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처녀작이라고요?
괜찮습니다. 저도 형식 갖춰서 쓰는 첫 비평입니다.
그러니 무언가 아귀가 맞을 것도 같죠?
저도 여기서 비평받아 본 적이 있습니다.
힘들게 비평해 주신 분한테는 죄송하지만, 별로 도움 안 됐어요.
다른건 몰라도 정말 근성은 끝내주는 분이셨는데 아쉽게도 그렇더군요.
그러다가 한번 더 비평받을 기회가 있었고 이번에는 프로작가님한테 제대로 된 비평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글 접으라더군요.
아마도 첫 비평해 주신 분이 마음이 좀 약하셨던 모양입니다.
그 뒤로 얼토당토않게 비평에 관심이 생기더군요.
내가 씹은 분들한테는 또는 씹힐 분들한테는 안타깝지만, 그렇게 되어 버린 걸 어쩌겠습니까?
사실 단점 지적해봐야 작가한테 별 도움 안 됩니다.
고치라고 한 거 죄다 고쳐봐야 어차피 아무도 안 봐줍니다.
단점이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정말 중요한 건 장점 또는 재미죠.
하지만 제가 장점이나 발전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처녀작이라 하셨고 이제 시작하시는 단계인데 앞으로 어떤 노력을 얼마나 하실지. 어떤 곳에서 영감을 얻으실지 제가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결국 할 수 있는 건 표면으로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는 정도가 전부일 겁니다.
1.
우선 시제 문제가 있더군요.
현재형을 주로 사용하시고 과거형을 가끔 쓰시는 것 같습니다.
원칙적으로 소설의 문장은 과거형인 거 알고 계시는 건가요?
알고 계시면서 실험적으로 그렇게 쓰신 건지. 전혀 모르시고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아서 하신 건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실험하신 거면 저는 이건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독자들도 글을 읽는 리듬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신선하게 느길 수도 있습니다만, 갈수록 글의 의도를 파악하기가 힘들어지고 결국은 지칩니다.
만약 시제에 대한 부분을 전혀 모르셨다면 제 별명 돗대를 이 게시판에서 검색해보세요. 그러면 비평요청 글이 하나 뜰 겁니다. 거기 보시면 댓글에 감사하게도 자세히 설명해 주신 분이 있습니다.
예 제가 비평글을 쓴 이유입니다.
같은 경험이 있어서요.
2.
제가 17화 까지 읽었습니다.
나름 초반에는 정성껏 쓰셨는데 왜 뒤로 갈수록 대사의 양이 늘어날까요?
어떻게 된 걸까요?
대사 대사 대사 이런 식으로 후다닥 넘어가버리면 글 쓰기는 훨씬 쉬워지겠죠.
그런데 독자가 모를까요?
이게 제가 하차하게 된 이유죠.
3.
작가님이 독자한테 제공하고 싶은 게 어떤 건가요?
물어 보는 게 아니라 한번 다시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싶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아무리 문장력이 좋다 해도 글은 정보 전달에 한계가 있습니다.
고작 해봐야 독자가 가진 경험을 자극해 주는 게 전부고 그것도 정도나 느낌이 사람마다 다 별개죠.
긴장감, 현장감, 스릴 그런 건 전달효율이 떨어집니다. 혹시 가능하다 해도 영상매체보다 더 효율이 좋을 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대개의 작품들은 아쉬움이라든가, 분노라든가, 안타까움이라든가, 성취감이라든가, 웃음이라든가, 사랑이라든가(이건 좀 어려울 수도) 이런 공감하기 쉬운 감정들을 독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거기에 집중합니다. 물론 사이다도 여기에 들어가겠죠.
위에 세 가지가 작가님 글에서 제가 본 문제점 입니다. 어디까지나 표면적으로 드러난 문제들이고 왜 그런지는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자기성찰이 글 쓰기에 기본이라는 분도 있더군요.
이상으로 반 쪽짜리 비평을 끝마쳐 볼까 합니다.
제가 틀린 부분이 있더라도 너무 노여워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제 시작이시니까 여러가지로 충분히 고려해 보시고 계속 쓰실 요량이면 정말 열심히 써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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