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와 방어구는 예로부터 계속적인 악순환을 반복해 왔습니다.
무기가 강해지면 그것을 막기 위해 방어구는 두터워졌고
방어구가 두터워지면 무기는 다시 그것을 뚫거나 부수기 위해
진보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무기는 마침내 투핸드소드 (Two Hand Sword) 라는
거대한 대인마살상용 병기로 발전했고
갑옷은 풀 플레이트 아머(Full Plate Armor) 라는
통짜 철갑으로 이루어진 요새를 방불케하는
갑옷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렇게 강화된 무기로 무장한 이들은
기사(Knight) 라고 불렀습니다.
이 기사들이 랜스(Lance)라 불리는 거마창을 들고
돌격하여 적진을 공격하는 것을 통칭하여
랜스차지(Lance Charge), 또는 마상돌격이라고
부릅니다.
처음 기사들의 갑옷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1140년경 구호기사단 소속기사의 장비
헤딩스팅스 전투당시의 노르만메일은 하부가 반바지 형태를 띄고 있다.
주로 체인메일을 위주로 만들어졌으나 체일메일은 베는 공격엔 대단한 강점을
갖고 있었지만 찌르는 공격에 약했고
특히 메이스나 모닝스타와 같이 두드리는 무기에는
체일메일의 체인이 살에 박혀들어 더한 고통을 주기까지 했습니다.
1290년경 성당기사단의 기사장비입니다.
관절부위에 철판을 덧대고, 흉부 방어용 코트 오브 플레이트의 등장,
그레이트 헬름으로 머리 전체를 보호했으며 체인메일의 고리가
리벳화하는 등 확연한 발전과 기사에 대한 배려가 돋보입니다.
1330년 영국의 기사입니다.
주요 부분에 완전 플레이트로 된 갑주를 입었습니다.
특히 정강이등은 마상공격시에 적의 손이 미치는 범위이므로
철저하게 방어했습니다.
1350년의 기사에 이르러서는 완전한 방어체계가 갖추어집니다.
옷의 안쪽으로는 플레이트 메일이 방어하고
그외 부분은 체인메일로 덧대어 입습니다.
촘촘하게 온몸을 철갑으로 감싸 웬만한 화살 하나 뚫고 들어올 틈이
없을 지경입니다.
이렇게 발전한 형태의 기사들의 갑옷과 더불어
발전한 것이 마갑 입니다.
기사가 하는 랜스차지, 이른바 마상돌격은 적보병군단의 무수한 창진을
관통해야 성공율이 높기 때문에 그 사이에 말이 쓰러지면
안되었습니다.
때문에 말에 입히는 갑옷인 마갑의 등장은 필수불가결의 요소였습니다.
이렇게 된 상태에서 랜스차지를 위한 훈련을 거칩니다.
기마전을 통한 가상훈련부터 시작하여
말을 타고 하는 훈련, 그리고 지상에서의 훈련까지...
이러한 훈련을 모두 마치면 지름 10cm의 원 안에 달리는 말에서 지르는
랜스를 꽂아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랜스자치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림 보면 랜스는 앞부분의 날을
목적에 맞게 갈아끼울 수 있게 되어져 있었습니다.
또한 길이도 상당히 길었기에 이것을 들고 자유로운 동작을 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랜스가 긴 이유는 보병들의 창진사이로 보병들을 찌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렇게 찔러 보병진을 무너뜨리고 이후 마갑을 입은
말의 무게로 적을 짓눌러버려 병진을 무너뜨리고나면
바로 랜스를 버리고 마갑에 달려있는 메이스나 모닝스타, 또는 플레이들을
뽑아들고 적과 난전을 벌여야만 했습니다.
탄탄한 무장으로 몸전신을 방어한 형태의 기사들에게도
이러한 전투는 상당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만드는 일이었음에는
틀림없습니다.
다구리에 장사없으니까요.
그런데 글을 읽다보면 랜스자치 → 적진 종심돌파 → 적의 배후에서 태세정비 →
다시 랜스차지 를 반복하는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웃지 않을 수 없는 글입니다.
아무리 강대한 기사라 할지라도 랜스로 사람을 꼬치꿰듯이
할 수는 없으며 그림에서 보앗듯이 랜스끝의 촉은 철로 만들어졌으나 촉대(창대)는 나무입니다. 랜스를 잘못 하면 촉대가(창대)부셔지기 일수였습니다. 또한 길이가 길었기에 적진 가운데로 파고 들어가 휘저을 수가 없어 사방이 적인 상황에서는 원활한 대응이
어려웠습니다.
계속 랜스만을 들고 적진돌파를 시도한다는 것은
기사들에게 있어서 어리석은 죽음을 부르는 길이었습니다.
또한 적들도 어느 정도의 갑옷을 입은 사람이고 그것을
마치 꼬치구이 만들듯이 꿰면서 지나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결국 처음 보병들의 창으로 만들어진 창진의 일부를
박살내며 기사들은 멈춰서야했고
돌파력이 없어진 기사들은 순식간에 포위당해
난전을 벌여야 했습니다.
기사들이 이렇게 난전을 벌이고 있을 때
아군 본진이 공격을 감행했고
안팎으로 혼란을 겪는 와중에 적은 격퇴되곤 했던 것이지
기사들로 이루어진 기사단이 적진을
종횡무진 휘젓고 다니며 랜스차지를 반복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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