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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43 관독고
작성
03.09.23 01:21
조회
497

요즘의 평온한 나날이 거짓처럼 느껴지듯 오늘 하루는 정말 바쁜 날이었습니다. 논검란에서는 고무림 유료화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오가고 여러 모로 혼란스럽더군요.

원래 오늘의 '미치도록...'의 메인 게스트는 전편에서 소개한 바 있는 강남 C병원 경비 역사상 최악의 고객 중 하나인 CHF(C Hospital Fucker) 닌자거북이였지만 너무도 황당한 인물 하나 때문에 다음 화로 출연이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그 인물은 레벨이 극상에서 저질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는 강남 C 병원 최대의 고객 초딩도, 초극의 레벨과 경비 죽이기의 어빌리티를 가진 학원장도, 경비를 우습게 알고 살살 건드려 이용해 먹는 삼돌이 시설부들도 아닙니다. 그는 바로 오늘 저녁 응급실에 실려온 중환자의 아들이었습니다.

...중략.

어제 2시에서 3시 사이 강남 C병원으로 한 중환자가 실려왔습니다. 대부분 이 병원에 실려오는 중환자는 산모였지만 이번에는 나이드신 여사분이시더군요.

마침 그 자리에 선배 경비분들이 안 계셔 제가 응급실로 인도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하는지라 인도에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어떻게 요령을 부려 환자를 잘 인도하게 되었지요.

연세도 있으시고 몸무게도 있어 보이시는지라 상당히 위독하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몸이 비대하신 분들은 저항력이 없어 급사(흔히 쇼크사라고 한다죠?)하실 가능성이 많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그 분은 돌아가셨습니다. 어떤 치료가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사인은 설마했던 쇼크로 인한 돌연사였습니다. 마음이 안 좋더군요. 이 때까지는 그저 비통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그 분의 아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분이 돌아가신 몇 시간 뒤 빈소를 지켜야 할 남자가 이곳 컴퓨터를 이용하기 위해 다가오더군요. 응급실로 모셔가는 도중 얼굴을 기억했기 때문에 이 사람을 알아보는 것은 쉬웠지요.

뭐, 급한 용무가 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비통한 심정인 사람에게 컴퓨터 사용시간 지났으니 돌아가라고 하기는 좀 그렇잖습니까?

그리고 이 남자는 저를 두번 경악시켰습니다.

첫번째 경악은 이 남자의 행동으로 그는 컴퓨터를 키고 피망 고스톱을 실행하더군요. 저는 고인에게 다시 한번 묵념했습니다.

두번째 경악은 컴퓨터를 사용한 얼마 안되는 시간일지라도 이 남자가 빈소를 내버려 두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분명히 응급실로 실려갈 때 어머니가 어쩌고 하는 소리를 들었기에 분명히 이 남자는 그 분의 혈육임이 분명한데 자식된 도리로 돌아가신지 얼마 안 되는 부모의 빈소를 비워두고 있다는 것은 천인공노할 짓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고인에게 두번 묵념했습니다.

더욱 통탄할 것은 그가 고스톱을 치는 태도였습니다. 뭐, 돌아가신 분에 대한 슬픔을 억누리기 위한 억지 행동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자신의 부인까지 데려와 고스톱에 동반하는 행동을 그런 사유로 이해하긴 힘들더군요.

정말 요즘 세상 이상합니다. 부모 자식간에 당연히 지켜야 할 예의마저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고 나니 저 역시 어머님께 잘못한 행동을 저지르지는 않았나 걱정이 되는군요.


Comment ' 16

  • 작성자
    Lv.18 검마
    작성일
    03.09.23 01:23
    No. 1

    나같으면 도끼로 그 후레자식 머리 찍었다...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관독고
    작성일
    03.09.23 01:25
    No. 2

    ...저도 그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현실에서 옮기자니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따르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제갈중달
    작성일
    03.09.23 01:37
    No. 3

    허..하..하..허탈한 웃음 밖엔..그 사람은...정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슈아~~
    작성일
    03.09.23 01:43
    No. 4

    개새끼죠? 아니지.. 그럼.. 고인을 죄스럽게 하는거죠.

