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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8.03.05 23:55
조회
365
1 이진수.jpg
 장신의 이진수(사진 왼쪽)가 원거리에서 킥까지 차게되면 상대 입장에서는 더욱 답답해진다.
ⓒ 맥스FC 제공


'링 위의 악동' 이진수(25·MAX FC)가 '타노스' 박태준(31·팀설봉)을 꺾고 맥스FC 미들급(-75kg)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진수는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서 열린 '맥스FC 12 in Seoul Show Time' 더블 메인이벤트 미들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미들급 그랑프리를 통해 각각 김준화(28·안양삼산총관)와 박영석(18·춘천한얼타이거짐)을 꺾고 결승에서 충돌하게 된 양 선수는 확실한 자신의 특기를 갖추고 있는지라 접전이 예상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넉아웃으로 경기가 끝나지만 않았을 뿐 승부는 이진수의 압승이었다.

일방적인 경기 내용이었지만 이는 박태준이 약해서가 아니었다. 무에타이 신인왕전 3위, 국가대표선발전 1위, KBI 아마추어복싱챔피언 등 다양한 경력을 자랑하는 박태준은 펀치와 킥에 모두 능한 베테랑이다.

경기 전 본인이 밝혔던 것처럼 신장이 큰 선수, 투지가 좋은 선수 등 다양한 유형과 고르게 붙어봤다. 가장 좋아하는 롤모델 마이크 타이슨처럼 과감하게 치고 나가 누구든지 때려눕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맞붙었던 이진수는 또 달랐다.

신체조건 제대로 활용하는 '장신의 실력자'

아슬아슬한 격차로 승부가 갈리는 입식격투 무대에서 신장이 크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다. 이진수는 동체급 대비 최고 수준의 신장(189cm)을 가지고 있는 장신파이터다. 거기에 단순히 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유연성, 스피드, 테크닉을 고르게 갖추고 있다. 팬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천부적 재능을 지녔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많은 경기를 뛴 것은 아니지만 경기를 치를 때마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해 생애 첫 해외 원정 경기에서도 눈에 띄는 임팩트를 남겼다. 무에타이 본고장 태국에서 룸피니 챔피언 출신 선수를 무려 두 차례나 다운시킨 끝에 압승을 거둔 것이다. 때문에 이번 박태준 전을 앞두고도 그를 주목하고 있던 이들에게 적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박태준은 파워풀한 펀처였지만 자신보다 16cm가 더 큰 이진수를 상대로 해볼 게 많지 않았다. 자신보다 머리 하나 정도가 더 높았던지라 안면을 공략하려면 파고들어서 올려치듯이 휘둘러야 했다. 반면 이진수는 거리를 두고 짧게 킥과 펀치를 내다 박태준이 파고들 때 지켜보면서 카운터를 노릴 수 있었다.

2 이진수.jpg
 이진수(사진 오른쪽)는 펀치 대결에서도 박태준에게 밀리지않았다.
ⓒ 맥스FC


물론 아무리 신장이 커도 자신의 신체조건을 잘 살리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진수는 본인의 장점을 살릴 줄 안다. 자신은 쉽게 닿고 상대는 어려운 거리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포인트를 쌓아가는 데 능하다. 상대가 파고들려는 셋업동작을 미리 읽고 짧은 공격으로 리듬을 끊어버리고, 백스탭을 밟는다 싶으면 그 순간을 노려 미들킥을 때린다.

상대가 사이드 스탭을 밟는 방향으로 하이킥을 날리는 등 경기의 흐름을 잘 읽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큰 선수가 영리하기까지 하다는 것은 상대 입장에서는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신장에서 밀리는 박태준은 끊임없이 파고들어야 했다. 조금이라도 대치상황이 있으면 이진수가 원거리에서 부지런히 공격을 냈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한참 큰 선수가 거리를 잡고 로우킥과 잽, 스트레이트만 제대로 쳐도 작은 쪽에서는 난감하기 그지없다. 스탭에서라도 월등하게 앞선다면 해볼 만하지만 이진수는 그런 부분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영리한 이진수는 자신이 몰아붙일 때 빼고는 무리하지 않고 냉정하게 거리를 유지하면서 짧게 짧게 공격을 냈다. 이런 경우 허점을 잡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박태준이 이를 악물고 파고들려고 하면 살짝 움직인 것만으로도 다시 거리를 벌려버렸다. 코너를 돌아 나오는 움직임도 좋은지라 가둬두기도 쉽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박태준 입장에서는 답이 사라져갔다.

이진수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주목받는 기술은 단연 신장을 활용한 니킥이다. 타고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가볍게 무릎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진수는 거리가 붙었다 싶으면 거침없는 니킥 연타로 박태준에게 계속적으로 충격을 줬다. 체중이 실린 니킥공격은 가드를 해도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경우가 많은지라 허용할수록 데미지가 쌓일 수밖에 없다.

이진수는 펀치, 킥과 자연스러운 연계동작으로 니킥을 냈고, 박태준은 물러나거나 뿌리치는 것 외에는 이진수의 니킥에 대항할 무기가 없었다. 이진수는 클린치 테크닉에도 능해 붙었다 싶은 순간에는 니킥을 연사했고 타이밍이 안 맞거나 박태준이 필사적으로 파고들면 무게중심을 바꿔서 집어 던져버렸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박태준은 버티는 데 의의를 둬야 될 정도였다. 그만큼 내용 자체는 크게 차이가 났다. 하지만 관중들은 다운을 두 번이나 당하며 일방적으로 얻어맞았음에도 피투성이로 5라운드를 버텨낸 박태준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이진수가 얼마나 압도적인 챔피언으로 활약할 수 있느냐에 몰리고 있다. 아직 한창 젊은 나이에 성장 중임을 감안했을 때 국내 경쟁자는 물론 외국강자들이 몰려온다 해도 충분히 벨트를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맥스FC 미들급의 한국판 '세미 슐트'를 노리는 이진수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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