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늑대와 양 -
한 옛날에....
아주 교활한 늑대 한 마리 있어
특별히 양고기를 좋아했는데,
양이란 놈이 본디
연약한 짐승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냥을 하려면
좀 성가신 일인지라,
이 문제에 대하여 오래 숙고한 끝에.....
...좋은 꾀 하나 떠올랐것다.
어느 날 밤
양떼를 습격하여
양새끼 한 마리
훔쳐 낸 다음,
설득하고 윽박지르고
세뇌공작도하여
양새끼로 하여금 마침내
제가 늑대인 줄로 알게 하였다.
이론적인 학습에 곁들여
저보다 작은 짐승들
사냥하는 법을 실제로
훈련시켰다.
맹훈련이 끝나자
다른 양을 사냥해 오라는
첫 번째 사명을 띠고 드디어
양새끼는 장도에 올랐다.
이제 늑대는 배가 고파도
성가시게 사냥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모든 일은
훈련받은 대리자가
훌륭하게 처리할 터인즉.
양새끼가 돌아오자 다른 양들은
그의 몸에서 나는 늑대 냄새에 놀랐지만
목동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밤이 왔다....
모두들 잠이 들었는데 유독 한 놈만이....
새벽녘,
훈련받은 전사께서는
양 한 마리를 나꿔채 가지고
아무도 모르게 도망쳤다.
늑대는 작전이 성공해서
지극히 행복한 마음으로
노획물을 잡수셨다.
그러나 한 가지,
그가 미처 모르는 게 있었으니,
그의 양이 피맛을 보았고...
... 또 그것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발췌 : 한 옛날에...
클라우디우스 저 / 이현주 역 / 분도출판사 / 1990년
원래 아이들을 위한 동화시리즈 중의 하나이지만 이것은 성인들을 위한 우화입니다.
가슴이 섬뜩해지거나 무겁게 가라앉는 정치적 우화가 실려있는 책입니다.
저자가 그림까지 그려서 실어놨는데 스캐너가없어서 그림은 못올리겠네요.
본문 내용은 책에 실린 문장형태 그대로 옯겼습니다. 한페이지에 3-5줄...
그림과 글이 함께 있고 글씨가 커서 책을 보면 실제로 저런식으로 문장이 넘어갑니다.
빈줄이 실제로 빈줄 또는 다음페이지와의 구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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