    인간도 아닌놈!!

    네놈은.. 가치가 없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3 관독고
    작성일
    03.09.23 01:55
    No. 5

    개X 끼는 고인까지 포함되는 것이므로 차마 내뱉을 수 없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Runy
    작성일
    03.09.23 02:48
    No. 6

    상당히 엄청나게 특이하군요 =_=;
    고인에게 묵념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몽훼
    작성일
    03.09.23 02:56
    No. 7

    인간이 아닌 사람들만 보고 계시는군요..
    아랑님 까지 인간의 마음이 아닌 짐승들이 마음을
    가지게 될가 두렵군요..

    부디 인간의 마음을 잊지마시길....

    개호로 새뀌...제가 아는 가장 큰 욕입니다..
    아니 욕할 가치도없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관독고
    작성일
    03.09.23 05:34
    No. 8

    병원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별별 사람들이 다 오지요.
    이것보다 더 한 사람들도 겪어 보았습니다.
    의외로 드라마틱한 사연들이 있는가 하면 정말 천인공노할 인간들도 많은 곳이 병원입니다.
    경비일 하면 그런 암적인 존재들과 자주 접하게 되고요.
    나중에 쓸지 모르겠지만 형수에게 붙어먹은 시동생이 있는가 하면 지 누나 소홀히 했다고 매부의 애를 낙태시키자고 하는 인간말종도 있습니다.
    정말 병실에서 알몸으로 뛰쳐나가는 산모 보셨으면 기가 막히셨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타반테무르
    작성일
    03.09.23 10:41
    No. 9

    아랑전설님 후속타들 기대가 너무 됩니다.
    괜한 유료화 시비 말리지 마시고 연중(연참?)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설랑
    작성일
    03.09.23 11:28
    No. 10

    저사람 나중에 자기 자식에게 똑같이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머리속엔 똥광 (光)만 가득 하겠지..에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개고기
    작성일
    03.09.23 12:42
    No. 11

    그 부모되는 사람이 불쌍할 뿐입니다.
    고인에게는 미안한 소리지만......젊어서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아.....전 식당하는 사람입니다.무슨식당인지는 상상에 맡길께여.
    근데 가끔 가족단위를 와서 식사를 하는걸 보는데, 물론 아이들과 함께 모처럼만의 외식이겠지여. 근데 아이들이 어떻게 놀던 상을 뒤집어엎든 양념통을 쏟든 그저 방관만 합니다. 어쩌다 이유를 물어보면,,아이들이 귀엽다거나 야단을 치면 아이들 기죽이는 거라 하면서 아이들을 방치합니다. 물론 모든 가족들이 그런식으로 아이들을 키우지는 않겠지만, 귀엽다고 방관만 하고(분명 기를 살려서 키우는것 하고 애를 버르장머리 없게 키우는것은 별개라 생각합니다.) 어른에게 예의도 가르치지 않게 키우면 틀림없이 나이먹어서 그 보답을 받을겁니다.장담하건데 나이먹어서 자식이 부모를 버리던가 양로원에 보내버릴겁니다.
    아랑전설님이 말한 그 후레도,.,,,틀림없이 자식을 그렇게 키운 부모가 불쌍할 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소우(昭雨)
    작성일
    03.09.23 16:15
    No. 12

    한 대 때리삐고 싶다...-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목고고
    작성일
    03.09.23 17:56
    No. 13

    =ㅅ=별의 별 사람이 다 있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illusion
    작성일
    03.09.23 18:22
    No. 14

    고인에게 묵념을..

    아.. 그런데.. 정말로..

    이런 후레지아를 봣나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궁리
    작성일
    03.09.23 21:19
    No. 15

    정말
    생각지도 못한일이 일어나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관독고
    작성일
    03.09.23 21:26
    No. 16

    지대한 관심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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