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보고 뒷목잡고 쓰러질 뻔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뽑을 수 있는 소설을
3류로 구분하다니... 정말 요즘은 어이없는 비평도 나오는군요. 누가 뭐라하든 정말 '어이없는 비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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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오늘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글은 '하얀 로냐프강' 입니다.
작가분의 성함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국내 최초의 판타지 동호회를 만드셨다고 했던것 같군요...
거기다가 6년여에 걸친 오랜 집필기간.
그것을 보고 처음에는 굉장히 많이 기대했습니다.
멋진 글을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런 제 기대는 책을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실망으로 바뀌어버렸습니다.
사람을 호칭할때 꼭 '나이트 ○○○'라고 부름으로써 딱딱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서술은 그런데로 괜찮은데 묘사가 몹시 부족함으로써 돌처럼 딱딱한 느낌이었습니다.
캐릭터 하나가 등장하면 바스크까지 줄줄 읊어대는 것도 사실 별로였는데 거기다가 온갖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굳이 간단한 '검' 이라는 단어도 '하야덴'으로 바꾸고,
활, 화살, 방패, 망토, 기마병 등 모든것을 작가분이 고치셨더군요.
그것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습니다.
글을 읽을때 보통 사람들은 흐름(?)을 탑니다.
(훌륭한 표현은 아니지만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군요. 그래도 다 알아들으시죠? 아니라면 대략 낭패)
가장 흐름이 격한 절정 부분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그 흐름에 휩쓸린 탓이겠지요.
그런데 어려운 단어가 '턱' 나오면 어쩔수 없이 그 흐름에서 벗어나 아래에 있는 해설을 봐야합니다.
해설을 보고나서 '아, 이 말이로군' 한 다음에 다시 아까 읽던 곳으로 돌아가려고 하면 이미 그 흐름은 많이 약해져버리는겁니다.
때문에 저는 후반부에 들어가면서 미리 아래쪽에서 단어를 봐 두고 읽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몹시 불편했습니다.
(다 읽고나서 감상을 써야겠다는 집념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다 보지 못했을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가장 부족한 점은 묘사였던것 같습니다.
주인공 '아아젠' 과 '퀴트린' 조차 초반에 잠깐 외모가 묘사되었을 뿐 그 뒤로는 곧바로 이름을 대고는 하더군요.
3인칭 시점의 장점 중 하나를 무참히 말살시켜버리는 작가의 행동은 몹시 실망이었습니다.
특히나 하얀 로냐프 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투씬에서는 자꾸만 고개를 쳐드는 의문에 몹시 곤혹스러웠습니다.
저는 전쟁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급'이고,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위공격' 이라고 생각했었고 지금도 별로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얀 로냐프 강에서는 절대 '보급'문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제일 마지막의 슈리온 성에 갇혔을때 정확히 한줄만으로 보급 문제를 나타낼뿐이었습니다.
로젠다로는 분명히 몇년전에 크실에게 수도까지 빼앗겼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나라는 거의 멸망할뻔했다가 기사회생했다고도 할 수 있겠죠.
한번 황폐화된 땅은 쉽게 비옥해지지 않으며 크실의 기사들이 민간인을 학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인명피해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나라가 그토록 오랜시간을 버틴다는 것이, 그리고 그 시간동안 군자금이 부족하다는 말이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것은 사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처음에 크실의 파스크란 '검은 갑옷의 기사'가 등장했을때도 그들은 전혀 보급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전원 기병에 마갑까지 착용한다면 그런 기사단은 만드는 것보다 유지,보수가 몇배 더 힘든게 사실입니다.
그때문에 엄청난 위력에도 불구하고 만든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것입니다.
하지만 파스크란은 거의 단독으로 유유히, 아주 신나게 로젠다로를 쓸어버립니다.
또한 종종 등장하는 '포위공격'에서도 화가 날때가 많았습니다.
문득 안개속에서 기사단을 끌고 가다가 '이런, 포위됐군.' 이라고 말하니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준 높은 기사들은 몇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달려가는 말발굽 소리도 들을 수 있다고 설정되어있으니 더욱 어의가 없었습니다.
그 뛰어난 청력으로 어째서 자신의 기사단이 포위되도록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는지...
하지만 사실 전쟁을 정확하게 묘사하기는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것만해도 수십가지이니 '전쟁'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을것입니다. 라고 저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이런것을 제외하더라도 지독히 '판타스틱'한 부분이 많더군요.
'난 현실과는 달라!' 라고 외치면서 유유히 망상의 세계속으로 빠져드는...[탕탕]
각성하고, 소설중간에 이런 부분이 나옵니다.
기사 한명이 전사 백명을, 전사 한명이 민간인 백명을 상대한다고..[이런 XX!!!]
