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영이에게는 하나의 낭군님과 육백 분의 도련님, 일천구백오십삼 분의 하인이
있습니다.
하나의 낭군인즉…
흰 머리 곱게 쪽져 동백기름 발라 틀어올려 묶고 노란 노리개 꽂고
새카만 눈동자로 저를 자애롭게 바라봐 주시고
까만 귀를 쫑긋거리는…
설비군입니다.(투콰앙--)
육백 분의 도련님인즉…
검고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시며
두 개의 빼족한 머리카락으로 가영이의 흔적을 좇아 다니시며
가영이가 발을 들어올려 밟으면 황홀하게 밟혀 주시는…
바퀴벌레군입니다.(쿠콰콰쾅--)
일천구백오십삼분의 하인인즉…
한줌도 안 되는 잘록한 허리와
턱선이 고운 동그란 얼굴에 별처럼 검게 빛나는 고운 눈동자,
얇은 팔로 가영이와 함께 수라를 나누는…
개미군입니다. (따다다다다다닥--)
여름에, 장마까지 겹쳐서 그런지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벌레들이 극심하게 설쳐됩니다.
과자봉지라도 열어 놓으면 다음 날 과자봉지에 물처럼 넘쳐나는
개미와 바퀴벌레의 오묘한 댄싱을 볼 수 있고
에프킬라를 칙칙 뿌려대도 끝없이 전군하는 그 엄청난 수의
복병들이라니…
오늘 보니까 속옷 옷장 바닥에
바퀴벌레 알이 손톱만하게 놓여 있더라고요.
지걱지걱.
짓밟자, 우어어, 짓밟자, 우어어…
약 한시간 오십분 삼십초 … 동안 지걱지걱, 지걱지걱 밟아 줬습니다ㅜ.ㅜ^
가영이, 벌레 알레르기 있는데…
종류불문, 크기불문하고 꿈틀거리는 벌레종류라면 온몸에 벌건 게
오소소소 돋아납니다ㅡ.ㅠ^
바퀴벌레나 개미는 좀 덜하지만, 그래도 끔찍한건 마찬가지…
이런 벌레들이 동거남이라니
인생이 서글퍼집니다.
그나마, 요즘들어 오동통하게 살쪄서 가영이 품에 쏘옥 안기는
아담싸이즈로 변하신 설비군 때문에 버티고 있다는.
날로 여물어가는 그 엉덩이라니~
환상+_+ 원츄+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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