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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35 요다니아
작성
17.04.29 23:45
조회
807

천재만이 천재를 그려낼 수 있다는 사실은 공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둔재가 천재를 그려낼 수 없음은 명확합니다.


수많은 분들이 형사물을 쓸 땐 형사를 인터뷰하고 메디컬물을 쓸 땐 의사를 인터뷰하시는데, 그것들이 괜히 그러는게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분야의 천재를 쓰려면 그 천재를 인터뷰해야하는데 천재물이 쓰기 어려운 이유는 그러한 천재가 우리 주변에 많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게다가 인터뷰를 하고 조사를 한다고 해도 사람이 누구나 그렇듯 타인을 100% 이해하고 그 관점대로 명확히 바라보는건 평생을 그렇게 관찰하며 살아온 사람일지라도 하지 못하는 면모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표층 심리를 지나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의 원인과 결과는 도출해낼 수 있겠지만 그 중간 과정의 자세한 생각마저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죠. 이를 보완해나가는 것이 작가가 집어넣는 인물의 설정인 것이고요.

따라서 작가는 스펀지처럼 언제나 남의 경험을 흡수하여 그것을 글에 펴발라낼 능력이 되어야 기본적인 작가로서의 역량을 지녔다고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비어있는 것을 두서에 맞게 채울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겠죠.


글쟁이와 작가는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글쟁이는 자기가 써놓은 글만 놓고 보면서 파고들고, 문체에 집중하지만, 작가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체험을 하고 경치를 묘사할 때도 직접 어딘가에 가서 비슷한 것을 보고 그것을 최대한 표현하여 쓰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쟁이가 쓰는 판타지는 자신만의 상상력을 펼쳐가며 자신만의 문체와 함께 수많은 가능성과 참신함을 보이지만 깊이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때때로 이랬던 인물이 저러고 저랬던 인물이 이러고, 즉흥적인게 대다수입니다.

작가가 쓰는 판타지는 비록 어설프더라도 수많은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과도기적일 때는 마치 설정집을 보는 것같은 느낌을 주지만 담아보려고 하는 경험은 눈에 보입니다.

그 둘이 결합되었을때가 최상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슬럼프에 접어드는 부분이 바로 그 과도기일 때입니다. 더 잘쓰고 싶다는 욕심에 인터뷰를 시작하고, 경험과 역사적 사실을 녹여내기 위해 사실감을 위해 글을 쓰다보면 문체나 문단, 전개가 무너져내리는 건 일쑤이지요. 글을 쓰는 것이 갑자기 어려워집니다. 왜냐하면 판타지 소설은 대부분 문인이 아닌 글쟁이들로서 글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두서를 만드는 법, 전개를 진행하는 법 등, 그 전에는 그저 본능과 욕망, 약간의 유머에만 충실하던 모든 것이 뒤바뀌어야 하니까요.

그렇다보니 밸런스를 잡는 방법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기 때문에,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등등등. 수많은 벽들에 의해서 많은 글쟁이들이 작가로 변모가 되기 전. 

무너지고 말지요. 제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작가가 등장인물과 같은 천재고 아니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작가가 천재와 같은 사람의 경험을 공유해보았는가. 그 시점과 그 입장에 대해 고찰을 했는가는 작품성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평가해야할 관점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아무리 글쟁이의 글일지라도 현재의 웹소설 장르에서 베스트 순위에는 오를 수 있습니다. 흥행은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가능한 판타지 세계에서 통쾌하게 부수며 나아가는 이야기는 누구나 자기 마음속에 있는 욕망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 작품이 오랜 시간 기억에 담고 추억하거나 되새김질할 가치가 있는가는 의문이겠지요. 하지만 이 전의 올렸던 글에서 웹소설이란 장르의 상업성에 대해 펼쳤던 글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이 곳은 시장이지 문단이 아닙니다. 잘 팔리는 글을 알아주지 어려운 글을 알아주는 곳은 아닙니다.

따라서 어떤 작가가 되고싶은가는 본인의 선택이고 어떤 작품을 읽을까도 결국은 독자의 선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글쟁이와 작가. 

적어도 웹소설 시장인 이 곳에선 누가 옳다 그르다를 나누기 어렵습니다. 어떠해야만 글을 쓸 수 있다는 제한도 없고, 애초에 그러한 벽이나 담장을 세운 곳이 아니니까요. 쓰고 싶으면 쓰고 읽고 싶다면 읽고 아니라면 거르면 되는 곳입니다.

그저 본인이 치중하는 것이 작품성인지, 상업성인지, 소재인지, 전개인지, 퍼스널리티인지, 배경인지, 등장인물의 매력인지, 등등에 따라 갈라나가면 되는 것이지요.


이상 요다니아입니다. 감사합니다. 

싸우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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