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7.08.23 13:49
조회
814

'세기의 대결’ 맥그리거vs메이웨더를 말한다⑤


대치중.jpg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대결은 흥행성을 제외하면 역대급 미스매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SHOWTIME 제공

복싱의 매력은 두 주먹으로 서로 맞붙어 상대를 링 바닥에 때려눕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단순한 이런 요소가 오랜 시간 동안 복싱을 인기 스포츠로 발전시켰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본질은 역시 극단적으로 승자와 패자가 나눠진다는 부분이다. 링에 들어서는 순간 양 선수는 동등하지만 경기 후 결과에서는 결코 동등할 수 없다. 웃는 자가 있으면 우는 자가 있다. 양 선수 모두 경기 후 고개를 떨구기보다는 한쪽 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메이웨더는 프로생활 내내 웃어온 승리자다. WBC 슈퍼페더급을 시작으로 라이트급, 라이트 웰터급, 웰터급, 슈퍼 웰터급에 이르기까지 5체급을 정복했다. 만만치 않은 강자들과 49번을 싸워오는 동안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전승(26KO)의 기록을 남겼다.

메이웨더의 승리비결은 간단하다. 쉴새 없이 상대를 때리면서도 정작 자신은 거의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복싱은 철저한 채점의 스포츠다. 넉아웃으로 상대를 때려눕히지 않는 이상 무조건 정타를 많이 넣은 쪽이 이긴다. 메이웨더는 프로생활 내내 정타싸움에서 한 번도 밀려본 적이 없다.

짐승을 방불케 하는 빼어난 동체시력에 빠르고 탄력 넘치며 기술까지 뛰어났다. 거기에 원체 영리한지라 경기의 흐름을 잡아가는데 있어서도 마스터였으면서도 작전수행능력까지 완벽했다. 이 중 하나만 제대로 구사해도 공격을 성공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부분에서 빈틈을 보이지 않았기에 역대 최고의 디펜더 혹은 아웃복서로 불릴 수 있었다.

넘을 수 없는 벽? 이변 터지면 '핵폭탄급'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대결이 '역대급 미스매치'로 불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복싱은 어떤 격투 스포츠보다도 선수층이 두텁다. 무수한 단체에 걸쳐 체급이 세분화되어있다. 어지간히 뛰어난 복서도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 정도다. 킥복싱 무대에서 정상급 펀처로 군림하던 레이 세포, 마크 헌트 등이 무명복서의 벽조차 넘지 못했던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맥그리거는 UFC 페더급·라이트급 최고의 펀처로 불린다. 우월한 사이즈를 바탕으로 상대의 빈틈에 묵직하고 정확한 카운터를 꽂아 넣는데 능한 '왼손잡이 저격수'다. 많이 움직이는 편은 아니지만 경기 흐름을 잡아가며 상대를 압박하고 작은 허점도 놓치지 않는 킬러 본능이 돋보인다.
 
입장 메이웨더2.jpg
 메이웨더는 어지간한 복서들과 차원이 다를만큼 빼어난 테크니션이다.
ⓒ SHOWTIME 제공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종합격투기에 한해서 해당된다. 맥그리거는 복싱에서는 초보나 다름없다. 구태여 메이웨더까지 갈 것도 없이 마이너단체 무명랭커들과 맞붙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UFC에서 쌓은 많은 경력은 복싱이라는 또 다른 종목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공산도 크다.

하물며 상대는 메이웨더다. 정상권에서 활약하던 무수한 메이저단체 세계랭커들에게 절망을 안겨준 '탑 오브 더 탑' 복서다. 복싱의 상식에서 보면 절대 성사될 수가 없는 매치업이다. 맥그리거의 흥행성과 UFC 챔피언이라는 메리트가 머니파이트라는 요소로 조각이 맞춰졌기에 만들어진 빅이벤트라 할 수 있다.

유일한 변수는 메이웨더의 '노쇠화'와 '공백 기간'

메이웨더의 고난도 테크닉은 질적 양적으로 공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메이웨더는 다양한 스탭을 활용한 움직임에 짐승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반응속도가 좋다. 어지간한 상위권 선수들은 잽조차 제대로 맞추기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 메이웨더는 가드마저 탄탄하다. 안면을 탄탄하게 덮는 형태의 하이가드는 물론 앞손을 슬쩍 내린 형태의 필리쉘가드까지 자유로이 구사한다. 물론 어떤 자세에서도 상대의 빈틈이 보이면 전광석화처럼 펀치를 낼 수 있다.