아, 젠장. 그럼 기사 한명은 민간인 만명을 상대한다는 말인데...
저는 그 글귀를 읽으면서 무의식중에 육두문자를 내뱉어버렸습니다.
속담에 가까운 것이니 다소 부풀려 졌을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판타스틱해서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민간인이라고 무시하는거야, 뭐야!!!]
십대초반의 어린나이가 아니면 이런 발상은 불가능할것이라는 제 편견을 무참히 부숴뜨려버리신 작가님을 위해 박수.
이 글은 절대적으로 '허구' 이며, 도저히 현실적으로는 '불가능' 하며 이 글의 장르는 '판타지(안 좋은 의미로)' 라고 목숨 걸고 맹세합니다. 라고 말하는 듯하더군요.
갑자기 전X조의 묵X의 타X탄 1:100 전투신이 저절로 머리속에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하얀 로냐프 강의 민간인은, 1kg 이상의 것은 도저히 들수 없고 하루에 12시간 이상은 잠자야 하며, 100m를 넘게 걸으면 쓰러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밖에도 소설을 읽다보면 '먼치킨류의 주인공' 급이나 가능할 만한 일을 해내는 모습이 종종 나타납니다.
뿐만 아니라, 제목인 '로냐프 강' 도 초반에 잠깐, 후반에 눈깜짝할새 등장하고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물론 제목을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소설 전반의 분위기나 정세를 나타낼 수 있는 걸로 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 달의아이←이 소설은 중반이 넘도록 '대체 왜 제목이 달의아이지? 누가 달의아이야?' 라고 중얼거렸던]
하지만 이 글에서 로냐프 강은 암시적인 분위기로도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주인공인 아아젠이 로냐프 강을 닮았다고 하고, 처음 퀴트린과 아아젠이 만난 이유가 로냐프강까지의 동행이었다고 하더라도, 어떤 점에서 아아젠과 로냐프강이 닮았는지, 주인공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소설 전반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로냐프강 앞에서 퀴트린과 아아젠이 사랑이 씨앗을 뿌렸다면 그래도 괜찮겠습니다만, 로냐프강에서 지냈던 모습이 직접적으로 표현된것도 없습니다.
몇번이나 말씀드렸다시피 이 소설은 지독히도 묘사가 부족합니다.
[이 말 밖에는 할 말이 없군요...]
뿐만 아니라 인과관계가 약합니다.
기사로서의 긍지가 강했던 퀴트린이 로젠다로vs이나바뉴의 전쟁에 그토록 쉽게 참전하겠다고하는것.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지만 이나바뉴가 직접적으로 아아젠에게 영향을 미치지도 않을 뿐더러, 그 둘은 어차피 사람이 없는 곳에서 꼭꼭 숨어 살텐데 단순히 신분제 때문에 자신의 조국에게 검을 들이댄다는 것은 거의 억지에 가깝습니다.
[그 둘이 밖에서 살고있다면 그래도 이해는 하겠습니다]
자, 지금까지 이 엄청나게 길고 짜증나는 글을 읽으신 분 중에 '이게 감상이야, 비평이야, 비난이야?' 라고 말씀하실 분도 계시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당연히 제일 마지막 것이라고 당당히 말씀드릴 수 있...[탕탕]
그럼...이제부터 하얀 로냐프 강에서 나름대로 감동적이었던 부분을 말씀드리겠습니다.[예의상]
마음에 든 점은 총 세가지입니다.
첫번째, 사랑 얘기다.
사랑 얘기 몹시 좋아합니다. 거기다가 1:1 전투씬은 잘 표현하시더군요. [뭐 달리 더 필요해요?]
두번째, 소설 전반에 걸쳐 등장하고 있는 아아젠의 노래.
노래 가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소 유치한 면이 있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사랑 노래였습니다.
세번째, 비극입니다.
전체적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또한 마지막 엔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아젠과 퀴트린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나타내지 않고 마지막을 노래로 장식한 점은 제가 이 소설을 삼류가 아닐거라 생각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그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
눈앞에 있는 것만 바라보는 파스크란과 퀴트린이 좋았습니다.
기적이라도 일어나서 로젠다로가 이기기를 바랬던 것도 사실이지만 책을 덮고 나니 작가분의 선택이 옳았음을 알겠습니다.
비록 읽고나서 남은 것이 실망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멋진 소설이었습니다.
...2부가 나오면 읽을지 말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비난에 가깝지만 그래도 감상이라고 우기겠습니다.
감상 쓰려고 억지로 읽었으니까요...읽지도 않은걸 욕할 수는 없잖습니까...
자, 마지막으로
어람이여, 영원하라!![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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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이거보고 짜증나 죽는줄 알았습니다.
청어람 감상에 써져 잇더라고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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