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나는 장마가 좋다.

작성자
Lv.18 검마
작성
03.07.18 15:46
조회
546

장마철이다. 우리나라의 일년 삼백육십오일 동안 내리는 강수량의 반 이상이 퍼붓는

장마철이다. 꼭 이맘때쯤이면 언제나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왔고, 그 장마에 더불어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곤 한다. 뿐이랴. 비록 침수가 되지 않는 지역이라 해도 매일매일 쏟아 부어대는 빗줄기에 괜스레 화를 내거나 태양을 보지 못해 안타까운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비가 오는 것이라면 몰라도 이렇게 쏟아 붓는 장마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장마가 좋다. 비만 오면 우수에 젖는 로맨티스트도 아니고, 비오면 훈련을 안 받는 군인(물론 비온 뒤에 뒷처리가 힘들다고들 하지만)도 아니지만 나는 장마를 좋아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뭐 무슨 일이든지 거창한 이유가 있어야 된다는 법은 없지만 나는 이상하리만치 아무 이유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장마가 좋다. 한 쪽에서는 장마로 인해 수해를 입는데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할 지도 모르지만 좋은 걸 어떻하랴. 단지 퍼부어 대는 빗줄기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무언가 가슴이 뻥 뚫리며 시원해 지는 것 같아 좋을 뿐이다.

꼭 장마철이 아니더라도 나는 평상시에 구름끼거나 비가 오는 날씨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렇다고 비를 맞는 것을 좋아하는 변태는 아니지만 어쩐지 우중충한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온 세상이 모두 밝게 보인다. 실제로 나는 비오는 날에 화도 잘 내지 않을 뿐더러 평상시보다 더 유쾌해 진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도중에도 밖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다. 비가 오니 쓸떼없이 지껄어고 싶어져서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년에 보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장마철은 더운 여름날 나에게 커다란 활력을 준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보면 난 아마도 전생에 지렁이나 달팽이가 아니었나 싶다.

비가 온다. 그것도 억수로 온다. 지금 쏟아 내리고 있는 빗줄기 하나하나가 돈다발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괴상망측한 상상도 해 본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 장마는 나에게 뛰어난 상상력을 안겨 주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시험도 비오는 날에 더 잘 봤던 것 같기도 하다.

이제 장마철이 새로이 시작됬다. 2003년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장마. 비를 싫어하거나 언제나 수해를 입는 지역에 사는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나는 이번 장마가 어느때보다도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치솟는다.  


Comment ' 3

  • 작성자
    Lv.33 장군
    작성일
    03.07.18 16:23
    No. 1

    흠..~! 비 좋아하는 분이 또 계셨군요.....

    저도 비오는 걸 좋아해서 정담에 글을 올리려 했었답니다.^_______________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리슈
    작성일
    03.07.18 16:24
    No. 2

    크~ 비가 오면 시원하기는 합니다만... 만약 빗줄기 하나하나가 돈

    다발이라면... 라면 하나에 천만원씩 할지도 모르겠군요..쿠쿠쿠쿠

    치이는게 돈이다 보면;;;(스파파파팟..-극성으로 경공전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무섭지광
    작성일
    03.07.19 09:37
    No. 3

    아니 雨酒회 회장이 여기 있는데.......감히...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487 오늘 시내에 가서... Lv.1 북현 03.07.20 258
10486 우구당 회원모집이라는... +9 Lv.1 최윤호 03.07.20 328
10485 무훈-대적시의 마음가짐 +1 Lv.2 사량룡 03.07.20 229
10484 illusion - 그 서른 여덟번째 이야기 - 울고 싶을 땐 웃... +3 Lv.1 illusion 03.07.20 235
10483 [색캉일기] 우구당 염장 지르는 일기 +15 Lv.1 神색황魔 03.07.20 616
10482 [퍼옴] 재미있는 작품..^^; +6 Lv.1 한비자 03.07.20 412
10481 요즘 기분이 좀 그렇군요,, +5 Lv.1 강달봉 03.07.20 490
10480 어디보자..모두 108명이었던가? +9 Lv.1 신독 03.07.20 735
10479 음훼훼 화투아이콘 +5 Lv.1 봉달님 03.07.20 393
10478 공동구매 게시판이 생겼네요~ +2 Lv.23 어린쥐 03.07.20 460
10477 두번재!!!중원제일미녀!!!! +5 Lv.56 치우천왕 03.07.20 482
10476 [펌]<`번개 배달원'의 무너진 '성공신화'> +2 벅스 03.07.20 476
10475 [잡담]이제 다시 시작이다. +4 Lv.1 거울 03.07.20 315
10474 (질문)호접님!!!책은?언재.. +5 Lv.56 치우천왕 03.07.20 299
10473 백수들 모임같은것 어디 없나여? +6 Lv.1 라면이시러 03.07.20 476
10472 성격테스트랍니다. 재미있어요^^ +24 Lv.6 가온(歌溫) 03.07.20 857
10471 스토커... +2 Lv.18 검마 03.07.20 278
10470 [펌] 7대 한국병 +1 Lv.19 R군 03.07.20 472
10469 라니안 댓글싸움 +4 Lv.1 라면이시러 03.07.20 499
10468 [후기지수 특집 집탐] 홍보 광고입니다. 고 무림 늬~ 우스! +5 Personacon 검우(劒友) 03.07.20 392
10467 개고기 찬반토론 이제 그만합니당^^; 죄송합니다 +5 가영이 03.07.20 429
10466 고마운 분을 찾습니다. ㅡㅡ? +4 令狐家主 03.07.20 383
10465 라니안에 같다와서 +5 Lv.1 라면이시러 03.07.20 657
10464 아! 이럴수가... +11 Lv.1 등로 03.07.20 492
10463 오호, 이우혁님의... +5 Lv.11 하늘바람 03.07.19 552
10462 진정한 동물학대란 무엇인가? +3 언제나청춘 03.07.19 687
10461 선물 받았어요!!!T.T충격~ +3 Lv.11 백적(白迹) 03.07.19 438
10460 [중립의 입장에서]개고기 찬반토론 +9 가영이 03.07.19 771
10459 군림천하...방금 10권읽었는데...크윽 감동[10권내용조금... +5 Lv.1 弘潭 03.07.19 530
10458 마징가... 핸폰 +8 Lv.35 김역인 03.07.19 687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