메이웨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 테크닉으로는 단연 '숄더 롤(Shoulder roll)'이 첫손에 꼽힌다. 숄더 롤은 어깨로 상대의 펀치를 방어하거나 흘려버린 후 카운터를 노리는 기술이다. 이전에도 숄더 롤을 즐겨 쓰는 복서들은 상당수 있었지만 메이웨더처럼 자유롭게 구사하는 케이스는 극히 드물다.

상대가 폭풍 같은 연타를 몰아쳐도 메이웨더는 최소의 움직임으로 실용적 숄더 롤을 구사한다. 잠시 발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꾸준히 상대의 정면과 측면으로 대치하고, 펀치가 닿는 거리를 멀게 만든다. 반대로 자신은 적은 움직임으로 리치가 길어지는 효과를 꾸준히 얻어간다.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여 공격을 피하고, 어깨를 들어 올려 상대의 펀치를 흘리듯 막아내거나 감각적으로 쳐내 궤도를 바꿔버리는 기술은 신기에 가깝다.

어깨를 완전히 집어넣어 몸을 틀면서 치는 유형의 잽과 별다른 예비동작 없이 몸을 날리듯 던져서 때리는 라이트는 메이웨더의 전매특허다. 둘 다 상대의 허를 찌르고 무엇보다 순간적으로 리치가 길어지는 효과가 발휘되는지라 상대 입장에서는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빗나가거나 가드에 막힐 경우 반격을 당할 우려가 있어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웨더는 이같은 기술을 쓰는 데 있어서 거침이 없다. 워낙 빠르고 간결한 데다 타이밍을 잘 잡기 때문이다. 다른 기술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메이웨더는 어떤 동작을 펼치든 다음 움직임을 펼치는 데 있어서 늘 막힘이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유일한 변수는 메이웨더의 노쇠화와 공백 기간이다. 1977년생인 메이웨더는 2년 전에 은퇴한 상태이며 이번 맥그리거전을 위해 임시로 복귀한 상태다. 적지 않은 나이에 공백 기간까지 있던지라 아무래도 전성기 기량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반면 1988년생인 맥그리거는 현재가 신체적·기량적으로 전성기다.

물론 아무리 그러한 요소를 들이민다 해도 복싱룰로 펼쳐지는 경기인 만큼 메이웨더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요소마저도 변수에 넣지 않으면 둘의 경기는 흥미를 느끼지 못할 만큼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만다. 역대급 미스매치에서 이러한 변수가 얼마나 승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Comment ' 14

  • 작성자
    Personacon 양사(樣師)
    작성일
    17.08.23 14:07
    No. 1

    우사인 볼트가 발 빠르고 축구 좋아한다고 메시나 호날두와 맞대결하는 꼴...

    찬성: 4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7.08.26 02:10
    No. 2

    적절한 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홀어스로스
    작성일
    17.08.23 14:38
    No. 3

    맥그리거 복싱 초보 아니에요. 원래 복싱 어릴때부터 했었어요 거의 선수급으로. 8 온스로 하는거 보면 메이웨더 정타 맞으면 진짜 ko 바로 뜰거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7.08.26 02:10
    No. 4

    프로복서로서 활동을 안했죠. 복싱이야 다른 무술과 함께 꾸준히했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어두운글
    작성일
    17.08.23 15:25
    No. 5

    근데 원래 미국에서는 UFC보다는 복싱이 더 인기 스포츠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나 복싱이 많이 사장되서 그렇지..
    나이를 제외하고는 모든 조건은 메이웨더에게 유리하고 우월합니다.
    사실 이 매치는 정말 맥그리거의 도전이라기 보다는..
    UFC에서 홍보를 목적으로 한 매치고 메이웨더는 돈 때문에 받아준거라고 봐야 합니다.
    윗 분 말대로 저도 우사인 볼트가 발 빠르고 축구 좋아한다고 메시랑 호날두랑 맞대결 하는거랑 같다고 봅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7.08.26 02:12
    No. 6

    전력차이가 많이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골드메달
    작성일
    17.08.23 16:39
    No. 7

    윈드윙님 글쓰시는게 그냥 전문기자님같네여 아니면 기자분이 문피아를 활동하시거나...좋은글 잘보고갑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7.08.26 02:12
    No. 8

    헉 ; 전문하고는 거리가 멀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배고픈디
    작성일
    17.08.23 17:15
    No. 9

    떠보기 전 까지야 모르는 거긴 하지만...그래도 역시 메이웨더가 이길 것 같은 느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7.08.26 02:12
    No. 10

    엄청난 이변이 없는한 어느정도 그림이 그려지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골드버그
    작성일
    17.08.23 20:42
    No. 11

