 피처처럼 앞으로만 밀고 갈 것이 아닌 훼이크 동작 등을 섞어가며 싸우는 요령이 몸에 제대로 흡수되어야 더욱 까다로운 파이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매경기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에 비춰봤을 때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강해질 것은 분명하다. 패기 넘치는 불도저에서 전천후 탱크로 진화중인 겁 없는 여전사 김소율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