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시장을 떠받치는 건 '재미'입니다. '재미'있기 위해 사이다를 붓고, 인기 있는 명사로 지루한 설명을 생략하잖아요.
재미가 있으니 돈이 되고, 독자가 생기는 거죠.
서로 재미있는 부분을 베끼기 때문에 성공한 건데, 표절이니 오마주니 하는 구분은 이런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논리를 근본적으로 흔듭니다. 서로 돈이 되는 부분을 베끼지 못하게 되면 시장이 위축돼요. 결과적으로 많은 독자가 떠나게 됩니다. 독자는 재미있는 것을 보러온 것이지 순수창작물을 보러 온 게 아니거든요.
표절은 범죄죠.
하지만 여기서 장르시장의 의식을 갈아야 하느니 하는 건 책임지지 않을 헛소리에 불과해요. 모두 알면서도 사이다를 결재해왔잖아요. 이제 와서 내가 마신 사이다가 짝퉁이었네, 난 억울해! 이런 범죄자들! 하고 소리치는 것도 어이없죠.
논란 자체는 새삼스러운 거예요. 그런데도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 건 왜일까요. 다수가 가담한 정의의 편과 악당이라는 판이 깔리면 사람은 주저 없이 다수에 가담해 돌을 집어 던집니다. 같은 맥락이에요. 이제까지 먹은 사이다는 사이다고, 정의의 편이 던지는 콜라도 먹어봐야겠거든요.
사이다가 콜라를 만들죠. 고로 서로 억울해할 게 없어요. 작가는 자업자득이고, 사이다에 중독된 독자들이 이번엔 콜라를 원하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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