    맥그리거가 어릴적부터 복싱을 했다고 하지만
    아마추어 복서 도 되지못한경력인데 비교할만한
    기준이 안되죠. 그나마 글러브 크기가 조금 줄어드니
    다행인거고요. 맥그리거가 이기려면 클린치 싸움 하는척
    하면서 전진스탭으로 로블로우 몇번 먹이고 쏘리~
    이러면서 체력파먹고 초반승부 보는거 말곤
    답안보이긴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7.08.26 02:13
    No. 12

    헉 ; 역시 예리하십니다 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초원의꽃
    작성일
    17.08.23 22:06
    No. 13

    맥그리거가 아무리 복싱을 오래 했어도 메이웨더가 그동안 싸운 선수들을 보면 가망이 없어보입니다. 아투로 가티처럼 경기 내내 맞을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7.08.26 02:13
    No. 14

    역대급 미스매치로 불리죠 ;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36063 그냥 소설뒤져보다 설정탓에 갑자기 궁금한게생겼네요 +6 Lv.99 쳇꿍 17.08.27 590
236062 너무 뒷북 같지만 홈페이지 리뉴얼되면서 소모임이 없어... +11 Personacon 고요왕 17.08.27 838
236061 하늘 찌르는 맥그리거, 메이웨더 허 찌르나 +24 Personacon 윈드윙 17.08.27 667
236060 분량조절 실패라는 말을 절감한 새벽입니다. +7 Lv.4 NULLsign 17.08.27 828
236059 진짜 궁금한데 질문게시판으로 글을 옮겼다고 했는데요. +7 Lv.86 상제上帝 17.08.27 626
236058 소설은 필력이 최곤 것 같아요 +15 Lv.31 사느보느 17.08.27 956
236057 궁금한 게 있어요. 한국인은 왜 노벨상을 못 받는 걸까요. +18 Lv.68 고지라가 17.08.26 748
236056 4시간에 200p밖에 못 읽으면 심각한건가요?? +17 Lv.25 시우(始友) 17.08.26 825
236055 헐 핸드폰 도둑 맞았음. +5 Lv.52 사마택 17.08.26 579
236054 쇼미6 세미파이널 후기 +4 Lv.60 카힌 17.08.26 542
236053 판사가 주인공인 소설 있으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11 Lv.99 2019 17.08.26 616
236052 항상 글을 올릴 때 마다 드는 생각이... +1 Lv.4 NULLsign 17.08.26 670
236051 컴퓨터가 켜지지 않아서 무슨 고장인지 +24 Personacon 水流花開 17.08.26 622
236050 어떤 소설 찾다가 연중된 인기소설 보고 느낀 점 +6 Lv.58 베르시스 17.08.26 868
236049 현대판타지류 관련 질문입니다 +6 Lv.32 n6******.. 17.08.26 683
236048 지금 무슨일이 일어나고있는건가요? +31 Lv.58 abyssfir.. 17.08.25 960
236047 초성을 써도 순위권에 들긴 하네요 +5 Lv.20 하찮은8787 17.08.25 732
236046 톡소다 텍본이 쉽게 긁혀요 ㅡㅡ; +6 Lv.19 투란데르 17.08.25 868
236045 레진은 결국 웹소설/라이트노벨 전부 폭파. +11 Lv.29 스톤부르크 17.08.25 1,917
236044 읽어주기 기능 팁 +2 Lv.83 승천하라 17.08.25 531
236043 비공개된 작품은 선작해제 어떻게 하나요??? +5 Lv.70 다라다닷 17.08.25 607
236042 허벅지 탄탄하면 덜 피로하다 (코메디닷컴) +1 Lv.5 Jeffbaek 17.08.25 589
236041 모닝 샌드위치 아이디어 조언 바랍니다 +24 Lv.60 카힌 17.08.25 564
236040 무료20~30위권 돌아다니는 재미가 나름 있습니다. +2 Lv.59 담우澹雨 17.08.25 762
236039 결재 진짜 너무 불편하네요 +6 Lv.96 윤필담 17.08.24 635
236038 기다무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네요. +6 Lv.20 파란펜촉 17.08.24 844
236037 한국 장르소설이 번역되어 팔린 경우 있나요? +14 Lv.25 술그만먹여 17.08.24 1,010
236036 여러분들은 보통 언제 글을 쓰십니까?with잡설 +13 Lv.4 NULLsign 17.08.24 566
236035 레진 웹소설 쪽에 문제가 생긴 것 같군요. +8 Lv.29 스톤부르크 17.08.24 1,518
236034 의자를 사야겠네요. +16 Personacon 적안왕 17.08.24 651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