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면 어떻겠냐는 글에 답변을 달면서 생각이 났는데, 이 글에서 보다 자세히 적어 보겠습니다.
이야기속의 주인공이 주인공인 이유는 굉장히 능력이 출중해서 이기도 하지만, 여러 뛰어난 운명을 가진 자들간의 교차점에 주인공이 있기 때문도 있습니다.
캐릭터는 완전하게 그려질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되며, 그 어떤 강자나 뒤어난 능력을 가진자가 있어도 그에 못지 않은 자가 또 있기 마련입니다.
영화 호빗의 소린은 드워프왕이 될 자이기도 하지만 젊고 강하며 우두머리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또한 부족한 점이 있고, 드워프 왕궁을 되찾으면서 욕망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호빗의 주인공 빌보는 자신외의 것에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오히려 귀찮아 하기도 하며, 평소에는 두드러진 점이 보이지 않던 자이나 소린과 여정을 함께 하면서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소린과 마찬가지로 강한자는 여럿 등장하지만 그들 모두 완전하지 않기에 안해도 되는 실수를 하고, 오만에 빠지기도 하며 욕망에 빠져 동료를 외면하기도 하며,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빌보가 절대반지를 끼고서도 욕망에 빠지지 않는 그 자체가 치트키라고 볼 수 있고, 그가 위대한 자임을 드러냅니다. 그보다 더 뛰어난 그 누구도 불가능하지만 그만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그가 사건의 중심에서 사건을 해결하고, 또한 뛰어난 이들에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그 용기가 두드러지게 드러나진 않으나 결정적 순간에 드러난 그의 행동으로 인해 함께한 동료들은 빌보가 얼마나 용감한 행동을 했는지 알게 됩니다.
생사를 가르는 결정적인 순간에 용기를 낼 줄 알고, 그 진가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일행 중 누구도 빌보의 역할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지만 결국엔 빌보에 의해 잘난이들의 갈등이 해결됩니다.
이런 이야기 전개는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소린의 관점에서 진행한 것보다 훨씬 더 진한 감동을 줍니다.
Commen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