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말 발표하기로 했던 서울시무용단장과 서울시극단장 발표가 한달째 미뤄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사태가 꼬여도 한참 꼬였다.
알려진대로 세종문화회관은 올초 4년째 공석인 서울시무용단장과 임기가 다된 서울시극단장의 공모를 했다. 두 단체장의 임기는 올 2월 1일부터 2007년 1월 31일까지. 따라서 늦어도 1월말까지 발표했어야 하지만 2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세종문화회관은 발표를 미루고 있다.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절차상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무용단장과 극단장 지원자 가운데 심사위원들이 80점 이상을 준 후보자중 2명을 복수추천하면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1명을 단장으로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단체 모두 80점 이상을 받은 후보자가 1명밖에 나오진 않은 것.
이렇게 되자 두 단체장 지원자 가운데 80점을 넘지 않은 차점자들을 비롯해 후보들 사이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2명을 복수추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심사를 무효로 하고 다시 공모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세종문화회관은 80점을 얻지 못한 지원자는 기본적으로 단장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80점 이상 얻은 지원자에다 외부 추천으로 한명을 더해 복수추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것 역시 절차상의 문제가 제기될 것이 뻔하다는게 세종문화회관 안팎의 지적이다. 만약 80점 이상을 얻은 지원자 될 경우 새롭게 외부 천거로 후보자가 된 사람은 들러리만 서게 되는 셈이며 반대로 외부 천거로 올라온 후보가 될 경우 공모와 심사를 왜 했느냐는 말이 나올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 모두 구설수에 오를 것이 뻔하기 때문에 세종문화회관은 난감한 입장이다. 이번 공모를 담당한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심사위원들은 1명만 추천한 것으로 역할이 끝났기 때문에 나머지 과정은 세종문화회관에 맡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즉답을 회피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산하단체 개혁의 첫 단추인 이번 서울시무용단,극단장 선임에 공연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장지영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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